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몸으로 살기 - 나를 다듬고 타자와 공명하는 어른의 글쓰기
김진해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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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글쓰기를 둘러싼 오해 중 가장 큰 것은 아마도 이것일 터이다. 글이란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도구라는 믿음이다. 하지만 이번에 읽을 기회가 있었던 언어학자 김진해가 제시하는 글쓰기의 본질은 전혀 다른 곳에 있다. 그에게 글쓰기란 홀로 완성되는 작업이 아니라, 타자와의 만남을 전제로 한 공동 작업이다. <쓰는 몸으로 살기>다.


매주 칼럼을 써내는 그조차 글을 쓸 때마다 난리법석을 떤다고 고백한다. 서재의 책들을 바닥에 쌓아놓고, 집 안을 휘젓고 다니며, 드러누워 천장을 바라보기를 반복한다. 이런 혼란스러운 과정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글쓰기가 단순히 머릿속 생각을 옮겨 적는 일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독자와의 대화를 준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글쓰기는 독자를 상대로 한 간절한 부름이다. "당신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있으니 잠깐 시간을 내어주세요!"라는 마음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이때 글쓴이는 독자의 머리끄덩이를 낚아채거나 멱살을 잡으려 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겸손한 자세로 다가가, 자세를 낮추고 목소리를 가다듬어 곡진하게 말해야 한다.

김진해님은 좋은 글의 조건으로 '힘을 뺀 글'을 꼽는다. 이는 모든 운동에서 코치가 선수에게 가장 많이 하는 조언이기도 하다. 국민타자 이승엽의 타격 자세를 보면 손과 허리에 힘을 빼고 바람을 가르듯 방망이를 휘두른다. 축구에서도, 농구에서도, 심지어 역도나 유도에서도 힘을 빼라고 한다. 힘을 빼야 상대방의 움직임을 살피는 여유가 생기고, 걸리적거리는 것 없이 빠르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에서 힘을 빼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글을 쓰는 과정에서 상대방을 느끼려고 하는 것이다. 눈앞에는 공책이나 모니터밖에 없지만, 누군가가 내 얘기를 듣고 있다고 상상하며 써야 한다.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마구 내뿜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기운을 느끼면서 그에게 간절하게 이야기를 풀어내야 한다. 이런 글쓰기에서는 독자가 건너편 자리에 앉아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좀 더 자세히 말해봐", "그 얘긴 좀 긴걸?", "그건 말이 좀 안 된다", "다음 얘기가 궁금하군!" 등등. 진정한 글쓰기는 이처럼 처음부터 독자가 곁에 있는 상태에서 시작되는 대화의 과정이다.


좋은 글의 또 다른 특징은 구체성이다. 김진해는 두 가지 예문을 통해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나는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이다"라는 추상적 표현보다는 "나는 아는 사람을 만나면 두 번 인사한다. 먼저 '안녕하세요'라고 하며 고개를 숙이고 상대가 '안녕하세요'라고 답하면 다시 '안녕하세요'라고 하며 고개를 숙인다"는 구체적 묘사가 훨씬 강력하다. 구체적인 글은 독자의 머릿속에 생생한 장면을 그려준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런 글을 읽으면 글의 주인을 만나보고 싶어진다는 점이다. 백과사전이나 요리법처럼 정보만 전달하는 글에서는 글쓴이가 궁금해지지 않는다. 하지만 글 속에 글쓴이의 목소리와 체온이 담긴 글을 만나면, 그 사람의 삶이 궁금해진다. 확고한 글보다는 흔들리는 글, 배회하고 찾아 헤매는 글, 삶의 두께가 느껴지는 글이 더 매력적이다. 그런 글을 쓴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우여곡절을 겪었는지 알고 싶어진다. 글의 주인이 보고 싶어지는 글이야말로 진정 독자에게 가닿은 글이다.

