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땀 - 내 몸을 다시 켜는 순환 스위치
박민수 지음 / 유노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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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나는 더 이상 땀을 흘리지 않는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점심시간 식당까지의 짧은 이동에서, 저녁 퇴근 후 집까지의 거리에서. 하루 종일 움직이는 것 같은데 정작 몸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에어컨이 가동되는 사무실, 자동문이 열리는 건물, 배달 앱으로 주문하는 식사. 편리함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는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몸을 사용하지 않는 삶에 익숙해졌다. 문제는 이것이 '덜 움직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 몸은 수백만 년의 진화 과정을 거쳐 움직임을 전제로 설계되었다. 사냥하고, 채집하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체온이 오르고 땀이 흐르며 순환이 일어나도록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그런데 현대인은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을 앉아서 보낸다. 몸은 에너지를 쓸 이유를 찾지 못하고, 땀샘은 언제 작동해야 할지 잊어버린다. 마치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기계가 녹슬듯이, 우리의 생리 시스템 또한 조용히 기능을 잃어간다. 이번에 읽은 책에서 박민수 박사가 진료실에서 반복적으로 마주했다는 질문, "검사 수치는 정상인데 왜 계속 힘들죠?"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은 현대 의학의 정밀한 검사로도 포착되지 않는, 그러나 분명히 느껴지는 몸의 이상. 그것은 고장이 아니라 '정지'의 상태다. 순환이 멈추고, 리듬이 깨지고, 반응성이 사라진 몸. 겉보기엔 멀쩡하지만 속에서는 서서히 꺼져가는 불씨와 같은 상태다.

우리는 땀을 너무 단순하게 이해해왔다. 더우면 나고, 운동하면 나는 것. 그저 체온 조절을 위한 부산물 정도로 여겼다. 하지만 땀은 그보다 훨씬 복잡하고 정교한 신호 체계다. 혈관이 확장되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자율신경이 각성하며, 호르몬이 분비되는 일련의 과정 끝에 비로소 피부 위로 땀방울이 맺힌다. 단 한 방울의 땀을 만들어내기 위해 온몸의 시스템이 협력한다. 건강한 땀과 그렇지 않은 땀의 차이는 명확하다. 운동 후 흐르는 투명하고 맑은 땀은 몸이 제대로 반응하고 있다는 증거다. 흘리고 난 뒤 개운함이 느껴지고, 몸이 가벼워지며, 다음 날 컨디션이 좋아진다면 그것이 바로 질 좋은 땀이다. 반면 끈적하고 냄새가 강하며, 흘리고 나서도 답답함이 남는 땀은 몸속 어딘가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다하거나, 대사 과정에 문제가 있거나, 자율신경의 균형이 무너진 상태다. 흥미로운 점은 땀이 나지 않는 것 역시 중요한 메시지라는 것이다. 운동을 해도 땀이 잘 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땀샘의 기능 저하를 의미할 수 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근육이 위축되듯, 땀샘 역시 오래 쉬면 기능을 잃는다. 약 200만에서 400만 개에 달하는 땀샘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체온 조절이 어려워지고, 이는 곧 자율신경 전반의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땀이 멈췄다는 것은 땀샘만의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의 순환 시스템이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 박민수 박사가 제시하는 답은 놀라울 정도로 단순하다. 하루 한 번, 땀을 흘리는 것. 거창한 운동 계획도, 극단적인 건강법도 필요 없다. 중요한 것은 몸이 반응할 만큼의 자극을 주는 것이다. 빠르게 걷기, 계단 오르기, 가벼운 스트레칭이면 충분하다. 핵심은 '양'이 아니라 '반응'이다. 많은 사람이 땀을 많이 흘려야 효과가 있다고 믿는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 달리거나, 사우나복을 입고 운동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과도한 발한은 오히려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땀의 질이다. 몸이 자연스럽게 온도를 높이고, 혈관을 열고, 순환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땀. 그것이 진짜 건강한 땀이다. 땀을 흘릴 때 우리 몸에서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혈액 순환이 활발해지면서 말초 조직까지 산소와 영양분이 전달된다. 림프의 흐름이 개선되어 노폐물 배출이 원활해진다. 피부 모공이 열리며 쌓여 있던 피지와 각질이 밖으로 밀려난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감소하면서 신경계의 균형이 회복된다. 한마디로 땀은 몸과 마음을 함께 정화하는 통로인 셈이다.

