경제 관련 책을 읽을 때마다 현재의 주식시장이나 금리, 물가 같은 것부터 떠올렸습니다. 그런데 『존 갤브레이스 불확실성의 시대』를 읽으면서 경제를 바라보는 시야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제 제도와 시장의 모습도 오랜 시간 동안 여러 사람의 생각과 선택이 쌓여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이 책은 애덤 스미스에서 시작해 마르크스, 레닌, 케인스 등 여러 경제사상가의 생각을 따라갑니다. 처음에는 이름도 낯설고 경제학 이론이 많이 나올 것 같아 걱정했습니다. 막상 읽어보니 경제학자들의 주장만 외우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어떤 시대를 살았고, 당시 사람들이 어떤 문제를 겪었는지를 함께 살펴볼 수 있어서 생각보다 흥미롭게 읽었습니다.특히 자본주의가 자리 잡고 기업의 규모가 커지는 과정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시장에서 개인들이 자유롭게 거래하는 모습만 생각했던 저에게 거대한 법인기업과 관료제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을 설명하는 부분은 새로운 시각이었습니다. 경제가 개인의 선택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정부 같은 큰 조직의 결정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마르크스와 레닌에 관한 내용도 그냥 어려운 사상으로만 읽히지는 않았습니다. 당시 노동자들이 처했던 환경과 자본주의가 성장하면서 생긴 사회적 문제를 함께 보니 왜 새로운 경제사상이 등장했는지 조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이론이 맞고 틀렸는지를 따지기보다 시대에 따라 사람들이 경제를 바라보는 기준 자체가 달라졌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화폐와 금융에 관한 이야기를 읽을 때는 지금의 경제생활도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평소에는 돈을 너무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어서 화폐가 가진 의미를 깊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경제가 불안해지면 사람들이 돈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금융시장이 사회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면서 경제가 결국 사람들의 믿음과 행동에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책을 읽으며 가장 자주 했던 생각은 ‘경제를 너무 짧게 보고 있었구나’였습니다. 뉴스에서 금리가 오르고 물가가 오른다는 소식을 접하면 당장의 숫자만 보게 됩니다. 이 책에서는 그런 변화가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과거의 제도와 생각, 사회적 변화가 이어진 결과라는 점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분량이 상당한 책이라 한 번에 읽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읽었습니다. 어려운 부분에서는 다시 앞부분으로 돌아가기도 했던 터라 완독을 하는데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고 여전히 모든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경제를 바라볼 때 한 가지 현상만 떼어 놓고 생각하지 않게 됐습니다.『존 갤브레이스 불확실성의 시대』는 제게 경제를 공부하는 방식에 대해 생각하게 한 책이었습니다. 미래를 정확하게 예상하는 일보다 과거에 어떤 변화가 있었고 사람들이 그 변화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살펴보는 일이 더 중요할 때도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경제를 조금 더 넓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바라보게 됐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존갤브레이스불확실성의시대[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