저자의 글쓰기 철학은 '말의 본성'과 '몸의 움직임'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말에는 드러내면서 동시에 감추는 특성이 있다. 뭔가를 쓴다는 것은 뭔가를 드러내는 일이지만, 동시에 다른 뭔가를 감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말의 본성을 이해하면 글이 차분해지고 겸손해진다. 몸의 움직임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저자는 합기도를 8년간 수련하면서 상대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내 몸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배웠다고 한다. 특히 힘을 빼라는 가르침이 글쓰기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몸의 감각을 통해 배운 것들이 글쓰기의 자세를 만드는 데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전혀 다른 모양과 재질의 글감을 손재주를 부려 하나의 완성된 작품으로 만드는 일이다. 저자는 이를 퇴비간 만들기에 비유한다. 공사장에서 얻어온 팰릿, 산에서 주워온 나뭇가지, 무료 나눔으로 얻은 목재 쪼가리들을 적절히 배치하여 튼튼한 퇴비간을 만드는 것처럼, 글쓰기도 손에 잡힌 글감들을 적절히 배치하는 기술이다. 구성은 서론-본론-결론 같은 정해진 틀을 따르는 것이 아니다. 지금 당장 내 손안에 잡힌 글감에서 출발한다. 부엌에 있는 식재료만으로 요리해야 하는 상황과 비슷하다. 라면 한 봉지밖에 없다면 간단하지만, 대파와 양파와 달걀이 있다면 순서를 달리할 수 있다. 있는 것을 빼는 것도 배치다. 과감한 포기도 구성의 중요한 전략이다. 좋은 구성은 다음 문장이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글을 만든다. 독자가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며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주제보다도 더 중요한 요소다. 우리가 글을 읽는 것은 한 문장으로 요약되는 주제 때문이 아니라, 문장과 문장이 이어지고 작은 에피소드끼리 맞물려서 더 큰 이야기에 합류하는 흐름 자체를 즐기기 위해서다.


김진해님은 다시 쓰기야말로 글쓰기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글 쓰는 사람이 인간적인 사람일 확률이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시 쓰기를 거듭하면서 "나는 확고하지 않다. 언제든 뒤집어엎어질 수 있다. 아무리 소중한 것도 미련 없이 버릴 수 있고 새로운 길을 걸어갈 수 있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가장 나답다고 생각한 것을 버리면서 중심을 잃고 쓰러질락 말락 하는 기우뚱함, 가장 견고하다고 믿었던 내 안의 체제를 스스로 무너뜨릴 때의 희열, 가까스로 자리를 잡았다 생각하던 찰나에 주머니에 든 것을 몽땅 잃어버리고 빈털터리가 되는 경험. 이런 감각이야말로 글쓰기를 통해 삶에 새겨야 할 것들이다. 다시 쓰는 과정을 거듭하다 보면 자신을 긍정하게 된다. 내 속에 이런 면이 있구나 하며 놀라고, 버리는 것을 흔쾌히 받아들이는 마음이 생긴다. 좋고 나쁨을 구분하지 않게 되고, 꽃은 사랑해도 지고 잡초는 싫어해도 핀다는 삶의 이치를 배운다. 글쓰기를 통해 삶과 생명을 긍정하게 되는 것이다.

좋은 글은 오감을 동원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묘사를 담는다. 저자는 '사진 찍듯이 포착하기'라는 연습법을 제안한다. 시간을 멈춰두고 그 순간을 집중적으로 관찰하는 것이다. 시간을 멈추지 않으면 주로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 중심으로 쓰게 된다. 하지만 시간을 멈춰 세우면 냄새, 감촉, 바람, 햇빛, 향기 같은 것들까지 묘사하게 된다. 신나게 놀다가 곤히 잠든 아이를 바라보는 상황을 상상해보자. 그냥 쳐다보기만 할까? 아이의 손과 발을 만져보고, 뺨과 머릿결을 쓰다듬고, 냄새도 맡아볼 것이다. 어지럽혀진 방을 둘러보고,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도 느껴볼 것이다. 시간을 멈춰야 나에게 눈 말고도 코, 귀, 입, 피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저자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인간적인' 글쓰기다. 인간적인 사람은 '시작하는 사람'이다. 관조하는 삶이 아닌 행동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다. 사건을 만들고, 예상할 수 없는 기적 같은 일을 행하는 사람이다. 감수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머리가 아닌 몸을 써야 한다. 내 몸의 기억을 믿고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경험을 쌓아가야 한다. 우리 몸이야말로 이 세계에서 새로운 것을 '시작'하게 하는 바탕이다. 왠지 모르게 하고 싶은 일과 왠지 모르게 하기 싫은 일을 구분하는 능력도 몸을 움직여 계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기를 수 있다. 한나 아렌트가 말한 '용서하는 힘'과 '약속하는 힘'도 여기서 중요해진다. 용서는 우리가 행한 일의 결과로부터 우리를 해방해주고, 약속은 미래라는 불확실성의 바다에 안전한 섬을 세우는 일이다. 환원 불가능하고 예측 불가능한 삶의 조건에서, 용서와 약속은 다른 사람과 새로운 관계를 세우고 새로운 행위를 시작하는 능력이 된다.


