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 할머니와 우당탕탕 가족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36
김여나 지음, 이명환 그림 / 한솔수북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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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거친 파도가 해안가 바위를 두드리는 아침, 나는 한 권의 그림책에서 만난 해녀 할머니를 떠올린다. 말숙 할머니라는 이름 속에 담긴 정겨움과, 그녀 곁을 지키는 동물 가족들의 모습이 마음 깊숙이 파고든다.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 시대가 잃어버린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울림으로 다가온다.

바다는 언제나 무언가를 주고받는 공간이었다. 조개와 미역을 내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소중한 것을 앗아가기도 하는 그 바다 앞에서 해녀 할머니는 매일을 살아간다. 고무 잠수복을 입고 깊은 물속으로 들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에는 삶에 대한 강인함과 동시에 생명을 향한 깊은 애정이 배어있다. 그 애정은 바다에서 건져 올린 해산물을 대하는 손길에서도, 집으로 돌아와 동물 가족들을 바라보는 눈빛에서도 똑같이 드러난다. 노랑이와 포, 그리고 네야. 이 세 생명체는 각각 다른 사연을 가지고 할머니 곁에 머물게 되었다.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이 아니지만, 이들 사이를 흐르는 정서는 그 어떤 핏줄보다도 진하다. 할머니가 바다로 나가면, 젖병 등대 앞에서 기다리는 노랑이와 포의 모습에서 나는 가족이라는 것의 본질을 본다. 기다림, 그것은 사랑의 가장 순수한 표현이 아닐까.

"고양이와 강아지와 사람은 하늘과 바다와 육지처럼 다르다"... 우리는 모두 다른 존재다. 다른 성격, 다른 습성, 다른 언어를 가진 채로 이 세상에 태어난다. 하지만 할머니는 그 다름을 거부하거나 억지로 맞추려 하지 않는다. 티격태격하는 동물들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 인간 가족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서로 다른 의견으로 충돌하고,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속을 썩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 모든 갈등과 마찰 속에서도, 진정한 가족은 서로를 포기하지 않는다. 할머니가 동물들을 "토닥토닥 따스하게 품어주는" 모습에서, 가족이란 완벽함이 아니라 용서와 포용에서 시작된다는 진리를 깨닫는다.

​높은 곳에 홀로 앉아 바다를 내려다보는 열아홉 살 고양이 네야의 모습은 특히 인상적이다. 나이가 들어가는 가족 구성원이 보이는 고독함과 성찰의 자세가 그 속에 담겨있다. 네야는 아마도 많은 것을 보고 경험했을 것이다. 그래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가족들을 지켜보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바다는 생명의 근원이면서 동시에 죽음이 머무는 곳이기도 하다. 해녀 할머니는 매일 그 경계를 넘나들며 살아간다. 물속에서 생명을 건져 올리기도 하고, 때로는 위험 앞에서 자신의 생명을 걸기도 한다. 이런 삶을 살아온 할머니이기에, 생명의 소중함을 누구보다도 깊이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고, 다정한 손길이 필요하다. 거친 바다와 매일 마주하며 체득한 삶의 지혜. 할머니의 손길 하나하나에는 생명에 대한 경외감이 스며있고, 그 경외감이 동물 가족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진다.

이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현대 사회의 가족 관계를 돌아보게 된다. 혈연 중심의 전통적인 가족 개념이 흔들리고,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등장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정작 가족 간의 정서적 유대는 약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 각자의 바쁜 일상에 쫓겨 서로를 기다리고 보듬는 시간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김여나 작가가 30여 년간 바닷가에서 살며 해녀들과 어부들의 이야기를 모았다는 사실은 이 작품의 진정성을 더해준다. 상상으로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삶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이기에 더욱 깊은 울림을 준다. 작가 자신이 해녀들과 함께 바다에 들어갔다는 대목에서는, 작품에 대한 진정성과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이명환 작가의 그림 역시 이야기의 정서를 완벽하게 담아낸다. 바다의 거친 역동성과 할머니의 푸근함, 동물들의 개성이 조화롭게 표현된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치 그 바닷가 마을에 직접 서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작가가 직접 부산으로 내려가 현장을 체험하고 그림을 그렸다는 것에서, 작품에 대한 진심을 느낄 수 있다.

