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최근에 할아버지와 영원한 안녕을 고했던 시간들이 있었기에, 이 책의 제목을 마주하는 순간부터 마음 한구석이 아릿해져 왔어요. 책의 중심 소재는 할머니와의 기록이지만,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그 속의 문장들이 마치 저와 할아버지의 추억을 어루만지는 것처럼 느껴져 내내 가슴이 먹먹했습니다.작가는 백 살을 훌쩍 넘긴 할머니의 삶을 곁에서 지켜보며 그 지혜와 세월의 무게를 담담하게 담아냈습니다. 노년의 삶이 단순히 쇠락하는 과정이 아니라, 얼마나 깊고 단단한 뿌리를 내리는 과정인지를 들려주었어요. 특히 할머니가 일상에서 보여주는 사소한 습관들이나 툭 던지는 말씀 속에 깃든 삶의 정수는, 사랑하는 어른을 떠나보낸 저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죽음이라는 것이 단절이 아니라 삶의 연장선상에서 우리가 어떻게 기억하고 살아갈 것인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책 속에는 노화와 돌봄, 그리고 가족이라는 관계에 대한 깊은 사유가 담겨 있습니다. 할머니의 주름진 손마디에 새겨진 시간의 흔적을 묘사하는 대목에서는 저도 모르게 할아버지의 따뜻했던 손길이 떠올라 한참을 머물러야 했어요. 저자가 할머니의 존재를 통해 보여준 생의 궤적은 저에게 온 우주와 같았던 할아버지를 보내드리면서 방황하던 제 마음을 다잡아주었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늙어가야 할지, 그리고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어떤 마음으로 대해야 할지에 대해서 질문을 던져주기도 해요. 거창한 교훈을 늘어놓기보다 삶의 태도 자체로 증명해내는 할머니의 모습은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분명한 삶의 길을 보여줍니다. 문장 하나하나가 매끄럽고 따뜻하게 읽히면서도 그 안에 담긴 사색의 깊이는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소중한 사람을 잃고 슬픔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 책이 건네는 온기가 분명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이제는 곁에 계시지 않는 할아버지와의 기억을 다시 한번 마음속 깊이 간직해봅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분들이 남긴 삶의 자국들이 얼마나 고귀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되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는 그 순간부터 긴 여운이 남아있는 책이라 한동안은 이 먹먹함을 쉽게 떨쳐내지 못할 것 같지만, 그 시간들을 그 마음들을 소중히 간직하며 일상을 살아가고 싶어요. 그것들이 제가 세상을 살아갈 힘이 되어줄 테니까요.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혀주고 마음의 온도를 높여주는 이런 기록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래봅니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