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관한 거의 모든 이야기 - 벤츠에서 테슬라까지, 150년 역사에 담긴 흥미진진 자동차 문화사전
루카 데 메오 지음, 유상희 옮김 / 미래의창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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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루카 드 메오(Luca de Meo)의 <자동차에 관한 거의 모든 이야기>는 자동차 애호가들을 위한 사전 형식의 에세이집이다. 현재 르노 그룹의 CEO로 재직 중인 저자는 30년 이상 자동차 업계에서 활동하며 피아트, 폴크스바겐, 세아트 등 유럽의 주요 자동차 브랜드를 거쳐온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시작해 독일, 스페인, 그리고 현재 프랑스까지 유럽 전역의 자동차 문화를 체험한 저자만이 쓸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책은 사전 형식을 취하고 있다. 'ㄱ'부터 시작해 'ㅎ'로 끝나는 이 책은 자동차 백과사전만이 아니라, 자동차를 둘러싼 인간의 이야기, 문화, 그리고 사회적 의미를 탐구하는 인문학적 접근을 시도한다 할 것 같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성에 있다. 전설적인 자동차 모델들(2CV, DS, R5 등)과 유명 브랜드들에 대한 이야기를 예상하지만, 저자는 'R comme robots(로봇)', 'S comme Sans permis(무면허)'와 같은 현대적이고 때로는 의외의 주제들도 이야기 한다. 이러한 접근은 자동차 산업이 과거의 향수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모빌리티까지 아우르는 역동적인 영역임을 보여준다. 저자는 각 항목에서 개인적인 경험과 업계 내부자로서의 통찰을 절묘하게 조합한다. 예를 들어, 특정 모델의 기술적 혁신을 설명할 때는 그 뒤에 숨겨진 인간적 드라마나 경영진의 결정 과정까지 포함시켜, 자동차가 인간의 창조물임을 강조한다. 이는 자동차 산업의 여러 국가에서 다양한 위치를 경험한 저자만이 제공할 수 있는 독특한 관점이다.

드 메오의 접근법에서 주목할 점은 자동차를 교통수단만이 아닌 문화적 현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다. 그는 자동차가 지난 150년간 우리 사회의 기둥 역할을 해온 과정을 추적하면서, 각 시대의 사회적 변화와 자동차의 진화가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특히 유럽의 서로 다른 자동차 문화를 경험한 저자의 독특한 위치에서 나오는 통찰이다. 책에서 다루는 인물들의 초상화들은 자동차 산업을 만들어온 인간의 이야기로 읽힌다. 엔지니어, 디자이너, 경영자들의 개인적 동기와 창조적 과정을 통해 자동차 역사 뒤에 숨겨진 인간적 요소를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접근은 기술사를 인문학적으로 해석하는 현대적 경향과도 맞닿아 있다. 또한 저자는 자동차와 관련된 언어, 은유, 사회적 의미들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자동차가 개인의 정체성, 사회적 지위, 라이프스타일의 표현 수단이 되어온 과정을 추적하면서, 현대인의 자동차에 대한 '사랑'이 어떻게 형성되고 발전해왔는지를 보여준다.

저자의 오랜 업계 경험은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이자 동시에 한계이기도 하다. 피아트에서 폴크스바겐, 세아트, 그리고 르노까지 거쳐온 경험은 유럽 자동차 산업에 대한 깊이 있는 내부자적 관점을 제공한다. 공식 발표나 언론 보도에서는 알 수 없는 의사결정 과정, 브랜드 전략의 배경, 그리고 업계의 숨겨진 역학관계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업계 내부자적 시각은 때로는 비판적 거리감의 부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자동차 산업의 환경적 영향, 도시화 문제, 사회적 불평등과 같은 현대적 쟁점들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접근을 보인다. 이는 현직 CEO로서의 입장과 개인적 자동차 애호가로서의 감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또한 유럽 중심적 시각도 아쉬운 부분이다. 아시아나 미국의 자동차 문화, 특히 현재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이나 테슬라 같은 신생 기업들에 대한 다룸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이는 저자의 경험 범위와 관련이 있지만, 글로벌 자동차 산업을 다루는 책으로서는 균형감의 문제를 제기한다.