건강이란 결심이 아니라 순환이다. 아무리 좋은 영양제를 먹어도, 비싼 건강검진을 받아도, 순환이 멈춘 몸은 회복되지 않는다. 반대로 매일 조금씩이라도 몸을 움직여 땀을 흘리면, 그 작은 자극이 쌓여 몸 전체의 시스템을 깨운다. 이것이 '1일 1땀'의 핵심 메시지다. 현대인이 겪는 만성 피로, 낮은 체온, 수면 장애, 소화 불량 같은 증상들은 서로 무관해 보이지만 사실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다. 세포 에너지 대사의 둔화, 자율신경계의 리듬 상실, 호르몬 조절의 미세한 어긋남.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무너질 때 몸은 지치고 차가워지며 무기력해진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시작점에 '땀의 부재'가 있다. 물론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다. 어떤 날은 10분 걷기로, 어떤 날은 집 앞 계단 오르기로, 또 어떤 날은 스트레칭으로 시작해도 좋다. 중요한 것은 매일 한 번, 몸에게 "너는 살아 있어, 반응해도 돼"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그 신호가 쌓이면 몸은 조금씩 깨어난다. 땀샘이 다시 작동하고, 혈관이 유연해지며, 자율신경이 리듬을 되찾는다.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이 결심한다. 올해는 꼭 운동하겠다고, 건강해지겠다고. 하지만 대부분 몇 주를 버티지 못하고 포기한다. 왜일까. 너무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 때문이다. 갑자기 헬스장 등록하고, 극단적인 식단을 시작하고, 무리한 운동 계획을 세운다. 몸은 준비되지 않았는데 말이다. '1일 1땀'이 제안하는 것은 극단이 아니라 일상이다. 매일 조금씩, 꾸준하게,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만. 오늘 10분 걸었다면 내일은 12분, 모레는 15분. 작은 증가가 쌓여 습관이 되고, 습관이 쌓여 체질이 된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땀이라는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피드백이다. 오늘 내가 흘린 땀이 어땠는지, 흘리고 난 후 기분이 어떤지, 다음 날 컨디션은 어떤지를 관찰하면서 내 몸과의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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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재무빅데이터분석사(FDA) 2급 기본서 - 또기적 합격자료집+Fraudit&Google Colab 실습 강의 제공
김규석.소하영.신진주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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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새벽 다섯 시, 알람보다 먼저 눈이 떠졌다. 어제 풀다만 문제가 신경 쓰여서였다. 재무빅데이터분석사라는 자격증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만 해도 '나한테는 너무 멀리 있는 세계'라고 생각했다. 회계도 낯설고, 데이터 분석은 더욱 막연했다. 하지만 이기적 기본서를 펼친지 일주일쯤 지나자, 그 벽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됐다. 책을 처음 받았을 때의 기억이 선명하다. 두껍지 않은 두께가 오히려 의외였다. '이 정도로 충분할까?' 싶었는데, 첫 장을 넘기자마자 그 의문은 곧 사라졌다. 군더더기 없이 필요한 것만 담겨 있다는 느낌. 마치 오랜 시간 수험생을 지켜본 누군가가 "이것만 알면 돼"라고 속삭이는 것 같았다. 데이터베이스 파트를 읽으면서 느꼈다. 일반 교과서처럼 역사부터 시작하지 않는다는 점이 고마웠다. 시험에 나올 것, 꼭 알아야 할 것만 짚어주니 시간이 아까운 직장인에게 딱 맞는 구성이었다.