이 이야기는 가족의 형태보다는 가족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한다. 혈연으로 맺어지지 않았지만 진정한 가족이 된 해녀 할머니와 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가족이란 함께하는 시간과 서로에 대한 배려, 그리고 무조건적인 사랑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대 사회에서 가족의 개념이 확장되고 있는 지금, 이 이야기는 더욱 의미 깊게 다가온다. 전통적인 가족 형태를 벗어난 다양한 가족들이 존재하지만, 중요한 것은 형태가 아니라 그 안에 흐르는 사랑과 돌봄의 정신이라는 것을 말이다.

젖병 등대 앞에서 할머니를 기다리는 노랑이와 포의 모습에서, 나는 가족이라는 것의 가장 순수한 모습을 본다. 조건 없는 기다림, 변함없는 신뢰, 그리고 서로에 대한 깊은 애정. 이것이야말로 가족의 본질이 아닐까. 바다가 매일 다른 얼굴을 보여주듯, 가족도 매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때로는 잔잔하고 평화롭기도 하고, 때로는 거칠고 역동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모든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서로를 향한 사랑이다. 해녀 할머니와 동물 가족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진정한 가족은 폭풍우가 몰아쳐도 서로를 놓지 않는 손길이다. 이 따스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우리 가족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고 있는가? 조건 없는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가? 바닷가 마을의 해녀 할머니와 동물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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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챌린지 - AI 시대, 가장 강력한 스펙은 하루 한 도전을 100일간 이어가는 힘이다
오츠카 아미 지음, 류두진 옮김 / 인사이트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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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마감일이 코앞에 닥친 과제를 앞두고 "이번만큼은 좀 편하게 넘어갈 수 없을까?"라며 궁리하던 순간들을. 저자의 이야기는 바로 그런 평범한 대학생의 작은 꼼수에서 시작된다. 아침 수업에 늦어 슬그머니 강의실 뒷문으로 들어가던 그 학생이, 100일 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되어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 걸까. #100일 챌린지의 과정이 궁금해진다.

처음 챗GPT를 만났을 때의 그 설렘과 기대감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리포트도, 아이디어도, 코드도 모든 것을 AI가 척척 해결해줄 것만 같았던 그 순간의 순진함까지도. 하지만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AI가 만들어준 답안들은 어딘가 어색했고, 진정한 나의 것이 아니었다. 바로 그 지점에서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AI가 다 해줄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도 않잖아? 뭔가 부족해." 이 깨달음이야말로 저자 여정의 진정한 출발점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생성형 AI를 만능 해결사로 여기며 의존하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있다는 것을 그는 몸소 체험했다.

100일간의 도전 과정에서 저자가 마주한 수많은 좌절과 시행착오들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코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의 당황스러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의 막막함, 그리고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감까지. 하지만 바로 그런 과정들이 그를 성장시켰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StateMachine 클래스를 도입하는 과정이었다. 단순히 챗GPT가 제안한 해결책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방법이 필요한지를 이해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적용해나가는 모습에서 진정한 학습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 도구는 답을 제시해주지만, 그 답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은 결국 사용자의 몫이라는 것이다.