현재는 자동차 산업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다. 전기차로의 급속한 전환,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 그리고 모빌리티 서비스의 부상 등은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드 메오는 'Génération Z'나 'robots' 같은 항목을 통해 이러한 변화를 다루고 있지만, 동시에 전통적인 자동차 문화에 대한 애착도 강하게 드러낸다. 이러한 양가적 태도는 오히려 현재 자동차 산업이 직면한 딜레마를 잘 보여준다. 새로운 기술과 환경적 요구사항에 대응해야 하면서도, 동시에 자동차가 가진 문화적, 감정적 가치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저자의 관점에서 이는 단순한 기술적 전환이 아니라 인간과 자동차의 관계 자체에 대한 재정의를 의미한다. 특히 전기차에 대한 저자의 시각은 흥미롭다. 기술적 혁신을 인정하면서도,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가 가진 감성적, 문화적 요소들이 상실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현한다. 이는 기술 발전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 과정에서 보존되어야 할 가치들에 대한 성찰로 읽힌다.

책의 사전 형식은 선형적 읽기보다는 관심 있는 항목을 골라 읽는 방식을 권한다. 이는 바쁜 현대인들의 독서 패턴에도 적합하며, 각 항목이 독립적으로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제공한다. 하지만 전체를 통독할 경우, 저자의 자동차에 대한 총체적 시각과 철학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전문적이면서도 접근하기 쉽게 쓰여있어, 자동차 업계 종사자부터 일반적인 자동차 애호가까지 폭넓은 독자층을 아우를 수 있다. 기술적 세부사항보다는 이야기와 맥락에 중점을 둔 서술 방식은 자동차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한 독자도 충분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한다. 특히 각국의 자동차 브랜드들이 가진 역사적, 문화적 맥락에 대한 이해는 저자의 통찰을 더 깊이 있게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

루카 드 메오의 책은 자동차 애호서의 범주를 넘어서는 문화사적 의미를 가진다. 자동차 산업의 내부자이자 동시에 진정한 애호가로서의 저자의 시각은, 기술과 인간, 산업과 문화,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독특한 관점을 제공한다. 책의 강점은 저자의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생생한 통찰과 자동차를 문화적 현상으로 바라보는 인문학적 접근에 있다. 각 항목에서 드러나는 개인적 경험과 전문적 지식의 조합은 독자들에게 자동차 역사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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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스몰 토크 이렇게나 쉬웠다니
김영욱 지음 / 모티브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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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화상영어 수업을 받던 어느 날, 유튜브에서 우연히 마주친 한 영어 강사가 있었다. 짧고 명확한 설명으로 "이럴 땐 이런 영어를", "이건 이렇게 해야 해"라며 친근하게 다가오는 그의 모습에 자연스럽게 구독 버튼을 눌렀다. 그것이 바로 달변가 영쌤과의 첫 만남이었다. 매일 찾아보지는 못하더라도, 그의 영상이 추천될 때마다 빠짐없이 시청하며 조금씩 영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 그런 그가 드디어 책을 출간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의 설렘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영어로 스몰 토크 이렇게나 쉬웠다니>라는 제목부터가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화상영어를 하면서 항상 같은 표현만 반복하는 나 자신을 보며 답답해했던 터라, 이 책이 나에게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해줄 것 같은 기대감이 들었다.

이 책은 총 80일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 개의 파트로 나뉘어 있다. 첫 번째 파트 'Day 1-30'에서는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한국어 표현 30가지를 자연스러운 영어로 표현하는 방법을 다룬다. 두 번째 파트 역시 'Day 1-30'으로, 원어민들이 실제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패턴들을 일상 대화 속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마지막 파트는 'Day 1-20'으로 조동사 패턴에 집중한다. 각 단원의 구성 또한 체계적이다. 먼저 '표현 고민하기'로 시작해서 '3가지 표현 함께 익히기', '각 표현의 뉘앙스 바로 알기', '표현 활용예문', '대화문', '실력 5배 상승 표현', 그리고 마지막에 '영쌤의 마지막 한 마디'로 마무리된다. 이런 단계적 접근 방식이 학습자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표현을 체득할 수 있게 도와준다.

