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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 - 나로 살아갈 용기를 주는 울프의 편지들
버지니아 울프 지음, 박신현 옮김 / 북다 / 2024년 9월
평점 :
버지니아 울프의 일생과 편지를 종합한 신간을 읽고 있다. 버지니아울프의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이다. 대학 때부터 좋아했던 버지니아 울프를 읽어본다...
버지니아 울프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작품이 있다. 자기만의 방(A room of one's own)... 버지니아 울프는 케임브리지의 트리니티 칼리지 도서관을 둘러보기로 했을때, 그녀가 도서관에 발을 들여놓자 '친절하고 겸손한 신사'가 나타나서는 "소개장을 가져오지 않으면 여자는 도서관에 들어올 수 없다." 하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이때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의 평등한 권리에서부터 고등교육까지 "여성은 열등한 지위를 가졌다."라는 시대의 인습적 속박에 정면으로 맞선다. 역사적으로 특히 빅토리아 여왕 시절의 여성에게는 정숙한 여성상이 강요되었고, 여자가 남자와 똑같은 권리, 혹은 교육의 권리를 누릴 기회가 없었다고 한다. 울프는 여성에 대한 비난의 역사가 본질적으로 여성이 '돈'이 없기 때문이란 것을 간파한다. 그런 까닭에 여성의 존엄뿐만 아니라 동등한 교육의 권리와 더불어 '1년 500파운드의 소득'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여기서 500파운드 수치는 아마도 울프가 매년 500파운드의 유산을 상속받았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원어로 보는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은 참 잘쓰여졌다. 필사 연습이나 외워두고 종종 다시한번 그 의미를 되세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버지니아 울프가 살았던 시대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중반으로, 격변하는 사회와 정치적 변화를 겪은 시기였다. 이 시기 영국은 산업 혁명 이후 급속한 도시화와 경제 발전을 이루었지만, 그 이면에는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의 확산, 계급 간 갈등, 여성 억압이 자리 잡고 있었다. 여성이 공적 생활에서 배제되고 가정 내에서만 활동하길 요구받던 당시, 울프는 문학을 통해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개인적 자유를 강하게 주장했다.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는 버지니아 울프가 남긴 4,000여 통의 편지 중 96통을 선정하여 엮은 책으로, 그녀가 살아온 삶과 그 속에서 겪은 사랑, 우정, 일,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울프의 내면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되며, 울프가 살았던 시대적 맥락 속에서 그녀가 어떤 생각과 감정을 나눴는지 보여준다. 편지에 나타난 울프의 언어는 사회적 억압과 개인적 자유에 대한 깊은 고찰을 담고 있어, 독자들에게도 자신에 대해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울프는 문학적 작업을 통해 여성의 자아와 자유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졌. 울프가 살던 시대는 여성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시기였지만, 그녀는 편지와 작품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여성으로서의 자아를 탐구했. 《자기만의 방》에서 울프는 ‘여성이 글을 쓰기 위해서는 돈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성들이 독립적이고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사회적, 심리적 공간을 의미한다.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에서 울프는 자신을 둘러싼 억압적인 환경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갈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자신에게 물음을 던지게 됩니다. ‘나는 지금 진정 나로 살고 있는가?’, ‘내 안에 숨겨진 진실을 드러내고 있는가?’ 이는 단순한 자기 성찰을 넘어,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정체성과 자유를 찾는 과정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울프는 글을 통해 자신의 고뇌와 고민을 나누며, 독자들에게도 ‘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를 준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1부는 ‘자유’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울프가 작가로서의 삶을 시작하기 전의 편지들이 담겨 있다. 이 시기의 울프는 결혼과 작가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며, 자신을 억압하는 사회적 규범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인다. 2부 ‘상상력’에서는 작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는 울프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는 창작 과정에서의 고민과 기쁨, 비판에 대한 반응 등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자신이 상상력을 통해 자유를 얻고자 했음을 보여준다. 3부 ‘평화’에서는 1차 세계 대전 이후 2차 세계 대전을 맞이한 울프가 평화를 갈망하는 마음을 담은 편지들이 실려 있다. 전쟁으로 인한 고통과 상실감이 가득한 이 시기, 울프는 전쟁의 비극 속에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삶을 되돌아보며, 궁극적으로 평화를 추구하는 모습을 드러낸다. 각 부는 시대적 배경과 울프의 심리적 변화를 반영하고 있으며, 울프가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키고 사회적 억압에 대응해 갔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울프의 생각과 감정이 시대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알 수 있으며, 그녀가 쓴 편지의 진솔함과 깊이에 감동받게 될 것이다
이 책에서는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과 그녀의 편지들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편지를 주고받은 인물들과 그 당시 상황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각주로 제공한다. 울프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인물과 편지를 주고받았는지에 대한 설명을 통해, 독자는 그녀의 생각과 감정을 더욱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울프의 편지들을 시대순으로 배열한 것은 그녀의 사고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장치로 작용한다. 이 책의 부록으로 실린 세 편의 에세이는 울프의 사상과 문학적 세계를 더욱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자유’, ‘상상력’, 그리고 ‘평화’를 주제로 한 이 에세이들은 울프가 편지에서 다룬 주요 키워드들을 더욱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특히 울프의 자유에 대한 고민과 상상력이 그녀의 창작과 삶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책은 버지니아 울프의 팬이나 그녀의 문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과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현대인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