통계 부분에 다다랐을 때는 솔직히 손이 떨렸다. 대학 때 통계학 수업을 듣다가 중도 포기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런데 이 책은 달랐다. 용어 하나하나를 마치 처음 듣는 사람을 위해 설명해주듯 풀어냈다. 예시도 현실적이고 구체적이었다. ‘표준편차'라는 단어만 봐도 머리가 아팠던 내가, 어느새 예제를 혼자 풀고 있었다. 그 순간 느꼈다. 어려운 게 아니라 잘못 배워왔던 거였구나. 파이썬 파트는 또 다른 도전이었다. 코딩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나랑은 안 맞는 분야'라고 단정 지었던 나였다. 하지만 이 책은 마치 옆에서 손을 잡아주듯 차근차근 안내했다. 코드 한 줄 한 줄에 설명이 불어 있고, 왜 이렇게 작성하는지 이유까지 알려줬다. 따라 치다 보니 어느새 화면에 결과값이 떴고, 그게 정말 신기했다. '내가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라는 작은 성취감이 쌓였다. 그 감정이 다음 페이지를 넘기게 만들었다.

Fraudit 프로그램은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설치하는 것부터 난관이었다. 하지만 책에 나온 캡처 화면을 따라가니 생 각보다 순조로웠다. 단순히 '이렇게 하세요'가 아니라, 각 기능이 왜 필요한지, 실무에서 어떻게 쓰이는지까지 설명해줘서 맥락이 잡혔다. 실습 파일을 열고 문제를 풀 때는 마치 실제 업무를 하는 기분이 들었다. 이론으로만 배우는 것과 손으로 직접 해보는 것의 차이를 체감했다. 예상문제를 풀면서 자주 멈춰 섰다. 틀린 문제가 나올 때마다 '역시 나는 안 되나 보 다'라는 생각이 스쳤다. 그런데 해설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틀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왜 틀렸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는 것 을. 해설은 단순히 정답만 알려주지 않았다.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어떤 부분을 주의 깊게 봐야 하는지까지 친 절하게 설명했다. 덕분에 같은 유형의 문제를 다시 만났을 때는 자신 있게 풀 수 있었다.

기출유형문제를 처음 풀 때는 제한 시간이 부담스러웠다. 손이 떨리고 머릿속이 하얘졌다. 하지만 한 회, 두 회 반복하면서 속도가 불기 시작했다. 네 번째 회차를 풀 때는 시간이 남았고, 여유롭게 검토까지 할 수 있었다. 그 순간 알았다. 연습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혼자 공부하면서 가장 막막했던 순간은 질문할 사람이 없을 때였다. 이해가 안 되는 부 분을 붙잡고 한 시간씩 씨름하다 지쳐서 책을 덮은 적도 있었다. 그때 이기적 스터디 카페의 존재를 알게 됐다. 처음엔 "답 변이 올까?' 반신반의했는데, 놀랍게도 다음 날 아침 성실한 답변이 달려 있었다. 그냥 답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개념을 다시 짚어주고 비슷한 문제까지 첨부해줬다. 낯선 사람인데도 내 공부를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 있다. '독학'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외롭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좋은 교재는 정보만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혼자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든다. 이 책이 바로 그랬다. 막힐 때마다 다음 페이지가 길을 알려줬고, 헤맬 때마다 예제가 방향을 잡아줬다. 회계 전공자도, 데이터 전공자도 아닌 나 같은 사람에게 이 시험은 처음엔 너무 먼 목표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 책은 그 거리를 좁혀줬다. '2주면 충분하다'는 말이 처음엔 과장처럼 들렸지만, 지금은 고개가 끄덕여진다. 핵심만 콕콕 짚어주니 시간이 절약되고, 반복해서 보게 만드는 구성이라 자연스럽게 익숙해졌다.