책을 펼쳐 첫 번째 표현을 살펴보았을 때의 충격은 지금도 생생하다. "넌 왜 이렇게 눈치가 없니?"라는 표현이었는데, 평소 아이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Why can't you take a hint?"라고 당당하게 영어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에 뿌듯함이 밀려왔다. 하나의 표현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세 가지 다양한 방식으로 같은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고, 실제 대화문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스며드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이 다른 영어 학습서와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보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접근 방식에 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한국의 영어 교육 시스템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내며, 외국인 앞에서 벙어리가 되는 한국인들의 현실을 직시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답으로 스몰 토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단순히 문법이나 어휘를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상황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표현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각 표현은 충분한 맥락을 제공하는 대화문과 함께 제시되어, 언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감각을 기를 수 있게 해준다. 45만 명의 검증된 후기와 "영어로 대화하는 게 이렇게 쉽고 재밌는 건지 처음 알았다"는 평가를 보며, 나도 그런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간절함이 생겼다. 이 책으로 체계적인 학습 루틴을 만들어보기로 결심했다. 먼저 하루에 한 표현씩 천천히 소화해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단순히 읽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각 표현을 실제 상황에 적용해보고, 대화문을 소리 내어 읽으며 자연스러운 발음과 억양까지 익히려 한다. 특히 '영쌤의 마지막 한 마디'는 꼼꼼히 읽으며 각 표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도모할 계획이다.

두 번째 파트에서 다루는 패턴 학습은 영어 실력 향상에 있어 핵심적인 부분이다. "There is/are", "I want to", "I feel like" 같은 기본 패턴부터 시작해서 "No wonder", "I can't help" 등의 고급 표현까지 단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패턴들은 단순 암기가 아닌 다양한 예문과 상황별 활용법을 통해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빈도수 1위라는 객관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정된 패턴들이라는 점에서 신뢰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갖춘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 파트인 조동사 패턴 학습은 영어의 뉘앙스를 정확히 전달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Can I", "Should I", "Must have", "Could have" 등의 조동사 패턴들은 같은 의미라도 화자의 의도나 상황에 따라 다르게 사용되기 때문에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각 조동사 패턴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뉘앙스로 사용되는지를 명확히 구분해서 설명하고 있어, 그동안 헷갈렸던 부분들을 명쾌하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살펴보면서 느낀 작은 아쉬움이 하나 있다면, QR 코드를 통한 음성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화문을 네이티브 발음으로 들을 수 있다면 더욱 완벽한 학습이 가능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이는 전체적인 만족도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 책의 체계적인 구성과 실용적인 내용, 그리고 달변가 영쌤의 친근한 설명이 주는 학습 동기가 훨씬 크게 다가온다. 매일매일 영어 실력을 120% 상승시킬 수 있는 확실한 예시와 추가적인 실전 문장들이 제공된다는 약속이 현실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 책 한권으로 영어로 할 수 있는 90% 이상의 대화는 가능하게 만들자"는 저자의 의지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아는 단어와 아는 표현을 더 잘 쓰게 만들고 싶다는 그의 진심 어린 마음이 느껴져서, 나 역시 영어 울렁증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게 영어를 구사하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졌다. 앞으로 80일간의 여정을 통해 "아, 그 표현 뭐더라?"라고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고, 대신 자연스럽게 영어가 입에서 나오는 그날을 만들어보려 한다. 달변가 영쌤이 제시한 로드맵을 충실히 따라가면서, 진정한 영어 소통의 즐거움을 경험해보고 싶다. 이 책과의 만남이 단순히 또 하나의 영어 학습서를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영어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 방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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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YPTO.AI - 블록체인과 AI의 본질을 이해하고, 트렌드를 파악하다
김기영 외 지음 / 키랩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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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현재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급격한 기술 변화의 시대를 살고 있다.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 여겨졌던 창작과 사고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으며, 동시에 블록체인 기술은 기존 중앙집권적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CRYPTO.AI》는 이 두 기술이 단순히 병렬적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한계를 보완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할 수 있음을 제시한다. 많은 이들이 AI와 블록체인을 경쟁 관계로 인식하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AI가 '생성'의 힘을 발휘한다면, 블록체인은 그 생성물의 '진위'와 '소유권'을 보장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는 마치 창작자와 공증인의 관계와 같다. 하나는 무한한 가능성을 펼쳐내고, 다른 하나는 그 가능성이 올바른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수행한다.

