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 겐고의 저서 <일본 건축 이야기>는 평소 일본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더욱더 의미 있게 다가온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일본 특유의 미의식과 삶의 태도가 건축이라는 형태로 어떻게 구현되는지에 대해 건축을 공부하지 않은 저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풀어내고 있어 한 장 한 장 곱씹게 되었습니다.이 책은 단순히 건축물을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자연과 공존하려는 일본 건축의 철학, 재료를 대하는 섬세한 시선, 공간에 담긴 시간의 흐름까지 함께 이야기합니다. 구마 겐고는 목재, 돌, 종이 같은 재료가 지닌 본래의 질감을 존중하며 인공적인 과시보다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우선시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일본 문화 전반에 깔린 절제와 여백의 미를 다시 떠올리게 합니다.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서구식 콘크리트 건축에서 벗어나 일본 고유의 건축 언어를 되찾으려는 저자의 고민이었습니다. 건축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면서도 전통이 지닌 가치를 놓치지 않으려는 태도가 진솔하게 전해졌습니다. 도시 속 건축물이 사람에게 어떤 감각을 남겨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 역시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글 전반은 담담하고 사유적입니다. 거창한 이론을 내세우기보다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솔직하게 풀어내 독자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공감하게 만듭니다. 일본 건축을 잘 알지 못하더라도 일본 문화와 미학에 관심이 있다면 충분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구성입니다. 사진과 설명을 함께 보며 공간을 상상하는 재미도 큽니다.<일본 건축 이야기>는 건축 서적이면서 동시에 문화 에세이에 가깝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공간을 통해 한 나라의 정신을 이해하고 싶으신 분들께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일본 문화에 대한 관심이 건축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확장되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