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유럽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출판사 열린책들에서 저자 율라 비스의 <소유하기, 소유되기>를 읽으면서 우리가 그동안 일상에서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겼던 '내 것'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복잡한 층위로 얽혀 있는지 새삼 실감하게 되었는데요. 이 책은 저자가 새집을 마련하고 그 안을 채워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해요. 하지만 그 사적인 서사는 곧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시스템과 소유의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로 확장됩니다. 저자는 가구 하나를 고르는 행위나 마당의 울타리를 세우는 일을 통해서 소유가 단순히 물건을 점유하는 상태를 넘어서서 타인과의 관계를 규정하는 방식임을 보여줍니다. 특히 버지니아 울프나 존 로크 같은 인물들의 사상을 현재의 삶으로 끌어와 대화하는 방식들이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우리가 무언가를 소유한다고 믿는 순간, 사실은 그 대상에 의해 우리가 소유되기도 한다는 역설적인 지적은 일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갖게 해주었고요. 책 속에서 언급되는 '가치'의 기준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해 보게 되네요. 돈으로 환산되는 경제적 가치 이면에는 돌봄이나 예술, 공동체적 유대처럼 숫자로 증명하기 어려운 무형의 가치들이 존재하니까요. 저자는 집을 수리하고 정원을 가꾸는 구체적인 노동을 통해 소유라는 행위가 책임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서술했어요. 이러한 문장들을 따라가다 보면 소비가 미덕인 시대에서 놓치고 있던 본질적인 질문들과 마주하게 돼요. 빼어난 문장들 사이를 유영하며 소유에 대한 고정관념을 하나씩 무너뜨리는 과정은 매우 즐거운 경험입니다. 단순한 경제 서적이나 에세이로 분류하기 힘든 이 독특한 기록은, 복잡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사물과 삶을 바라보는 명징한 안목을 선물해 줍니다. 거창한 선언 대신 섬세한 관찰로 풀어낸 이야기들이 마음속에 오래도록 잔상으로 남을 것 같아요. 이번 책은 저에게 나의 공간과 물건들을 다시 찬찬히 둘러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책이에요. 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통해서 진정한 '내 것'이란 무엇인지 그 의미를 생각해 보면서 삶의 밀도를 더해갈 수 있는 경험을 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소유하기소유되기 #열린책들 #율라비스 #북유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