저자의 글쓰기론은 삶의 자세에 대한 철학이다. 글쓰기란 타자와의 만남을 준비하고 자신을 성찰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전인적 활동이다. '쓰는 몸'이란 고착화된 표현과 통념을 넘어 말해지지 않는 것을 살피는 눈, 세계와 타인의 흔적을 섬세하게 감지하는 감각, 내 글에 기꺼이 타자의 자리를 만드는 유연함을 갖춘 몸이다. 진정한 글쓰기는 완결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쓰지 않은 것'을 계속 발견하고 찾아가는 여정이다. 편지를 부치고 나서 다시 쓰는 편지 같은 것이다. 다 썼다, 다했다는 말이 도무지 성립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글쓰기의 모습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글쓰기는 자기 완성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을 열어가며 타자와 만나는 방식이다. 그런 글쓰기를 통해 우리는 좀 더 인간적인 사람이 될 수 있고, 좀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 글 쓰는 용기를 잃지 않는 것, 그것이 그가 우리에게 전하는 마지막 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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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금융논술이다 10.0 : 금융기관·금융공기업 편 - 2025~2026년 최신 개정판! 금융기관·금융공기업 합격자가 선택한 금융논술의 모든 것!, 개정 8판 이것이 금융논술이다 10.0
김정환 지음 / 성안당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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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취업 시장에서 금융권은 가장 선호도가 높은 분야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금융기관과 금융공기업이 제공하는 경쟁력 있는 보상체계와 안정적인 근무환경이 있다. 높은 수준의 급여와 더불어 체계적인 복리후생, 그리고 공기업적 성격으로 인한 고용안정성까지 갖춘 금융권은 취업준비생들에게 이상적인 직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매력도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극심한 경쟁을 야기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단순한 학력이나 스펙만으로는 금융권 진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논술 전형의 비중과 중요성이 크게 확대되었다. 논술은 지원자의 논리적 사고력, 문제해결능력, 그리고 금융권에서 요구되는 전문적 소양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금융논술이다 10.0 금융기관·금융공기업 편>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개발된 전문 교재로서, 금융권 취업을 목표로 하는 준비생들에게 체계적이고 실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책의 가장 큰 특징은 BASIC-KEY POINT-PERFECT FINISH로 이어지는 단계적 학습 체계이다. 이러한 구성은 학습자의 수준과 필요에 따라 점진적으로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BASIC 단계에서는 논술 작성의 기본기를 다루고 있다. 논제 선정과 분류 방법부터 시작하여 금융논술과 공기업 논술 작성을 위한 기본 자세까지 포괄적으로 다룬다. 이는 논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초심자들도 무리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이다. 특히 금융권과 공기업의 특성을 구분하여 각각에 맞는 작성법을 제시한 점은 실무적 관점에서 매우 유용하다. KEY POINT 단계는 이 교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금융권에서 다루어지는 최신 이슈들을 논제로 선정하여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모든 논제를 서론-본론-결론의 구조로 일관되게 제시하고, 이를 시각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도표화한 것은 학습 효율성을 크게 높이는 요소이다. 또한 각 논제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균형 있게 고찰함으로써 다각적 사고력 배양을 돕고 있다.

PERFECT FINISH 단계에서는 이론을 실전에 적용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실제 학생들이 작성한 논술문과 전문가의 첨삭 내용을 함께 제공함으로써, 이론적 지식이 실제 답안 작성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학습자가 자신의 답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정부 정책과 금융기관의 방향성을 구분하여 결론을 제시한 것이다. 이는 공기업과 민간 금융기관의 성격 차이를 반영한 것으로, 지원하는 기관의 특성에 맞는 답안 작성이 가능하도록 하는 세심한 배려이다.

교재에서 다루고 있는 32개의 논제는 현재 금융권에서 가장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는 이슈들을 포괄하고 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디페깅, 예금토큰 제도, 디지털 런(Digital Run) 등 디지털 금융 혁신과 관련된 주제들은 급변하는 금융 환경을 반영한 시의적절한 선택이다. 스테이블코인 이슈의 경우, 단순히 디페깅 현상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이로 인한 런 위험까지 함께 분석하여 문제의 본질을 깊이 있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금융권에서 요구되는 리스크 관리 관점의 사고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디지털 런의 경우, 전통적인 뱅크런과 구별되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위험 요소로서 주목받고 있는 주제이다. 이러한 최신 이슈를 논제로 다룸으로써 지원자들이 금융업계의 현재 상황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갖출 수 있도록 하였다.

