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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 수업 - 21개의 동사로 풀어가는 영미 유럽 명작
이병수 지음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5년 1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류 역사상의 위대한 문학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 한다. 이번에 21개의 동사 속에서 풀어가는 명작들을 소개하는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이병수님의 <동사 수업>이었다. 명강의로 유명한 교수님의 풀어나가는 영미학 인문학이 궁금하다...
책을 펼치는 순간 우리는 하나의 세계로 들어간다. 이 세계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는 거대한 사유의 공간이다. 이병수 교수의 『삶이 무엇인지 질문받았을 때, 이 강의가 떠올랐다』는 그러한 사유의 공간을 탐험하는 안내서이다. 책은 삶을 구성하는 본질적인 행위들을 탐색하는 여정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공감, 상상, 행동, 표현, 열정 등 열두개의 키워드를 통해 인문학적 사유를 확장하며, 우리가 고전 문학에서 배울 수 있는 인간적 가치를 조명한다. 정말 고심한 끝에 고른 동사들이다...
공감: 타인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 공감은 단순히 남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타인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는 과정이다. 『변신』의 그레고르는 가족들에게 외면당한다. 그가 전하는 말은 더 이상 사람의 목소리로 들리지 않으며, 가족들은 그를 인간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한다. 이는 문학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외면할 때, 그것은 곧 그의 존재를 부정하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는 일상에서 얼마나 많은 타인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는가? 혹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말을 듣는 척만 하고 있는가? 공감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는 행위이다.
상상: 길을 잃는다는 것의 의미. 우리는 인생에서 한 번쯤 방황한다. 그러나 방황은 단순한 혼란이 아니라, 상상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톨스토이의 『인생이란 무엇인가』에서 주인공은 서른다섯의 나이에 자신의 길을 잃는다. 그가 믿어왔던 신념이 흔들리고, 그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게 된다. 하지만 방황하는 동안 우리는 새로운 길을 찾고, 삶의 다른 가능성을 상상할 기회를 얻는다. 길을 잃는다는 것은 곧 새로운 길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우리는 인생에서 몇 번이고 길을 잃고, 다시 찾아가야 한다. 상상은 그 과정에서 빛이 되어 우리를 이끌어준다.
행동: 나비의 날갯짓이 만드는 변화. 문학은 단순한 이야기의 나열이 아니다. 그것은 행동을 촉진하는 힘이다. 우리는 문학을 통해 행동하는 인간이 무엇인지 배운다. 『레미제라블』의 장 발장은 단순한 도둑이 아니다. 그는 인간성을 잃지 않으려 몸부림치고, 결국 선을 실천하는 인물로 성장한다. 그의 작은 행동들이 모여 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도 그렇다. 행동하지 않는 신념은 공허하다. 작은 행동 하나가 만들어내는 변화는 결코 작지 않다. 우리의 삶에서, 우리가 취하는 작은 선택들이 모여 거대한 사회적 변화를 이루는 것이다.
표현: 삶을 기록한다는 것. 『구토』의 로캉탱은 말한다. "나는 내 삶을 글로 표현했다." 사르트르는 글쓰기를 단순한 창작이 아니라,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과정으로 보았다. 우리는 왜 글을 쓰는가? 그것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우리가 무엇을 사랑하는지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문학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이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글을 쓰고, 이야기를 남기는 행위는 곧 삶을 살아가는 또 다른 방식이다.
열정: 끊임없이 알을 깨고 나아가는 삶. 헤세는 『데미안』에서 말한다. "우리는 끝없이 알을 깨고 나아가야 한다." 인간은 단 한 번의 탄생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우리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열정의 의미이다. 삶을 살아가는 것은 반복적인 탄생의 과정이다. 우리는 익숙한 둥지를 벗어나야 하고, 스스로 만든 한계를 깨야 한다. 열정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태도이다.
문학은 우리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제시하는 나침반이다. 이병수 교수님은 고전을 해설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문학을 통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문학 속에서 공감을 배우고, 상상을 키우며, 행동하고, 표현하고, 열정을 얻는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비로소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게 된다.
문학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지 않다. 그것은 행동을 촉구하고, 감정을 흔들며, 사고를 확장하는 힘을 지닌다. 우리는 고전을 통해 시대를 초월하는 인간의 고민과 감정을 마주한다. 그리고 결국, 그 안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문학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삶의 지침서이며, 내일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한학기의 수업을 마친 것 같은 감동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