요즘 출퇴근길 지하철에서도 이 책을 펼친다. 스마트폰을 보던 시간이 문제 푸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한 문제 한 문제 풀 때마다 내가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 숫자와 데이터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오히려 흥미롭고 도전하고 싶은 영역이 됐다. 이 책을 펼치기 전의 나는 '할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지금의 나는 '언제 시험 볼까?'를 고민한다. 그만큼 확신이 생겼다. 혼자서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는 확신. 어려워 보이는 것도 차근차근 배우면 내 것이 된다는 확신. 올해에 있을 시험일을 생각해 본다. 긴장되지만 두렵지 않다. 이 책과 함께 걸어온 시간들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줬으니까. 합격 후에도 이 책을 간직할 것 같다. 혼자서도 해낼 수 있다는 걸 증명해준, 나의 첫 안내자로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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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재무빅데이터분석사(FDA) 2급 기본서 - 또기적 합격자료집+Fraudit&Google Colab 실습 강의 제공
김규석.소하영.신진주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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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만 콕콕 짚어주니 시간이 절약되고, 반복해서 보게 만드는 구성이라 자연스럽게 익숙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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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코드 - 외모 자존감을 높이는 거울 심리학
박상훈 지음 / 쌤앤파커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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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모두 거울 앞에 선다. 어떤 이는 무심히 지나치고, 어떤 이는 오래 머물며, 또 어떤 이는 애써 외면한다. 그 짧은 순간 속에서 우리는 각자 다른 감정을 경험한다. 만족, 불안, 비교, 체념, 또는 무관심. 같은 얼굴을 보면서도 천차만별의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상훈 원장의 <페이스 코드>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30년간 성형외과 의사로 일하며 1만 건 이상의 수술을 집도한 그는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동일한 수술 결과에도 사람들의 만족도는 천차만별이 었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작은 변화에도 감격했고, 어떤 이는 극적인 변화 이후에도 여전히 불만족스러워했다. 이 차이는 기대치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것은 각자가 외모를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내면의 구조, 즉 '페이스 코드'의 차이였다. 저자는 '코끼리에 대해 생각하지 마라'는 심리학의 고전적 비유를 끌어온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으려 할수록 더욱 선명하게 떠오르듯, 외모에 대한 메시지는 우리가 의식하든 않든 이미 마음속에 자리 잡는다. 현대사회는 우리에게 동시에 두 가지 상반된 명령을 내린다. "외모를 가꿔라" 그리고 "외모에 신경 쓰지 마라". 이 모순적 메시지 속에서 우리는 혼란스러워하고, 때로는 죄책감마저 느낀다. 이 외모 코끼리를 다루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는 코끼리를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길들이는 것이고, 둘째는 코끼리를 내보내고 다른 것으로 채우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선택해야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다. 문제는 많은 이들이 이 선택을 의식적으로 하지 못한 채 외모에 대한 불안과 집착 사이를 오간다는 점이다.