볼커룰과 바젤 규제, 그리고 시스템적 중요 금융기관(SIFIs)에 관한 논제는 글로벌 금융 규제의 핵심을 다루고 있다. 이러한 주제들은 금융기관의 안정성과 건전성 확보라는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AI 리스크와 관련된 논제는 인공지능 기술의 금융권 도입이 확산되면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위험 요소들을 다루고 있다. 기술 혁신의 이점과 함께 수반되는 위험성을 균형 있게 고찰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ESG경영과 금융의 역할, 기후변화와 녹색 및 전환금융 등의 주제는 최근 금융권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사회적 책임 영역을 반영한다. 이는 단순한 수익 추구를 넘어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추구하는 현대 금융업계의 패러다임 변화를 보여주는 핵심적인 주제들이다. 생산적 금융과 중소기업 지원 방안 등의 논제는 금융의 공공성과 사회적 역할에 대한 깊이 있는 사고를 요구한다. 이러한 주제들을 통해 지원자들은 단순한 상업적 관점을 넘어서 금융업의 사회적 의미와 책임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기존의 논술 교재들이 주로 본론 구성에 치중한 반면, 이 교재는 결론 부분에 대한 체계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결론 도출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을 고려하여, 다양한 결론 유형과 작성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정부 차원의 정책 방향과 개별 금융기관 차원의 대응 방안을 구분하여 제시한 것은 매우 실무적인 접근이다. 이는 지원자가 공기업과 민간 금융기관의 서로 다른 역할과 관점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우며, 각각에 적합한 답안을 작성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 한다. 각 논제별로 실제 학생들의 답안과 전문가의 첨삭 내용을 제공하는 것은 이 교재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이다. 이론적 설명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실제 답안 작성의 요령과 주의사항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첨삭 과정에서는 단순한 오류 지적을 넘어서 논리 전개의 개선 방향, 표현의 적절성, 내용의 충실도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는 학습자가 자신의 답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모든 논제를 도표화하여 제시한 것은 학습 효율성을 크게 높이는 요소이다. 복잡한 금융 이슈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시각적으로 표현함으로써, 학습자들이 핵심 내용을 빠르게 파악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은 금융권 취업 준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체계적인 학습 단계와 최신 이슈의 포괄적 다룸, 그리고 실무 중심의 접근법은 이 교재가 갖는 핵심적인 가치이다. 특히 이론과 실무를 연결하는 다양한 장치들은 학습자들이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서 실제 업무 현장에서 요구되는 사고력과 문제해결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다. 금융권 취업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이러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준비 방법론의 제시는 큰 의미를 갖는다. 앞으로 금융업계의 변화 속도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 교재가 제시하는 체계적 접근법과 최신 이슈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은 취업준비생들에게 경쟁우위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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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내게 가르쳐 준 것들
홍석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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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번에 홍석현 회장의 『인생이 내게 가르쳐 준 것들』을 읽으며 나는 '어른'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새삼 느꼈다. 그가 말했듯이, 우리는 정말로 '어른이 귀한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다. 나이는 많지만 어른스럽지 못한 사람들, 젊지만 성숙한 사람들을 보며 어른이 되는 것이 단순히 시간의 경과가 아님을 깨닫는다.

저자가 강조한 '비평가가 아닌 주인으로 살라'는 메시지는 특히 깊은 울림을 준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정말로 '온갖 일 비평가'들이 넘쳐난다. SNS에는 자신이 직접 해본 적 없는 일들에 대해 단정적으로 평가하는 글들이 끊이지 않는다. 정치든, 경제든, 사회든, 심지어 개인의 삶의 선택까지도 말이다. 나 역시 돌아보니 비평가의 자세에 익숙해져 있었다. 누군가의 성공을 보며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평가하거나, 실패를 보며 '당연한 결과'라고 단정짓곤 했다. 하지만 정작 나는 무엇을 직접 일구어 본 적이 있었나? 작은 일이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완성해 본 경험이 얼마나 되는가? 주인으로 산다는 것은 결과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지는 것이다. 성공했을 때의 기쁨도, 실패했을 때의 아쉬움도 모두 자신의 몫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비평가로 있을 때는 안전하다. 잘못되어도 내 책임이 아니니까. 하지만 주인이 되는 순간, 모든 것이 내 몫이 된다.


