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란 맘다니 - 34살 민주사회주의자는 어떻게 자본주의의 심장 뉴욕 시장이 되었나?
시어도어 함 지음, 박상주 감수, 김재서 옮김 / 예미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뉴욕 정계의 신성으로 불리는 조란 맘다니의 삶과 정치적 여정을 다루고 있는데, 단순히 한 정치인의 성공 가도를 기록한 전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현대 민주주의가 직면한 모순과 그 안에서 개인이 어떤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 집요하게 파고드는 기록에 가깝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것 같아요.


우선 조란 맘다니라는 인물의 배경부터 살펴볼게요. 우간다 출신의 인도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유명한 학자인 마무드 맘다니의 아들이기도 해요. 하지만 그는 아버지의 학문적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뉴욕 퀸즈라는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자신만의 뿌리를 내렸습니다. 책에서는 그가 주택 압류 전문 상담사로 일하며 겪었던 구체적인 에피소드들을 비중 있게 다룹니다. 평범한 시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경험이 그를 정계로 이끈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 인상깊었어요.


저자 시어도어 함은 맘다니가 어떻게 '민주사회주의'라는 기치를 들고 뉴욕 주의회에 입성했는지 그 과정을 세밀하게 담았습니다. 특히 선거 운동 과정에서 보여준 그의 전략은 기존의 정치 문법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거대 자본의 후원을 거부하고 지역 주민들과 직접 대면하면서 그들의 고통을 정책으로 연결하는 과정은 읽는 내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요. 단순히 표를 얻기 위한 구호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전력 요금 인상 반대나 공공 주택 보급 같은 아주 현실적이고 피부에 와닿는 문제들에 집중했습니다.

300페이지가 훌쩍 넘는 이 책 속에서 언급되는 내용 중 특히나 강하게 기억에 남는 부분이 그가 복잡한 국제 정세와 지역구의 현안을 연결하는 방식이에요. 퀸즈의 다문화적인 특성을 이해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국제적인 연대를 강조하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모습은 현대 사회가 나아가야 할 어떤 기준점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우리는 흔히 정치가 거대하고 멀리 있는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이 책은 정치가 결국 우리 집의 월세와 전기요금, 그리고 이웃의 안녕에서 시작된다는 걸 알려주었어요.


문장 하나하나를 따라가다 보면 저자가 조란 맘다니라는 인물을 통해 던지는 묵직한 질문들과도 마주할 수 있는데요. '진정한 대의란 무엇인가' 혹은 '소수의 목소리가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가' 같은 질문들이요. 맘다니가 의회 내에서 겪는 갈등과 타협, 그리고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원칙들을 지켜보는 과정은 그 자체로 현대 정치를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어요.

중반부를 넘어서면 그가 추진했던 구체적인 법안들과 그 결과물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들이 제시됩니다. 감정에 호소하기보다 구체적인 수치와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려 노력한 저자의 서술 방식 덕분에 내용에 더욱 신뢰가 가요. 맘다니의 정치는 화려한 수사학보다는 끈질긴 설득과 현장 확인을 바탕으로 하고 있었어요. 저는 이번 책을 조란 맘다니라는 한 개인의 성취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잃어버렸던 공동체의 가치를 회복하려는 하나의 상징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우리가 어떤 가치를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지를 고민해볼 수 있었습니다.



*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