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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 지능 - 집단 두뇌가 만드는 사고 혁명 ㅣ 프린키피아 8
한나 크리츨로우 지음, 안은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12월
평점 :
21세기북스에서 출간된 이 책은 우리가 마주한 '초연결 사회'가 단순히 네트워크의 확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지능과 사회 구조 자체가 근본적으로 재편되는 과정임을 잘 보여주었던 책입니다. 책을 덮고 난 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제 '개인'의 똑똑함보다 '연결된 지능'의 방향성이 훨씬 중요해졌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핵심은 '초연결(Hyper-connectivity)'이 단순히 기기 간의 연결을 넘어, 인간의 사고방식과 데이터가 결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지능을 창출한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정보가 특정 전문가나 기관에 독점되었다면, 지금은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서 집단지성이 강화되고, 나아가서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판단을 보조하거나 대체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변화들을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규정하며, 우리가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할지에 대해 질문을 던져주었습니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인간의 적응 속도를 앞지르는 '싱귤래리티'에 대한 논의가 담긴 챕터가 기억에 많이 남는데요. 단순히 기술적 낙관론에 취해 있는 것이 아니라, 연결이 심화될수록 발생할 수 있는 소외 현상이나 데이터 편향성, 그리고 프라이버시 침해와 같은 어두운 단면들을 짚어주었는데 독자들에게 기술을 맹목적으로 수용하기보다, 비판적 사고를 견지하며 기술을 주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대목이었습니다.
또한 책은 경제적 관점에서도 흥미로운 통찰을 제공합니다. 초연결 지능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기존의 수직적 계층 구조가 무너지고, 플랫폼 중심의 수평적 네트워크가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기업은 이제 제품을 파는 곳이 아니라, 고객과의 연결을 관리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가공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지능형 서비스' 제공자로 변모해야 한다는 설명은 현재의 산업 트렌드를 정확히 짚어주는 대목이었습니다.
개인의 삶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한 분야의 지식을 깊게 파는 것만큼이나, 서로 다른 분야를 연결하고 협업할 수 있는 '연결 역량'이 필수적인 생존 기술이 되었습니다. 책에서는 이것을 위해 우리가 갖춰야 할 태도로 개방성과 유연성을 꼽습니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지능은 초연결 사회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고, 끊임없이 업데이트되는 외부의 정보와 상호작용하며 스스로를 진화시켜야 한다는 메시지가 많이 와닿았습니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조금 더 철학적인 고민을 함께 해볼 수 있었는데요. 결국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연결되고 지능화되는 세상에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가치는 무엇일까요? 저자는 역설적이게도 기술이 정점에 달할수록 인간의 공감 능력, 윤리적 판단력, 그리고 창의적 직관이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데이터가 해결해 주지 못하는 '맥락의 이해'와 '가치 지향적 결정'은 오직 인간의 영역으로 남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기술 트렌드 분석을 넘어서서 초연결이라는 거대한 파도 위에서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중심추가 무엇인지 알려줍니다. 기술의 노예가 될 것인지, 아니면 기술을 매개로 더 넓은 세상과 소통하며 자아를 확장할 것인지는 결국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고요.
<초연결 지능>은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이들에게 명확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해 줍니다.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고 싶은 직장인, 미래의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하고자 하는 경영자, 그리고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 등 모두에게 꼭 한 번쯤은 읽어보라 권유하고 싶은 도서입니다.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이 초연결의 세계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나는 어떤 연결을 만들어낼 것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