하루하루 쌓아올린 작은 프로그램들이 결국 큰 변화를 만들어냈다는 점이 가장 감동적이었다. Day 1부터 Day 100까지, 각각의 도전은 작아 보일지 모르지만, 그 누적된 경험과 지식은 한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경제학부 학생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되는 것은 사고방식과 접근법 자체의 혁신적 변화였다. SNS에 매일 결과물을 공유하며 피드백을 받는 과정도 인상적이었다. 혼자만의 학습이 아닌, 공동체와 함께하는 성장의 여정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때로는 응원의 메시지가, 때로는 건설적인 비판이 그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었다. 이는 AI 시대에도 여전히 인간적 연결과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저자의 경험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AI에 대한 관점의 변화다. 처음에는 모든 것을 대신해줄 만능 도구로 여겼지만, 점차 함께 협력하는 동반자로 인식하게 되었다. "답을 내는 건 AI지만, 그 답을 어떻게 쓰느냐는 내 손끝에 달려 있다"는 깨달음은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챗GPT는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기술적 해결책을 제시하지만, 그것을 자신만의 창작물로 발전시키는 것은 온전히 사용자의 창의성과 노력에 달려 있다. 이는 단순한 복사와 붙여넣기를 넘어선, 진정한 의미의 협업이었다. AI의 제안을 받아들이되,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고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개선해나가는 과정에서 진짜 성장이 일어났다.

이 이야기는 전통적인 교육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강의실에서 수동적으로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과, AI와 상호작용하며 능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인 학습일까? 저자의 경험은 후자가 더 강력한 학습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프로그래밍과 같은 실용적 기술 분야에서는 이론보다 실습이, 암기보다 창작이 더 중요하다. AI는 이런 실습 중심 학습을 가능하게 해주는 최적의 도구다. 언제든 질문할 수 있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으며, 무한히 재시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하지만 동시에 이 과정에서 학습자의 주체성이 더욱 중요해진다. AI가 제공하는 편의성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 탐구하고 도전하려는 의지가 있어야만 진정한 성장이 가능하다. 저자가 매일 새로운 주제에 도전하며 자신의 한계를 넓혀간 것처럼 말이다.

100일간의 여정에서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기술적 성취보다 인간적 성장이었다. 게으르고 무성의했던 학생이 매일 꾸준히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사람으로 변화한 것. 이는 단순한 스킬 습득을 넘어선, 삶에 대한 태도의 근본적 변화였다. "나라는 사람"에 대한 깊은 성찰도 인상적이었다. AI와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사고방식과 접근법을 발견해나가는 모습은, 기술이 발달할수록 오히려 개인의 고유성이 더욱 중요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AI가 범용적인 답을 제공한다면, 인간은 그것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변형해야 한다.

저자의 이야기는 AI 시대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희망으로 바꿔준다. 많은 사람들이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며 걱정하지만, 이 이야기는 오히려 AI가 인간의 가능성을 확장시킬 수 있는 도구임을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AI를 두려워하거나 맹목적으로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주체성을 잃지 않는 것이다. "챗GPT는 나를 뛰어넘을 수 없다"는 깨달음은 특히 의미심장하다. 아무리 뛰어난 AI라 할지라도 개별 인간의 고유한 경험과 창의성, 그리고 삶의 맥락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AI는 도구일 뿐이며, 그 도구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여전히 인간의 선택이다.

이 이야기를 읽으며 나 역시 나만의 100일 챌린지를 시작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프로그래밍이 아니더라도, 매일 작은 창작 활동을 통해 스스로를 성장시켜나가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AI를 현명한 동반자로 활용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완벽함을 추구하지 않는 것이다. 저자도 처음에는 어색하고 부족한 결과물들을 만들어냈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이어나갔기에 결국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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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노화 다이어트의 정석
유혜미 지음 / 모티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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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언제부터 다이어트를 '살 빼기'와 동일시하게 되었을까? 체중계 위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만을 성공으로 여기며, 거울 속 초라해진 얼굴과 활력을 잃은 몸을 외면해온 것은 아닐까? 이번에 읽을 기회가 있었던 유혜미 원장의 <저속노화 다이어트의 정석>은 이러한 기존 다이어트의 맹점을 정면으로 지적하며, 우리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과연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순한 체중 감량인가, 아니면 젊고 건강한 삶인가? 이 책이 제시하는 '저속노화 다이어트'는 노화의 속도 자체를 조절하려는 혁신적인 접근법이다. 성형외과 전문의로서 수많은 환자들을 만나온 저자는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현대인들의 진짜 고민을 간파했다. 살을 빼고 나서 오히려 더 늙어 보이는 현상, 극단적인 식단 조절 후에 찾아오는 요요 현상, 그리고 무엇보다 다이어트 과정에서 잃어버리는 생활의 리듬과 활력까지 말이다.

