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 - 월급사실주의 2026 월급사실주의
강보라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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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창작자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상을 갈무리하는지를 담백하게 그려낸 책이에요. 기록은 단순히 과거를 붙잡아두는 수단이 아니라고 말해요. 오히려 현재의 나를 관찰하고 미래의 나에게 건네는 가장 성실한 대화라고 표현한 대목이 특히나 마음에 와닿았어요.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작가들의 에피소드를 읽다보면, 우리가 생활에서 무심코 흘려보내는 사소한 감정이나 찰나의 장면들이 기록을 통해 비로소 고유한 의미를 획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바쁜 일상 속에서 '재미'라는 자극적인 요소에만 매몰되기 쉬운데, 이 책은 그보다 훨씬 단단하고 견고한 삶의 기초를 다지는 과정에 집중합니다.


특히 일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구절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무언가를 꾸준히 써 내려가는 행위 자체가 자신만의 고유한 지도를 그려나가는 일이라는 점이 인상 깊게 다가오기도 했지만, 작가들이 고백하는 창작의 고통과 일상의 무료함조차 기록의 재료가 된다는 대목에서 큰 위안을 얻었습니다. 어떤 거창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늘 하루를 온전히 내 것으로 소유하기 위해 펜을 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그런지 더욱더 진솔하게 전해지는 듯 했어요.


심리학을 전공하며 사람의 마음과 행동 기저에 깔린 동기를 탐구하는 저에게, 이 책은 인간이 왜 기록에 집착하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주었습니다.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화려한 전시용 기록이 아닌, 나 자신을 지탱해 주는 힘으로서의 기록이 지닌 가치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어요. 세상을 바라보는 나만의 시선을 정교하게 다듬고, 삶이 흔들릴 때 붙잡을 수 있는 든든한 기준점을 마련해 주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성장과 발전을 꿈꾸면서 매일 아침 문장을 적어 내려가는 습관이 있는 저에게는 이 책이 더욱더 의미있는 책이 되었어요. 저자들은 본인들이 겪어온 시행착오와 그 과정에서 얻은 삶의 기준들을 조용하면서도 담담하게 담아내었는데, 이러한 진정성이 책 전체를 관통하며 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었어요. 최근에 여러 가지 일들로 머릿속이 복잡했고, 과연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걸까 고민하던 찰나에 이번 책을 접할 수 있어 더욱더 의미가 있기도 했어요.



우리는 모두 각자의 인생이라는 책을 써 내려가는 작가예요. 때로는 그 과정이 지루하고 큰 재미가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요. 하지만 이 책의 제목처럼 재미가 전부가 아님을, 오히려 그 이면에 숨겨진 묵직한 가치들이 우리를 성장시킨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도 저만의 공간에 오늘 느낀 이 온기를 빼곡히 기록해보려고요. 시작은 부족하겠지만 저만의 스토리들이 쌓여 또 하나의 큰 자산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요?


*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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