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중독 - 그들은 왜 지배할수록 괴물이 되는가
카르스텐 셰르물리 지음, 곽지원 옮김 / 미래의창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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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와 조직, 그리고 개인의 내면에 깊숙이 자리 잡은 '권력'이라는 속성에 대해서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흔히 권력이라고 하면 정치인이나 기업의 총수와 같은 특정 계층만의 전유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 책은 권력이 인간의 뇌와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이고 심리학적인 근거들과 함께 소개되어 있어요.


권력은 일종의 마약과 같아서 뇌의 보상 회로를 강력하게 자극합니다. 책에서는 권력을 쥐었을 때 분비되는 도파민이 알코올이나 도박에 빠졌을 때와 유사한 중독 증상을 보인다고 하는데요. 이 상태에서는 타인의 감정을 읽는 공감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자신을 과대평가해서 규칙 위에 군림하려는 성향이 나타나는 것도 우연이 아닌 듯 해요. 주변 사람들의 고통에 무뎌지는 현상을 '권력의 뇌 손상'이라고 표현한 대목은 유독 기억에 남습니다. 문득 과거 한 대기업에서 벌어졌던 떠들썩한 갑질 일화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당시에는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었던 그들의 오만한 행태들이 이 책의 이론적 배경을 접하고는 어느정도 설명이 되는 기분이에요. 특정 개인의 성격 결함 이전에,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 권력이 인간의 인지 체계를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례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흔히 선한 사람이 권력을 잡으면 세상이 변할 것이라 믿지만, 책은 그 자리가 사람을 어떻게 변질시키는지 냉정하게 담았어요. 지위가 높아질수록 거울 뉴런의 활동이 줄어들어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기보다는 자신의 목적 달성에만 몰두하게 된다는 분석이 참 서늘하게 다가왔어요. 이런 변화가 단순히 도덕적 해이가 아니라 생물학적 변화를 동반한다는 사실에도 놀랍기도 합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집단 속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욕구는 본능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그 욕구가 통제를 벗어나 '중독'의 수준에 이르면 조직은 부패하고 개인은 파멸의 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저자는 권력자가 빠지기 쉬운 자기기만의 함정을 경고하며, 이것을 견제하기 위한 시스템의 중요성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객관화해서 바라보는 '자기 인식'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내가 누리는 영향력이 오롯이 나의 능력 덕분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독을 예방하는 첫걸음이 아닐까 싶어요.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갑질이나 직장 내 괴롭힘의 근본적인 원인도 결국 이 권력의 생리와 맞닿아 있음을 알게 됩니다. 권력을 가진 이가 왜 그토록 오만해지는지, 그리고 왜 주변의 조언에 귀를 닫게 되는지 심리학적 기제를 통해 이해하고 나니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더 깊어지는 기분이 들어요.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권력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도 있었는데, 이번 책을 통해서 권력이라는 부분을 인간 본성과 연결한 설명을 읽고 다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했어요. 권력이라는 거울 앞에 선 우리 모두가 한 번쯤 읽어봐야 할 필독서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 자신이 누군가에게 권력을 휘두르고 있지는 않은지, 혹은 권력의 달콤함에 취해서 소중한 가치들을 잃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성찰해보기도 했어요. 이번 책이 유난히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권력중독 #미래의창 #곽지원 #북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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