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갈등조차 법적 분쟁으로 번지는 일이 잦아진 요즘입니다. 뉴스나 주변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우리 사회가 어느새 서로를 고소하고 고발하는 일에 너무나 익숙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곤 해요. 모티브 출판사에서 나온 임호균 저자의 <고소공화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는 이러한 대한민국의 씁쓸한 초상을 아주 사실적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사회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듯해서 마음이 복잡해지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인구 대비 고소 건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책을 통해 이것이 단순히 개인의 성향 문제가 아니라, 사회 시스템과 사법 제도의 구조적 결함에서 비롯된 현상임을 세밀하게 짚어내고 있어요. 갈등을 대화나 타협으로 해결하기보다는 법의 테두리로 가져가야만 비로소 해결의 기미가 보이는 현실이 참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사회에서 법이 만병통치약처럼 오용되는 과정을 구체적인 사례와 수치로 마주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사법 기관의 과부하 문제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고소 건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정작 정밀한 수사가 필요한 강력 범죄나 억울한 피해자들의 사건이 뒤로 밀리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해요. 경찰과 검찰의 인력은 한정되어 있는데, 감정적 보복이나 소액 분쟁으로 인한 고소장까지 모두 처리하느라 정작 중요한 곳에 공권력이 집중되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악순환이 결국 사법 정의의 질을 떨어뜨리고 국민 전체의 손실로 이어진다고 하는데요. 법이 정의를 실현하는 수단이 아니라, 상대를 괴롭히기 위한 합법적인 도구로 변질된 사례들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사회의 법률 만능주의는 분쟁 해결 비용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고 있습니다. 변호사 선임 비용이나 소송에 소요되는 시간적, 정신적 소모는 개인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곤 해요. 저자는 갈등을 평화적으로 중재할 수 있는 사회적 기구나 완충 지대가 부족하다는 점을 꼬집습니다. 이웃 간의 층간소음 문제나 직장 내 작은 마찰조차도 대화의 물꼬를 트기 전에 고소장부터 접수하는 문화가 고착화된 원인을 추적합니다. 이 책은 사법 제도의 개혁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공동체의 신뢰를 회복하고, 법에 의존하기 전에 소통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분쟁의 소지가 생겼을 때 무조건 법적 처벌만을 바라는 태도에서 벗어나,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한 중재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공감이 가기도 했어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갈등의 무게를 다시금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법이라는 차가운 잣대 뒤에 숨은 인간성의 상실을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어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공존과 연대의 의미가 무엇인지 묵직한 화두를 던지는 글입니다. 늘어나는 고소장만큼 우리의 마음도 삭막해진 것은 아닌지 스스로의 주변을 가만히 돌아보게 되는 밤이에요. #고소공화국에오신것을환영합니다 #모티브 #임호균 #북유럽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