ChatGPT의 등장은 기술적 진보를 넘어 사회 전반의 인식 변화를 가져왔다. 이전의 AI가 특정 분야에 특화된 도구였다면, 대규모 언어모델(LLM)은 범용적 지적 능력을 보여주며 인간의 인지적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번역, 요약, 코딩, 창작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 수준 또는 그 이상의 성과를 보이며, 우리의 일상과 업무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혁신에는 그림자가 따른다. AI가 생성한 콘텐츠와 인간이 창작한 것을 구분하기 어려워지면서, 진위성의 문제가 대두되었다. 딥페이크 기술로 인한 허위정보 확산, AI 생성 이미지로 인한 저작권 침해, 그리고 무엇보다 '이것이 정말 인간의 작품인가?'라는 근본적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블록체인은 이러한 AI 시대의 딜레마에 대한 기술적 해법을 제시한다. 분산원장 기술의 핵심은 중앙 권한 없이도 거래와 정보의 진위를 검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AI가 생성한 콘텐츠에 대한 메타데이터를 불변의 형태로 기록하여, 창작 과정의 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AI가 생성한 이미지라면 그 생성 과정, 사용된 데이터셋, 알고리즘의 종류 등을 블록체인에 기록할 수 있다. 반대로 인간이 창작한 작품이라면 그 증거들을 체인 상에 남겨 향후 분쟁에 대비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신뢰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OpenAI의 창립자이자 AI 분야의 선구자인 Sam Altman이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Worldcoin을 이끌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상징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Proof of Personhood(인간 증명)'라는 개념을 통해 AI와 인간을 구분하는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Worldcoin은 홍채 스캔을 통해 개인의 고유성을 검증하고, 이를 블록체인에 기록하여 해당 사용자가 실제 인간임을 증명한다. AI가 점점 인간과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한 상황에서, 이러한 '인간 증명' 시스템은 디지털 세계에서의 신원 확인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Story Protocol은 AI 시대의 저작권 문제에 대한 블록체인 기반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 플랫폼은 창작물의 원본성을 증명하고, AI 학습에 사용된 데이터에 대한 기여도를 자동으로 추적하며, 그에 따른 수익을 공정하게 분배하는 메커니즘을 구축했다. 예를 들어, 어떤 작가가 자신의 소설을 Story Protocol에 등록했다면, 이후 AI가 이 소설을 학습 데이터로 사용하여 유사한 작품을 생성할 때마다 원작자에게 자동으로 로열티가 지급된다. 이는 AI의 창작 능력을 활용하면서도 원본 창작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낸다.

블록체인은 AI의 또 다른 약점인 중앙집권적 컴퓨팅 구조도 해결할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AI 서비스는 Google, Amazon, Microsoft와 같은 거대 기업의 클라우드 인프라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형 컴퓨팅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전 세계의 유휴 컴퓨팅 자원을 활용하여 더욱 민주적이고 효율적인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에서는 AI 모델의 훈련과 추론 과정이 네트워크 참가자들에게 분산되며, 기여도에 따라 토큰으로 보상을 받는다. 이는 AI의 발전 혜택이 소수의 거대 기업이 아닌 생태계 전체에 공유되는 구조를 만든다.

