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림미디어에서 출간된 한민수 저자의 『다리 잃은 내가 희망의 다리가 되려는 이유』는 제목만으로도 강한 울림을 주었던 책입니다. ‘상실’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과 동시에, 그 상실을 넘어 누군가의 ‘다리’가 되겠다는 저자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어 읽기 전부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책을 펼치고 나서는 단순한 극복담이나 감동을 강요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이 어떻게 좌절을 통과해 의미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진솔하게 보여주는 기록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저자는 사고로 다리를 잃은 이후 겪어야 했던 신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깊고 오래 남았던 심리적 상처와 사회적 시선에 대해 솔직하게 풀어냅니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몸으로 세상을 다시 마주해야 했던 순간들, 평범했던 일상이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를 깨닫게 되는 과정이 담담한 문체로 이어지는데, 그 담담함이 오히려 진실한 마음이 더 진정성 있게 전해졌습니다. 독자로서 안타까움이나 연민을 느끼기보다는, 저자의 용기와 현실을 직시하는 태도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저자가 ‘불행해질 권리’조차 스스로에게 허락하지 않으려 애썼던 시간들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부분이었습니다.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일수록 항상 강해야 한다는 사회적 기대 속에서, 오히려 더 큰 외로움을 느꼈다는 고백은 많은 이번 책을 읽는 많은 독자분들께도 깊은 공감을 줄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이 책은 긍정만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좌절하고 무너질 수밖에 없는 순간을 인정한 뒤에야 비로소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저자가 말하는 ‘희망의 다리’는 거창한 영웅적 행동이 아니라, 같은 아픔을 지닌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한발 앞서 경험한 사람으로서 손을 내미는 행위라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자신이 겪은 상처를 숨기거나 잊으려 하지 않고, 그것을 타인을 위한 연결고리로 삼는 선택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사회와 나누며, 장애에 대한 인식과 시선을 조금씩 바꾸고자 노력해 온 과정을 진솔하게 담아냅니다.
이 책을 읽으며 비단 장애를 겪은 사람들만이 아니라, 삶에서 크고 작은 상실을 경험한 모든 이들에게도 충분히 위로와 용기를 건넬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나 계획과 다르게 흘러가는 인생 앞에서 좌절하고, ‘왜 하필 나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저자의 이야기는 그 질문에 대한 정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질문을 안고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다리 잃은 내가 희망의 다리가 되려는 이유』는 눈물을 자아내는 감동을 넘어, 삶을 대하는 태도와 시선을 다시 한번 점검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 끝이 아니라, 언젠가는 또 다른 이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서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건네줍니다. 일상의 무게에 지쳐 잠시 멈춰 서 있는 분들, 혹은 자신의 상처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추천드리고 싶은 도서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