페이스 코드는 MBTI처럼 유형화된 체계다. 하지만 성격을 분류하는 대신, 외모를 대하는 태도를 네 가지 축으로 나눈다. 외모에 대한 민감도(민감함 K vs 둔감함 B), 외모의 중요도(중요함 U vs 중요하지 않음 O), 외모로 인한 감정(즐거움 P VS 괴로움 N, 그리고 문제 해결 태도(적극적 A vs 소극적 1). 이 네 가지 질문에 답하면 자신만의 네 글자 코드가 만들어 진다. 이 분류가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한 레이블링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KUNP 유형은 외모에 민감하고 중요하게 여기지만 그로 인해 괴로움을 느끼는 사람이다. 반면 BOP 유형은 외모에 둔감하고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며, 문제가 있어도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 같은 '외모'라는 주제 앞에서도 이들의 내면 풍경은 완전히 다르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이 유형들에 우열이 없다는 점이다. 외모에 민감한 것이 나쁜 것도, 둔감한 것이 좋은 것도 아니다. 중요한 건 자신이 어떤 유형인지 인식하고, 그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대처 방식을 찾는 것이다. 외모에 민감하고 그로 인해 괴로워하는 사람이 "외모 따위 신경 쓰지 마"라는 조언을 들으면 오히려 더 힘들어질 수 있다. 그것은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페이스 코드는 외모 메타 인지의 도구다. 자신이 외모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그 인식이 어떤 감정과 행동 으로 이어지는지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이는 단순히 외모를 바꾸는 것보다 훨씬 근본적인 변화다. 외모는 언제든 변할 수 있지만, 외모를 대하는 내면의 태도가 바뀌지 않으면 불안과 불만족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저자가 제시하는 핵심 개념 중 하나는 외적 자존감이다. 우리는 흔히 자존감을 내면의 문제로만 생각하지만, 저자는 외모와 관련된 자존감도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말한다. 외적 자존감은 자신의 외모를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이느냐와 관련이 있다. 흥미로운 점은 외적 자존감이 객관적인 외모 수준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타인이 보기에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사람도 외적 자존감이 낮을 수 있고, 반대로 평범한 외모를 가진 사람도 외적 자존감이 높을 수 있다. 이는 외모가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영역임을 보여준다. 저자가 만난 수많은 환자들 중에는 성형수술 후에도 여전히 불만족스러워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들의 문제는 외모 자체가 아니라 외모를 바라보는 내면의 렌즈였다. 아무리 외형을 바꿔도 그 렌즈가 왜곡되어 있으면 만족은 찾아오지 않는다. 반대로 외형의 변화 없이도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면 전혀 다른 감정을 경험할 수 있다. 외적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은 무조건 외모를 가꾸는 것도, 무조건 외모를 무시하는 것도 아니다. 자신의 페이스 코드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방식으로 외모와 관계 맺는 것이다. 외모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적절한 관리를 통해 만족감을 얻을 수 있고, 외모보다 다른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그쪽에 에 너지를 쏟는 것이 맞다.


현대인이 외모로 괴로워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끊임없는 비교다. SNS는 이 비교를 더욱 가속화한다. 우리는 타인의 가장 좋은 순간, 가장 멋진 각도, 가장 완벽한 조명 아래의 모습과 자신의 일상을 비교한다. 이는 애초에 공정한 비교가 아니다. 저자는 외모 비교가 단순히 시각적 정보의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 프레임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외모에 민감하고 그로 인해 괴로움을 느끼는 유형은 비교를 자주 하고, 그 비교에서 항상 자신이 열등하다고 느낀다. 반면 외모에 둔감하거나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유형은 같은 이미지를 봐도 크게 영향받지 않는다. 문제는 비교 자체가 아니라 비교의 기준이다. 우리는 종종 비현실적인 기준, 도달 불가능한 이상향과 자신을 비교한다. 연예인, 모델, 인플루언서들의 이미지는 수많은 편 집과 보정을 거친 결과물이다. 그들 역시 현실에서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이미지를 '기준'으로 삼고, 자신을 부족하다고 판단한다. 페이스 코드를 이해하면 이 비교의 함정에서 한 발짝 물러날 수 있다. 내가 왜 이 이미지에 반응하는지, 이 감정이 어디서 오는지를 인식하게 되면 자동적인 반응에서 벗어날 수 있다. 비교는 여전히 일어나겠지만, 그것에 휘둘리지 않고 거리를 둘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외모는 중요하지만, 외모가 전부는 아니다. 외모로 인한 고민과 불안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그것에 삶 전체가 지배당할 필요는 없다. 저자는 인생의 우선순위를 정하라고 조언한다. 외모가 당신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얼마만큼의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할 것인지를 의식적으로 결정하라는 것이다. 