AI와 블록체인의 결합이 모든 문제의 만능 해결책은 아니다. 먼저 블록체인의 고질적 문제인 확장성과 에너지 소비 문제가 있다. AI 서비스는 대용량 데이터와 빠른 처리 속도를 요구하는데, 현재 블록체인 기술로는 이를 완전히 만족시키기 어렵다. 또한 AI 모델 자체가 블랙박스 성격을 가지고 있어, 블록체인에 기록된 메타데이터만으로는 AI의 의사결정 과정을 완전히 투명하게 만들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AI와 블록체인 모두 기존 법적 프레임워크로는 규율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두 기술이 결합되면서 규제의 복잡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개인정보 보호, 금융 규제, 지적재산권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법적 기준이 필요하다. 특히 국가마다 AI와 블록체인에 대한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글로벌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규제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AI와 블록체인의 결합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사회 계약을 체결하는 일이다. AI가 제공하는 무한한 가능성과 블록체인이 보장하는 신뢰와 투명성이 만날 때, 우리는 비로소 기술이 인간을 위해 봉사하는 진정한 디지털 경제를 구축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기술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점이다. AI와 블록체인은 모두 인간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따라서 기술 발전과 함께 윤리적 고민, 사회적 합의, 그리고 인간다움에 대한 성찰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CRYPTO.AI》가 제시하는 비전은 기술 유토피아가 아닌, 기술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함께 발전해 나가는 현실적인 미래다. 이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이해만큼이나 인문학적 성찰과 사회적 지혜가 필요하다. 결국 디지털 혁명의 성공 여부는 우리가 얼마나 현명하게 이 강력한 도구들을 다루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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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따뜻한 실용주의 - 이념을 넘어 국민의 삶을 중심에
김태철.황산 지음 / 해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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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과 갈등으로 지친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 실용주의적 접근은 분명히 의미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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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따뜻한 실용주의 - 이념을 넘어 국민의 삶을 중심에
김태철.황산 지음 / 해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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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미술관에서 한 점의 그림을 바라보는 순간이 있다. 멀리서 보면 흐릿한 색채의 조합으로만 보이던 것이, 가까이 다가가면 세밀한 붓터치와 의도된 구성이 드러난다. 정치 또한 그와 같지 않을까. 거대한 담론과 선명한 구호로 포장된 표면 아래, 실제로는 무수한 개별적 삶들이 촘촘히 엮여 있는 복합적 현실이 존재한다. 조금은 조심스럽지만 대통령의 실용주의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현재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새 정부의 실용주의적 접근법은, 바로 이런 관점의 전환을 요구한다. 정치를 거대한 서사나 이념적 대결의 무대가 아닌, 구체적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 바라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실리만을 추구하는 냉혹한 계산주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진정한 실용주의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에서 출발한다. 실용주의를 기회주의나 편의주의로 오해하는 시각이 존재한다. 그러나 진정한 실용주의는 "무엇이 효과적인가"보다 "누구를 위한 효과인가"를 먼저 묻는다. 이는 철학자 존 듀이가 강조했던 민주주의적 실용주의의 핵심이기도 하다. 정책의 성패는 그것이 얼마나 이론적으로 완벽한가가 아니라, 실제 시민들의 삶에 얼마나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는가로 판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 정부가 표방하는 실용주의 정치는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항상 "이것이 지금 여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가"를 기준으로 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론적 순수성보다는 실천적 효용성을, 완벽한 체계보다는 점진적 개선을 추구하는 접근법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사회의 갈등 지수가 OECD 최상위권이라는 진단은 충격적이지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진보와 보수, 세대 간, 계층 간 대립이 첨예화되면서 건설적 대화는 실종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실용주의적 접근이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그것은 이념적 순수성을 고집하기보다는 공통의 이익과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을 중시한다. 물론 이런 접근이 항상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원칙 없는 타협으로 비판받을 수도 있고, 명확한 가치 기준의 부재로 인한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분열과 갈등으로 지친 사회에서 실용주의는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서로 다른 입장의 사람들이 최소한의 공통분모를 찾아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실용주의 정치의 핵심은 현장성에 있다.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실제로 그 정책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삶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가 관건이다. 여론조사나 통계 자료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경험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새 정부의 리더십이 강조하는 "밑바닥 경험"의 중요성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가난과 차별을 몸소 체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는 다른 감수성을 갖게 된다. 그것은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를 바꾸어 놓는다. 어떤 정책이 표면적으로는 합리적으로 보여도, 실제 현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정치학에서는 효율성과 형평성이 상충하는 가치로 여겨져 왔다. 효율성을 추구하면 불평등이 심화되고, 형평성을 중시하면 경제적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용주의적 접근에서는 이 두 가치가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기본소득이나 지역화폐와 같은 정책은 단순히 복지의 확대가 아니라 경제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 소비 여력이 부족한 계층에게 구매력을 제공함으로써 내수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이것이 다시 전체 경제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형평성 추구는 장기적 효율성 증대의 전제 조건이 된다. 실용주의 정치가 성공하려면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가 필수적이다.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아도, 시민들이 그것을 이해하고 협력하지 않으면 실효성을 거둘 수 없다. 따라서 실용주의는 본질적으로 참여민주주의적 성격을 갖는다. 국무회의 공개나 정책 결정 과정의 투명성 확대 같은 조치들은 홍보 전략만이 아니라, 시민들을 정치 과정의 주체로 만들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시민들이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확인하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실용주의 정치가 가능해진다.