현대 의학이 제시하는 새로운 명제는 단순하면서도 혁명적이다. 나이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노화의 '속도'가 진정한 관건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의 전환은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하는 기존의 다이어트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을 요구한다. 저속 노화 다이어트는 체중계의 숫자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생물학적 노화의 속도를 늦추면서도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통합적 전략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마주하는 딜레마가 있다. 살은 빠지지만 얼굴이 늙어 보이고, 체중은 줄었지만 활력은 사라지는 현상이다. 이는 잘못된 감량 방식이 근육과 수분을 함께 빼앗아가면서 발생하는 부작용이다. 진정한 저속 노화 다이어트는 이러한 함정을 피하면서, 오히려 젊어지는 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노화는 피부 표면의 주름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진정한 노화의 시작점은 우리 몸 깊숙한 곳, 바로 내장지방의 축적과 기초대사율의 저하에서 찾을 수 있다. 내장지방은 단순한 에너지 저장소가 아니라, 염증성 물질을 분비하는 활성 기관이다. 이 염증성 물질들이 혈관을 손상시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키며, 궁극적으로는 전신의 노화를 가속화한다. 기초대사율의 저하는 이러한 악순환을 더욱 심화시킨다. 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찌기 쉬워지고, 피로감이 증가하며, 면역력이 떨어진다. 이는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가 아니라, 잘못된 생활 습관과 급격한 체중 감량이 누적된 결과인 경우가 많다.

현대인들이 흔히 시도하는 극단적 저칼로리 다이어트나 단식은 단기간에는 효과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대사를 더욱 둔화시킨다. 몸이 생존 모드로 전환되면서 근육량을 줄이고, 기초대사율을 낮춰 에너지를 보존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감량에 성공한 사람들이 흔히 경험하는 요요현상은 바로 이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극단적 접근이 호르몬 시스템을 교란시킨다는 점이다. 갑상선 호르몬의 분비가 저하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는 증가한다. 여성의 경우 생리 불순이나 무월경이 발생할 수 있으며, 남성의 경우에도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감소할 수 있다.

저자는 대사 복구를 위한 4가지 핵심 전략을 소개 한다. 먼저 단백질은 저속 노화 다이어트의 첫 번째 기둥이다. 우리 몸의 모든 조직 - 근육, 피부, 호르몬, 효소, 면역세포 - 이 단백질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충분한 단백질 섭취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특히 수면 중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이 제대로 작용하려면 충분한 단백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체중 1kg당 1-1.5g의 단백질 섭취가 권장되며, 가장 중요한 시점은 아침 식사다. 아침에 섭취하는 단백질은 하루 종일의 식욕 조절과 근육 보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연구에 따르면, 아침에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한 그룹은 체중 감량 과정에서도 근육량을 거의 유지할 수 있었다. 단백질의 분산 섭취도 중요하다. 한 끼에 몰아서 섭취하기보다는 세 끼에 골고루 배분하여 섭취할 때 근육 합성이 더욱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 이는 근육 단백질 합성이 일정한 간격으로 자극받을 때 최적화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외에 여러가지 논문과 그 결과에 대해 상세 설명해 준다. 우리가 다이어트를 하면서 심각하게 생각하는 탄수화물... 탄수화물을 무조건 악으로 규정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탄수화물은 뇌의 주요 에너지원일 뿐만 아니라, 면역세포의 활동에도 필수적이다. 극단적인 저탄수화물 식단은 초기에는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면역력 저하, 피로감 증가, 생리 불순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고강도 운동을 하거나 극단적인 저탄수화물 식단을 유지하는 사람들에게서 T세포와 NK세포 같은 핵심 면역세포의 활성이 저하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이는 단순한 에너지 부족이 아니라 면역 시스템 자체의 기능 저하를 의미한다.

