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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김미조 지음 / 수미랑 / 2026년 1월
평점 :
김미조 님의 장편소설 <하루>는 제목처럼 단 하루라는 짧은 시간 안에 인생의 밀도를 응축해 보여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책을 덮고 가장 오래 남았던 질문은 바로 “과연 나에게도 단 하루,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어디로 돌아가고 싶을까?”라는 물음이었습니다. 이 소설은 그 질문을 독자에게 조용히 건네면서, 각자의 삶 속에 묻어두었던 기억과 감정을 하나씩 꺼내 보게 만듭니다.
이야기는 화려한 사건보다는 일상의 결을 따라 차분히 흘러가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주인공이 하루라는 시간을 살아가는 동안 마주하는 사람들, 지나쳐온 선택들, 그리고 애써 외면해 왔던 마음들은 우리들의 삶과도 자연스럽게 겹쳐지는 대목이었습니다. 저 역시 책을 읽는 내내 이미 지나가 버렸다고 생각했던 시간들, 그 당시에는 아무렇지 않게 넘겼지만 지금에 와서야 의미가 선명해진 순간들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혹은 상처받기 싫다는 이유로 잊고 지냈던 장면들이 하나둘 마음속에서 다시 살아나는 경험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특히 이 작품이 좋았던 점은 ‘후회’나 ‘미련’을 과하게 미화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돌아간다고 해서 모든 것이 완벽해지지는 않을 것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인간의 마음을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고,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만약 단 하루가 주어진다면 무엇을 고치고 싶을지 보다는, 지금 이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후회가 덜할지를 생각하게 했다는 점에서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하루>는 거창한 교훈을 내세우기보다는 조용한 질문으로 책을 읽는 독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그 질문은 책을 읽는 동안뿐만 아니라, 책을 덮은 이후의 일상 속에서도 계속해서 따라옵니다. 평범하게 흘러가는 오늘이라는 시간이 사실은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우리가 무심코 흘려보낸 하루하루가 결국은 삶 그 자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소설이었습니다. 잊고 지냈던 시간들을 돌아보고 싶은 분들, 그리고 지금의 하루를 조금 더 진지하게 바라보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