실용주의 정치의 진가는 지방 단위에서 더욱 명확하게 드러날 수 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거대한 정책 담론으로 포장되던 것들이, 지방에서는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생활 문제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시민들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지방정부야말로 실용주의적 접근이 가장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공간이다. 지방정부가 실용주의를 실천한다는 것은 지역 주민들의 실제 needs에 기반한 정책을 만들고, 그 효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개선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중앙정부의 획일적 정책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특성과 여건에 맞는 창의적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실용주의 정치에서 소통은 홍보나 설득의 수단이 아니다. 그것은 정책의 효과성을 높이는 핵심적 요소다. 정부와 시민 사이의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질 때, 정책은 더욱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는 방향으로 설계될 수 있다. 언론의 역할도 이런 맥락에서 재정의될 필요가 있다. 언론은 정부와 시민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단순히 정부 정책을 비판하거나 옹호하는 것을 넘어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고 정부의 정책 의도를 시민들에게 명확히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실용주의적 접근에서 경제는 단순히 성장률이나 GDP로 측정되는 추상적 지표가 아니다. 그것은 실제 사람들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구체적 현실이다. 따라서 경제정책 또한 숫자상의 성과보다는 실질적 체감도를 우선시해야 한다. 지역경제 활성화도 이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대규모 투자 유치나 거대 프로젝트보다는 지역 주민들의 일상적 경제활동을 지원하고, 지역 내 경제 순환 구조를 강화하는 것이 더욱 실용적일 수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더욱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

실용주의 정치가 성공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정치 지도자들의 진정성이다. 실용주의를 표방하면서도 실제로는 정치적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시민들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둘째, 시민들의 성숙한 정치 의식이다. 단기적 이익에만 매몰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정책을 평가하는 시민 의식이 필요하다. 셋째, 제도적 뒷받침이다. 실용주의적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그에 맞는 행정 시스템과 법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넷째, 지속성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모든 정책이 뒤바뀌는 것이 아니라, 검증된 좋은 정책은 계승될 수 있는 정치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


실용주의 정치는 만능 해결책이 아니다. 그것도 하나의 접근 방식일 뿐이며, 상황에 따라서는 다른 접근법이 더 적절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분열과 갈등으로 지친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 실용주의적 접근은 분명히 의미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실용주의를 단순한 정치적 전략으로 소비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이 진정으로 시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사회 전체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뿐만 아니라 시민사회, 학계, 언론 등 모든 주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정치는 예술과 같다. 완벽한 작품은 없지만, 끊임없이 더 나은 작품을 추구하는 과정 자체에 의미가 있다. 실용주의 정치 또한 완성된 모델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발전해 나가야 할 실험이다. 그 실험의 성공 여부는 결국 우리 모두에게 달려 있다. 새정부에 보달 밝은 우리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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