저속 노화 다이어트의 핵심은 거대한 변화가 아닌 작은 습관의 축적이다. 매일 양치질하면서 하는 스쿼트, 물을 마시러 갈 때의 제자리걸음, 잠들기 전 5분간의 명상이나 감사 일기 쓰기 등 사소해 보이는 행동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든다. 이러한 미세한 습관들은 의지력에 크게 의존하지 않아도 실천할 수 있어 지속 가능성이 높다. 또한 기존의 루틴에 자연스럽게 통합되어 생활의 일부가 되기 쉽다.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만능 다이어트는 존재하지 않는다. 개인의 체질, 생활 환경, 스트레스 수준, 기존 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자신의 몸의 신호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그에 맞게 조절해나가는 유연성이 중요하다.

저속 노화 다이어트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총체적 접근법이다. 급격한 변화보다는 점진적이고 지속 가능한 개선을 통해, 나이가 들어도 활력을 잃지 않는 몸과 마음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중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꾸준함이다. 때로는 실패하고 후퇴할 수도 있지만, 다시 궤도에 올라설 수 있는 회복력을 기르는 것이 진정한 저속 노화의 핵심이다. 120세 시대를 건강하고 아름답게 살아가기 위한 여정은 오늘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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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 더 행복하고 더 부유하고 더 건강한 여자로 사는 법, 20주년 기념 개정판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남인숙 지음 / 해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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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질적 고민들에 대한 솔직하고 현실적인 답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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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긋다 - 서예와 캘리그라피에서 인생을 배우다
이경화 지음 / 머메이드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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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메마른 사막에 서 있는 듯한 기분, 숨 쉴 틈 없이 내달리는 일상 속에서 문득 멈춰 선 순간, 저는 제 자신이 흐릿해져 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거대한 물결에 휩쓸려, 정작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조차 잊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계획들로 빈틈없이 채워져 있었지만, 제 마음의 스케줄은 텅 비어 있었고, 그 공허함은 끊임없이 저를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마치 연극 무대 위의 배우처럼 주어진 역할에 충실할수록, 가면 뒤에 숨겨진 진짜 '나'는 점점 더 희미해져 갔습니다. 어둠 속을 헤매는 듯한 그 답답함 속에서, 저는 비로소 제 삶에 ‘쉼표'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경화님의 <선을 긋다>. 그때, 제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서예'였습니다. 단정하게 놓인 붓과 묵, 그리고 새 하얀 화선지의 모습은 마치 고요하고 넓은 호수와 같았습니다. 복잡하고 소란스러운 제 세상과는 너무나도 다른 그 단순함이 저를 이끌었습니다. 처음 붓을 잡았을 때의 어색함과 서투름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제 손끝에서 떨려 나오는 선들은 제 마음처럼 불안하고, 삐뚤빼뚤하며,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미지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붓이 화선지에 닿는 그 순간, 세상의 모든 소음이 멈추고 오직 붓과 제 호흡만이 존재하게 되는 신비로운 경험을 했습니다. 제 안에 갇혀 있던 또 다른 저를 만나는 첫 만남이었습니다.