어떤 이에게는 외모 관리가 삶의 중요한 부분일 수 있고, 어떤 이에 게는 그저 최소한의 관심만 두는 영역일 수 있다. 둘 다 괜찮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선택을 명확히 인식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것이다. 외모에 시간을 투자하기로 했다면 그것을 즐겁게 하고, 외모보다 다른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면 거기에 확신을 갖는 것이다. 이도 저도 아닌 채로 불안과 죄책감 사이를 오가는 것이 가장 힘든 상태다. 페이스 코드는 이 선택을 돕는 나침반이다. 자신이 어떤 유형인지 알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명확해진다. 외모에 민감하고 그것이 괴로움을 준다면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거나, 또는 외모의 비중을 줄이는 연습을 할 수 있다. 외모에 둔감하지만 사회적 압박을 느낀다면 최소한의 관리를 통해 그 압박을 줄일 수 있다. 결국 행복은 완벽한 외모를 갖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화해하는 것에서 온다. 거울 앞에서 자신을 미워하는 대신 이해하고, 비난하는 대신 수용할 때, 우리는 비로소 외모라는 코끼리를 길들일 수 있다. 그리고 그 너머에 있는 진짜 삶, 진짜 관계, 진짜 행복으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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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화학 - 100개의 물질로 읽는 생명과 우주, 인류의 미래
김성수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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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매일 아침 눈을 뜨고, 숨을 쉬고, 물을 마시며 하루를 시작한다. 하지만 이 평범한 일상 속에서 작동하는 화학의 원리를 의식하는 사람은 드물다. 공기 중의 산소가 우리 폐로 들어가 혈액의 헤모글로빈과 결합하는 과정, 물 분자가 세포막을 통과하여 우리 몸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가는 현상, 이 모든 것이 화학반응이다. 화학은 단순히 실험실의 비커와 플라스크 안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시작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모든 존재의 근본을 이루는 언어인 셈이다. 김성수 저자가 100개의 화학물질로 세상을 재구성하려 했을 때 느꼈던 곤혹스러움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무한에 가까운 물질 중에서 단 100개를 선택한다는 것은 마치 거대한 교향곡에서 핵심 악만을 골라내는 작업과도 같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바로 그 선택과 집중이 이 책의 힘이다. 저자는 수소 원자라는 우주의 가장 단순한 시작점에서 출발하여, 지구의 암석과 대기, 생명체를 거쳐, 인류 문명의 산물들을 지나 다시 우주로 향하는 장대한 여정을 설계했다. 닐스 보어와 에르빈 슈 뢰딩거가 수소 원자를 통해 양자역학의 기초를 확립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 하다. 우주에서 가장 단순한 원자가 우주의 근본 원리를 이해하는 열쇠가 되었다는 점에서, 복잡성은 단순성으로부터 태어나며, 단순성 속에 모든 복잡성이 내재되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는 화학뿐 아니라 모든 학문, 나아가 삶의 진리이기도 하다.


저자가 화학을 '중심 과학'이라고 부른 것은 과장이 아니다. 물리학자는 세상을 물리학적으로, 생명과학자는 생명 현상으로 설명하려 하지만, 화학은 그 모든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원자와 분자라는 물질의 기본 단위는 물리학의 영역이면서 동시에 생명의 근간이며, 문명의 재료이고, 우주의 구성 요소다. 화학은 미시세계와 거시세계를, 무생물과 생물을, 자연과 인공을 연결하는 유일한 다리다. 일산화탄소의 이중성은 이를 잘 보여준다. 우주 공간에서는 별과 별 사이를 채우는 평범한 성간 물질이지만, 지구로 내려오면 치명적인 독이 된다. 헤모글로빈이 산소보다 일산화탄소와 200배 이상 강하게 결합한다는 사실은 화학적 친화력의 차이를 넘어, 생명과 죽음을 가르는 경계선이다. 1960~70년대 대한민국의 연탄가스 중독 사고는 이 화학적 성질이 실제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주는 비극적 사례다. 같은 물질이 맥락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는 것, 이것이 화학이 우리에게 가르치는 상대성의 교훈이다. 셀룰로스의 여정 또한 흥미롭다. 식물 세포벽을 구성하는 생물학적 고분자가 인류의 의생활을 혁신하고, 산업혁명을 이끈 방적기의 핵심 재료가 되었다는 사실은 자연과 문명의 경계가 얼마나 유동적인지를 보여준다. 지구 역사와 인류 역사 모두에 족적을 남긴 물질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화학은 이렇게 서로 다른 시간대와 공간을, 서로 다른 학문 분야를 종횡무진 연결한다.