리콴유 총리의 "참새나 독수리나 똑같다"는 말은 비교 의식에 사로잡힌 현대인들에게 중요한 통찰을 준다. 우리는 늘 남과 비교하며 살아간다. 더 큰 회사, 더 높은 연봉, 더 좋은 집, 더 뛰어난 자녀... 끝없는 비교의 늪에서 허우적거린다.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은 크기가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얼마나 충실히 해내느냐이다. 참새는 참새대로, 독수리는 독수리대로 각자의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참새가 독수리를 부러워하며 하늘 높이 날려고 무리하다가는 오히려 자신의 본분을 잃을 수 있다.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조직이나 국가에도 적용되는 원리다. 작은 기업이라고 해서 경영이 쉽고, 큰 기업이어서 더 어려운 것은 아니다. 각자의 규모와 상황에 맞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이나 중국과 비교하며 위축될 필요는 없다. 우리 규모에 맞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하면 된다.


저자가 서예를 통해 얻은 깨달음은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끊임없는 자극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신없이 살아간다. 잠깐의 여유도 없이, 항상 무언가에 쫓기듯 살아간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판단을 내려야 할 순간, 우리의 마음은 어떤 상태인가? 온갖 잡념으로 가득하고, 선입견으로 물들어 있지는 않은가? 서예든, 명상이든, 독서든, 운동이든 자신만의 방법으로 마음을 정돈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걷기를 통해 이런 시간을 갖는다. 특별한 목적지 없이 그냥 걷다 보면, 처음에는 온갖 생각들이 머릿속을 휘젓는다. 하지만 계속 걷다 보면 차츰 마음이 고요해진다. 그때야 비로소 평소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길가의 작은 꽃, 나무의 변화, 계절의 흐름... 그리고 내 마음 깊은 곳의 목소리도.


저자가 말한 '조건 없는 행복'이라는 개념은 우리의 행복관을 근본적으로 되돌아보게 한다. 우리는 늘 조건부 행복을 추구한다. '~하면 행복할 거야', '~가 되면 만족할 거야'. 하지만 그 조건들을 달성해도 또 다른 조건이 생긴다. 행복의 기준은 계속 높아지고, 우리는 영원히 만족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진정한 행복은 외부 조건에 의존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주어진 상황 속에서 감사할 거리를 찾는 것이다. 이는 현실에 안주하자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내적 안정감을 바탕으로 더 적극적으로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게 해준다.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 철학도 인상적이다. '권력은 사용하지 않을 때 가장 강하다'는 통찰은 많은 리더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진정한 힘은 힘을 과시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절제와 겸손에서 나온다. 현대 사회의 많은 리더들이 이를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권력을 얻는 순간 그것을 남용하려 하고, 자신의 권위를 과시하려 한다. 하지만 진정한 리더십은 권력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스스로 움직이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리더의 판단이 조직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점도 무겁게 다가온다. 개인의 판단 실수는 개인이 감당하면 되지만, 리더의 판단 실수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리더에게는 더 큰 책임감과 신중함이 요구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성숙해지는 것이다.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을 지고, 남과 비교하지 않으며,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고, 조건 없는 만족감을 갖는 것이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평생에 걸친 수양과 경험이 필요하다. 실패도 하고, 좌절도 하고, 때로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것이 인간의 아름다운 면이다. 홍석현 회장의 책을 읽으며, 나도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비평가가 아닌 주인으로, 비교가 아닌 최선으로, 조건부가 아닌 무조건적 만족으로 살아가고 싶다. 그것이야말로 이 험난한 세상을 헤쳐 나가는 진정한 힘이 될 것 같다. 어른이 되는 것은 완성이 아니라 과정이다. 매일매일 조금씩 더 성숙해지려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로 어른으로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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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비즈니스와 삶을 바꾸는 해석의 마법
황인선 지음 / 새빛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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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현실과 마주한다. 하지만 같은 상황을 보고도 사람마다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어떤 이는 위기를 보고, 어떤 이는 기회를 본다. 어떤 이는 절망을 말하고, 어떤 이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 바로 '해석'이라는 인간만의 특별한 능력에서 비롯된다. 황인선님의 <내 비즈니스와 삶을 바꾸는 해석의 마법>을 읽으며 해석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팩트와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정작 인간의 삶을 움직이는 것은 사실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달려 있다. 같은 비를 보고도 농부는 축복이라 하고, 소풍객은 재앙이라 한다. 사실은 하나지만 해석은 무수히 많다.


