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엑시트 - 불평등의 미래, 케이지에서 빠져나오기
이철승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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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같은 시간, 같은 차를 같은 곳으로 10시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나의 몸을 바쳐 노동을 제공하고 월급을 받는 그곳으로 출근하고, 똑같은 시간 그리고 같은 차를 타고 다시 퇴근하는 것이 무한 반복되는 것이 요즘의 평범한 직장인들의 삶의 모습인데요.

"아침마다 회사에 가는 게 싫을 때가 있지만 가야 하는 게 이 직업이다. 너희는 회사 다니지 말고 다른 일해라."

모두가 바쁜 일상 속에 어쩌다 함께 한 아버지와의 식사 자리에서 넋두리처럼 늘어놓으시는 아버지의 한탄 섞인 말씀을 시작으로 전개되는 이번 도서.

우리들의 아버지의 모습 같아 한 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했던 말씀이었어요. 나의 아버지도 매일의 아침마다 가득 차 오르는 마음이지만 가족들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가셔야만 했던 일상들.

나만을 바라보는 가족들이 있어 나갔지만, 늘 고용주의 비위를 맞춰주랴 시도 때도 없는 부름에 떠나자는 결심은 수십 번 수백 번. 그렇게 아버지도 직장이라는 답답한 울타리를 벗어나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싶으셨겠지요.
그 덕분에 우리 가족들은 집에서 따듯한 밥 먹으며 예쁜 옷들을 입을 수 있었을 테지요.

출구를 달려 나오는 듯한 모습의 표지가 참 인상적이었어요. 바로 이러한 우리 현대인들의 모습을 참 그려 담은 장면인데요. 책 속에서는 이러한 탈출 과정에 대해서도 그려내지만, 그와 동시에 그 탈출을 좌절시키는 기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합니다. 닭장과 같은 답답한 환경 속에서 어떻게 탈출이 가능했던 건지 그리고 무엇이 우리의 탈출을 막을 것인지에 대해서 말이에요.


그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열, 균열 그리고 불평등한 구조들까지 현대사회의 모습을 잘 반영한 듯합니다. 이전 시대에 비해서 많이 완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는 삼각 지대가 있고, 그 속에서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을 테니까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는 물론 저출산 문제를 비롯해 이민자들을 바라보는 시선까지.

빠른 속도로 변화되고 진화되고 있는 만큼 이면에서도 또한 힘듦의 구조들이 생성되고 있으니 불평등의 구조의 분석을 통해서 다시 한번 이 사회를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가질 수 있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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