암모니아 합성의 역사는 화학이 인류 문명에 미친 영향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프리츠하버와 카를 보슈가 이룬 '공기에서 빵을 만드는' 혁신은 20세기 인구 폭발을 가능하게 한 근본 동력이었다. 질소 비료의 대량 생산이 없었다면 현재의 80억 인구는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업적은 동시에 화학무기 개발로 이어졌고, 과도한 질소 비료 사용은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었다. 화학의 양면성, 기술의 중립성과 윤리의 문제가 여기서 첨예하게 드러난다. 메틸 고무의 사례는 더욱 직접적으로 화학과 전쟁의 관계를 보여준다. 1차 세계대전 중 영국의 고무 금수 조치로 궁지에 몰린 독일이 열악한 메틸 고무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패전의 한 원인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물질이 역사를 바꾼다는 명제를 증명한다. 전쟁은 역설적으로 화학 발전의 촉매가 되었고, 평화 시대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혁신들이 전시에 이루어졌다. 합성 고무, 나일론, 페니실린 등 현대 생활의 필수품들이 모두 전쟁의 산물이라는 사실은 씁쓸하다. 하지만 저자가 강조하듯, 중요한 것 은 '우주적 평형'에 대한 고려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서로에게 빚진 채 공존하고 있으며, 화학은 그 공존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변화의 과정이다. 석회암의 화학평형이 알타미라 동굴 벽화를 1만 8천 년 동안 보존해준 것처럼, 자연의 화학은 자체적인 균형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문제는 인간의 개입이 그 균형을 깨뜨릴 때 발생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 플라스틱 오염, 미세먼지 등 현대 문명의 환경 문제는 모두 화학적 불균형의 결과다.


2024년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수상한 사건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험실이 아닌 컴퓨터에서 과학 연구가 이루어지는 시대가 도래했지만, 역설적으로 물질에 대한 본질적 이해는 더욱 중요해졌다. AI가 생성한 데이 터의 환각을 가려내고, 연구 결과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통찰이다. 그리고 그 통찰은 물질의 기본 원리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나온다. '최소한의 화학'이라는 제목에서 '최소한'이 의미하는 것은 양의 문제가 아니라 질의 문제다. 100개의 물질을 안다는 것은 100개의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100개의 렌즈를 갖는 것이다. 리그닌, 푸트레신, 헨트라이아콘테인처럼 생소한 이름의 물질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세상의 작동 원리를 설명한다. 루비가 우주 탐사 파트에 실린 것은 보석으로서의 가치가 아니라 레이저의 매질로서의 기능 때문이다. 맥락이 의미를 만든다. 질화 붕소 나노튜브가 우주방사선의 중성자를 차폐하는 재료로 주목받는 것처럼, 화학은 끊임없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다. 탄소나노튜브, 그래핀, 양자점 같은 신소재들은 미래 기술의 핵심이며, 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다가올 세상을 상상할 수조차 없다. AI가 아무리 발달해도 새로운 물질을 합성하고, 그 성질을 규명하고, 응용 가능성을 탐색하는 일은 화학자의 몫이다. 알고리즘은 패턴을 찾을 수 있지만, 창조는 인간의 영역이다.


100개의 물질로 우주의 역사를 쓴다는 것은 100개의 단어로 장편소설을 쓰는 것만큼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김성수 저자는 해냈다. 수소에서 시작하여 질화 붕소 나노튜브로 끝나는 여정은 세상이 어떻게 작동 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다. 각 물질은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 100개의 물질을 통해 배운 원리는 무수한 다른 물질들을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 지식은 축적되지만, 원리는 확장된다. 화학을 안다는 것은 사실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읽는 문법을 체득하는 것이다. 그 문법을 익히면 낯선 현상도 친숙해지고, 복잡한 문제도 단순해진다. AI 시대에 화학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알고리즘은 데이터를 처리하지만, 화학은 본질을 이해하게 한다. 컴퓨터는 패턴을 찾지만, 화학자는 의미를 창조한다. 미래는 기술이 만들지만, 방향은 통찰이 결정한다. 그리고 그 통찰은 세상이 화학으로 쓰여 있다는 근본적 이해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모두 화학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화학을 이해 하는 것은 곧 우리 자신과 세상을 이해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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