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묻고 의학이 답하다

역사가 묻고 의학이 답하다 - 의학의 새로운 도약을 불러온 질병 관점의 대전환과 인류의 미래 ㅣ 묻고 답하다 7
전주홍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5년 8월

*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역사가 묻고 의학이 답하다』는 질병을 바라보는 인간의 관점 변화와 이에 따라서 발전해 온 의학의 본질을 다루는 책입니다. 저자 전주홍 교수님은 신화적 질병관에서 현대 인공지능 시대에 도달하기까지의, 의학적 패러다임이 사회적‧철학적 변화와 어떻게 맞물려 왔는지에 대해 분석을 해두셨어요.

특히 구체적인 의학의 시각에서, 신의 노여움으로 여겼던 질병이 점차 자연적 원인에 의해서 설명되면서 체액설, 해부학, 병리학, 분자생물학 등 과학적 접근법들이 등장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고, 이러한 변화가 의학적 치료의 방법과 환자-의사 관계, 의료 불평등, 윤리적 고민까지 폭넓은 논의를 끌어낼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분자 수준의 질병 이해와 유전체 해독을 통한 맞춤의료 발전 등, 현대 의학이 도달한 지점과 그 과정에서 인간의 선택과 성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저자는 첨단 기술이 인류의 건강을 혁신적으로 개선함과 동시에, 정보의 해석과 활용에 있어서 인간의 윤리적인 판단과 책임이 더욱더 커지고 있음을 강조하는데요. 질병을 다루는 의학적 기술은 스스로 윤리를 판단할 수 없으며,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선택 역시 인간에 의해 사유되어야 한다는 부분에서는, 단순한 기술의 발전 너머로 더 나은 질문을 던지는 태도를 요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이번 책의 장점은 의학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저에게 있어서도, 의학적 패러다임 전환을 ‘역사적 맥락’에서 바라보면서, 다양한 학문과 예술적 자료, 사회적 논쟁을 함께 소개함으로써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고, 질병과 의학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있게 의미를 파악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의료인이든 의료와 무관한 사람이든 누구나 이 책을 통해서 의학이란, 단지 치료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시대정신을 품은 거대한 담론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의학적 시각으로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오늘날의 우리가 서 있을 수 있는 지금의 자리를 성찰하고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