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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와 함께 알아보는 서양음악사
정봉교 지음 / 메이킹북스 / 2024년 9월
평점 :
이번에 이러한 서양 음악사를 정리하여 독자들에게 종합적으로 알려주는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정봉교님의 <세계사와 함께 알아보는 서양 음악사>였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나 다큐멘터리, 혹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모차르트, 베토벤, 바흐 같은 이름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나 음악, 철학, 미술은 일상 속에서 체계적으로 접하기 쉽지 않은 분야이다.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은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고,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흔치 않다. 저자는 서양음악사, 특히 현대 음악의 뿌리가 되는 중요한 시대적 변천을고대 시대부터 중세, 클래식 시대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 까지의 흐름 속에서 간결하게 정리하고 있다. 책은 먼저 세계사를 여러 삽화와 테이블로 정리하면서 간략하고 간결하게 정리해 준다. 그리고 각 시대에 발전하였던 음악과 그 음악 발전에 기여한 음악가들 그리고 음악 악보와 QR코드를 제시하고 있어 독자들이 QR코드로 음악을 찾아보면서 이해하게 끔 하고 있다. 우엇보다도 서술형이 아닌, 간결하게 정리된 역사와 음악이 마음에 들었다.
참 궁금했었던 것이 중세 음악부터 클래식의 전성기까지의 음악사였는데, 저자의 책을 읽으면서 연대별로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서양 음악사를 머리 속에 새기는 작업은 참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 간략히 정리해 본다.... 초기 중세 음악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그레고리안 찬트(Gregorian Chant)로 서양 성가의 시초로, 6세기 말 교황 그레고리우스 1세에 의해 정리된 시편 찬송이다. 이 음악은 단순히 화음 없이 하나의 멜로디를 반복하며 신앙심을 표현하는 단선율(Monophony)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는 주로 로마 가톨릭 교회의 예배에서 불리던 곡들이며, 당시 교회에서 주로 사용되었다. 그레고리안 찬트의 악보는 지금의 5선지가 아닌 4선지로 기록되었으며, 음표 체계도 매우 단순했다. 다만 이러한 단순한 찬트는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조성하기에 적합했고, 오랜 세월 동안 교회 음악으로 이어져 왔다. 그러나 단선율의 단조로움은 시간이 지나면서 신부들에게도 지루함을 안겨주었고, 이에 변화가 필요하게 되었고, 이후, 오르가눔(Organum)이 발전했다고 대학 교양 시간에 배웠었던 것이 기억 난다. 오르가눔(Organum)은 그레고리안 찬트의 단조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화음을 추가한 음악이다. 이 시점에서 서양음악은 다성음악(Polyphony)으로의 첫걸음을 내딛게 되며, 음악에 화성이라는 개념이 도입된다. 비록 초기의 오르가눔은 현대의 기준에서 보면 다소 불협화음처럼 들릴 수 있지만, 그 자체로 서양 음악사에 큰 진전을 이루었다. 오르가눔은 병행 오르가눔, 자유 오르가눔, 멜리스마적 오르가눔, 리듬적 오르가눔 등으로 발전했으며, 화성학의 기초가 서서히 다져졌다. 이와 함께 악보도 점차 체계화되어, 음악을 연주하는 데 중요한 정보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레고리안 찬트는 교황청에 의해서 그 악보가 철저하게 비밀로 부쳐져, 일반인들은 알 수 없었는데... 모차르트가 교황청을 방문하여 처음 들은 그레고리안 찬트의 악보를 모두 기억하여 악보를 만들어 일반인들이 알 수 있었다는 일화가 생각 나서 더 재미있게 읽었다.
르네상스는 중세의 암흑기를 벗어나 유럽 전역에서 예술과 학문의 부흥을 이루었던 시기이다. 미술에서는 원근법과 음영 기법이 도입되었듯, 음악에서도 화성 개념이 확립되며 곡의 구조가 더욱 복잡해졌다. 특히 I-III-IV 같은 코드 프로그레션이 발전하여, 음악이 더 아름답고 조화롭게 들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이 시기에는 성악뿐만 아니라 악기 연주가 본격적으로 발전했으며, 여러 악기를 모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의 초기 형태가 등장했다. 교회 외에도 왕궁에서 귀족들을 위한 음악이 연주되기 시작했고, 음악이 종교적 의미에서 벗어나 세속적인 영역에서도 활용되기 시작했다. 바로크 시대는 음악적 기교와 화음, 그리고 악기의 다양성이 극대화된 시기이다. 이 시기의 음악은 단순함을 넘어 다채롭고 복잡한 구조를 자랑하며, 그 정점에 서 있던 인물들이 바로 헨델과 바흐이다. 비발디의 '사계'는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곡 중 하나로, 그 복잡한 기교와 다양한 악기의 조합이 돋보인다. 특히 오르간이라는 악기가 개발되면서 음악은 더욱 보급되었고, 이전에 종교적 목적에서만 사용되던 음악이 이제는 일반인들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당시 성당은 종교적 장소이자 음악의 향연이 펼쳐지는 문화적 중심지 역할을 하게 된다. 클래식 시대는 바로크 시대의 복잡한 기교에 싫증을 느낀 음악가들이 보다 단순하고 명료한 구조를 추구하며 시작되었다. 이 시기의 음악은 균형과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지나친 장식을 배제하고 본질에 집중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작곡가로는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이 있으며, 그들의 음악은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감동을 전달한다. 클래식 시대의 음악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서양 음악의 틀을 완성한 시기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처럼 서양음악사는 중세 교회의 찬트에서부터 화성, 기교, 악기의 발전을 거쳐 클래식 음악의 황금기에 이르기까지 매우 풍부하고 다채로운 역사를 자랑한다. 각 시대마다 음악의 발전은 그 당시의 문화적 변화와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으며, 오늘날 우리가 즐기는 현대 음악의 뿌리가 되고 있다.
서양 음악사는 단순히 음표와 선율의 집합체가 아니라, 인류 역사와 문화의 흐름 속에서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음악은 역사적 사건, 사회적 변화, 그리고 철학적 사유와 맞물려 발전해 왔으며, 이는 우리에게 음악을 단순한 예술 장르로 한정짓지 않고, 삶의 다양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책을 통해 음악이 어떻게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고, 또 어떻게 그 흐름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 수 있었다. 음악 교육의 전통적인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우리는 음악 속에 숨겨진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깊이 있는 이해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