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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넘어뜨린 나에게 - 차마 죽지 못해 써 내려간 인생 반성문
고현정 지음 / 에픽스토리미디어퍼브 / 2024년 6월
평점 :
<나를 넘어뜨린 나에게>는 제목부터 마음을 오래 붙잡아 두는 힘이 있는 에세이였습니다. 우리는 보통 삶에서의 상처나 실패를 마주했을 때 그 원인으로 외부의 상황이나 누군가의 탓으로 돌리기 쉽지만, 이 책은 그러한 시선을 안으로 돌리며 “정작 나를 가장 많이 넘어뜨린 존재는 나 자신이 아니었을까”라는 질문을 건넵니다. 그 질문은 날카롭기보다는 따뜻했고, 비난보다는 이해에 가까워서 읽는 내내 마음이 차분해졌고,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책 속 문장들은 꾸미지 않은 솔직함으로 다가옵니다. 잘 해내지 못했던 순간들, 스스로에게 실망했던 날들, 애써 괜찮은 척했지만 사실은 많이 흔들렸던 마음들이 담담하게 적혀 있어, 마치 누군가의 일기를 몰래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더 깊이 공감할 수 있었고, ‘나만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게 아니었구나’ 자연스럽게 위로 또한 받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저자가 과거의 자신을 다그치거나 후회 속에 가두지 않는 태도였습니다. 넘어졌던 자신을 향해서는 “왜 그랬어?”라고 묻기보다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지”라고 말해주는 시선이 이 책 전반에 흐르고 있습니다. 그 시선 덕분에 독자인 저 역시 과거의 나를 조금 더 다정하게 바라보게 되었고, 스스로를 용서하는 연습을 해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당장 삶을 바꾸는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마음의 온도를 천천히 높여주는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쁘게 달려오느라 제대로 돌보지 못했던 내 마음을 잠시 멈춰 바라보게 하고, 상처마저도 나의 일부로 껴안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읽고 나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을지 몰라도, 스스로에게 건네는 말의 결이 한층 부드러워졌음을 느끼게 됩니다.
<나를 넘어뜨린 나에게>는 힘들 때 꺼내 읽기 좋은 책이자, 괜찮아지고 싶은 마음을 가진 모든 분들께 권하고 싶은 에세이입니다. 나를 가장 아프게 했던 기억들 앞에서도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 힘은 결국 나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이번 책을 통해 배웠습니다. 그래서 책장을 덮은 후에도 오래도록 마음 한편이 포근하게 남는, 그런 여운이 참 고마운 책이었습니다.
*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