붓을 들어 선을 긋는다는 행위는 삶에 새로운 '경계'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나'를 규정하던 외부의 시선과 타인의 기대치에서 한 걸음 물러나, 오직 저만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었죠. 매일 아침, 저는 엄마와 아내라는 역할을 잠시 내려놓고 붓을 잡았습니다. 그 시간은 마치 문을 열고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서는 듯한 해방감을 주었습니다. 가늘고 섬세한 붓끝에 모든 감각을 집중하고 몰두하는 순간, 저는 온전히 '나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외부의 혼란으로부터 스스로를 분리하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이 조용한 시간은, 마치 깊은 물속으로 잠수하여 세상의 소음으로부터 멀어지는 것과 같은 평온함을 선물해주었습니다. 저는 그제야 제가 숨 쉴 수 있는 자유를 찾았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이 늘 평화로 웠던 것만은 아닙니다. 붓을 들었을 때에도 마음은 여전히 과거의 아쉬움에 머물러 있거나,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 흔들리곤 했습니다. '잘 쓰고 싶다'는 완벽주의적인 마음이 올라올 때마다, 저는 번번이 좌절의 늪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작가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잘 쓰려는 나를 내려놓는 것이 힘을 빼는 과정이었다"는 깨달음은 제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제 마음이 이끄는 대로, 서툴러도 좋다는 마음으로 붓을 놀렸습니다. 의도치 않게 휘어진 선, 먹물이 뭉개진 흔적들조차 제 삶의 솔직한 고백처럼 느껴졌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자기 인정과 다독임 속에서, 저는 비로소 진정한 치유의 힘을 발견했습니다. 제 감정들이 글씨를 통해 흐르면서, 우울감조차 저를 더 깊이 돌보라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서예를 평면의 예술로만 보았던 시선도 점차 변화했습니다. 처음에는 붓으로 글자의 형태를 나타내는 일차원적인 관점이었다면, 곧 내면의 생각을 점과 획에 응축하는 이차원적인 시각으로 확장되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획을 긋는 순간 비로소 드러나는 ' 여백 '의 아름다움은 제게 새로운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그 여백은 마치 인생의 숨겨진 의미처럼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서예가의 삶과 철학이 담긴 획을 통해, 작품을 보는 저의 현재가 연결되는 사차 원적 경험은 더욱 경이로웠습니다. 붓을 드는 행위가 오랜 세월 자신을 성찰하고 삶의 철학을 담는 수신의 한 방법이라는 깨달음은 제 삶의 깊이를 더해주었습니다. 이경화 작가님에게 붓이 거울이자 나침반이며 고요한 방이었다는 말씀처럼, 서예는 제게 자기 자신을 비추는 가장 정직한 거울이 되었습니다. 혼란스러운 세상의 흐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제 중심을 붙잡아주는 굳건한 닻과도 같았죠. 저는 서예를 통해 제가 어떤 상태인지,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붓을 잡는 순간, 세상의 번잡함은 사라지고 오직 '나'만이 존재합니다. 이 고요한 성찰의 시간을 통해, 저는 제 삶의 방향을 끊임없이 재조정하고, '나다움'을 잃지 않는 법을 배웠습니다.

책에서 언급된 "마음은 불씨 같은 것, 말 한마디에 사그라들다가 되살아나기도 한다"는 문장은 제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붓으로 글을 쓰는 시간이 결국 제 말의 온도를 바꾸고, 타인과의 관계를 새롭게 하며, 삶의 감도를 높여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작은 변화가 불씨가 되어 서로를 변화시킨다는 말씀처럼, 내면의 평화를 찾아가는 저의 작은 발걸음은 주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평온해지자, 제 주변의 모든 것들이 제게 맞춰 차분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책은 제게 진정한 '삶을 살아내는 법'을 알려준 귀한 안내서였습니다. 저는 이제 압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서예처럼, 자신을 비추고 돌아볼 수 있는 '거울' 같은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독서든, 글쓰기든, 조용한 산책이든, 중요한 것은 그 시간을 통해 삶의 소란함 속에 숨겨진 제 본연의 리듬을 되찾는 것입니다.

저는 붓을 들고 선을 긋습니다. 그 선 하나하나에 저의 고백과 바람, 그리고 감사의 마음을 담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다만, 이 선들이 제 삶의 여백을 아름답게 채우고, 제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지를 말해주는 증표가 되기를 바랍니다. 붓끝에서 시작된 이 작은 움직임이 제 삶 전체에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제 삶에 이 고귀한 '선을 긋는' 여정을 계속 이어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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