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정치학에서는 효율성과 형평성이 상충하는 가치로 여겨져 왔다. 효율성을 추구하면 불평등이 심화되고, 형평성을 중시하면 경제적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용주의적 접근에서는 이 두 가치가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기본소득이나 지역화폐와 같은 정책은 단순히 복지의 확대가 아니라 경제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 소비 여력이 부족한 계층에게 구매력을 제공함으로써 내수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이것이 다시 전체 경제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형평성 추구는 장기적 효율성 증대의 전제 조건이 된다. 실용주의 정치가 성공하려면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가 필수적이다.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아도, 시민들이 그것을 이해하고 협력하지 않으면 실효성을 거둘 수 없다. 따라서 실용주의는 본질적으로 참여민주주의적 성격을 갖는다. 국무회의 공개나 정책 결정 과정의 투명성 확대 같은 조치들은 홍보 전략만이 아니라, 시민들을 정치 과정의 주체로 만들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시민들이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확인하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실용주의 정치가 가능해진다.
실용주의 정치의 진가는 지방 단위에서 더욱 명확하게 드러날 수 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거대한 정책 담론으로 포장되던 것들이, 지방에서는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생활 문제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시민들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지방정부야말로 실용주의적 접근이 가장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공간이다. 지방정부가 실용주의를 실천한다는 것은 지역 주민들의 실제 needs에 기반한 정책을 만들고, 그 효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개선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중앙정부의 획일적 정책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특성과 여건에 맞는 창의적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