해석의 힘은 현실 자체를 바꾸지는 못하지만, 현실에 대한 우리의 태도와 반응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야구선수가 쓰레기를 줍는 행위를 청소가 아닌 '복을 줍는 일'로 해석할 때, 그의 마음가짐과 주변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진다. 이것이 해석의 마법이다. 우리 일상에서도 이런 사례는 무수히 많다. 출근길 지하철 지연을 '하루의 시작부터 재수 없는 일'로 해석할 수도 있고, '잠시 여유를 갖고 생각할 시간을 준 선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어떤 해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날 하루의 기분과 에너지가 완전히 달라진다.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 해석은 사회 전체의 분위기와 방향을 좌우하기도 한다. 경제 불황이라는 동일한 상황에서도 어떤 사회는 공황과 절망에 빠지고, 어떤 사회는 새로운 기회를 찾아 혁신을 도모한다. 한국인들이 경제적 어려움 앞에서 쉽게 공황 상태에 빠지는 것도 경제 중심적 해석 틀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유럽의 일부 사회에서는 경제적 곤궁을 인문학적, 철학적 관점에서 재해석하여 다른 방식의 대응을 모색한다.


과학사를 들여다보면 해석의 전환이 얼마나 극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천동설에서 지동설로의 전환은 단순히 지구와 태양의 위치를 바꾼 것이 아니었다. 우주에 대한, 나아가 인간의 위치에 대한 근본적 해석이 바뀐 것이었다. 이런 거대한 인식의 전환을 토마스 쿤은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명명했다. 우리 개인의 삶에서도 이런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난다. 실패를 '끝'으로 해석하던 사람이 그것을 '새로운 시작의 기회'로 바라보기 시작할 때, 그의 인생은 완전히 다른 궤도를 그리게 된다. 나이 듦을 '쇠퇴'가 아닌 '성숙'으로, 고립을 '외로움'이 아닌 '자유'로 해석할 때 삶의 질은 근본적으로 변화한다. 진정한 해석은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창조적 행위다. 바다의 안개를 단순한 기상 현상이 아닌 '바다의 슬픔'으로 보는 시인의 시선처럼, 평범한 현상에서 특별한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 해석의 본질이다. 이런 창조적 해석은 예술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며, 이를 통해 삶을 더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다.

인간관계의 핵심은 결국 '인정 투쟁'이다. 헤겔이 말한 것처럼, 우리는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먼저 타인을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예의나 매너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한 관계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상대방의 관점에서 상황을 해석해보려는 노력 없이는 진정한 소통이 불가능하다. 직장에서 상사의 까다로운 요구를 '괴롭힘'으로만 해석한다면 갈등만 깊어질 뿐이다. 하지만 그것을 '더 나은 성과를 위한 기대'나 '성장을 위한 도전'으로 재해석할 수 있다면, 같은 상황에서도 전혀 다른 에너지와 동기를 얻을 수 있다. 논에는 벼와 함께 피라는 잡초가 자란다. 성급한 농부는 피를 모두 제거하려 하지만, 경험 많은 농부는 적당한 피를 남겨둔다. 피가 있어야 벼가 더 강하게 자라기 때문이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내 취향에 맞는 사람들로만 관계를 구성한다면, 성장의 기회를 잃게 된다. 때로는 불편하고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의 관계가 우리를 더 깊이 있고 균형 잡힌 인간으로 만든다.


인공지능이 발달하고 있는 시대에 해석은 더욱 중요한 인간만의 영역이 되고 있다. AI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찾아내는 데는 뛰어나지만,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창조하는 해석의 영역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오히려 AI가 정보를 처리해주는 만큼, 우리는 더 깊이 있고 창의적인 해석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앞으로 인류가 직면할 가장 큰 도전 중 하나는 기후 변화다. 이 문제를 단순히 환경이나 경제의 관점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인간 문명 전체의 생존과 진화의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제약을 창조의 동력으로 해석할 수 있는 집단적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해석을 잘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존의 좋은 해석들을 많이 접해야 한다. 명언, 속담, 어원, 신화 등은 오랜 시간에 걸쳐 검증된 인간의 지혜가 담긴 해석의 보고다. 이런 것들을 많이 기억하고 응용할 수 있다면, 새로운 상황에서도 더 풍부하고 깊이 있는 해석을 할 수 있다. 같은 사건을 위에서, 아래에서, 옆에서, 안에서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2×2 매트릭스 사고법처럼 상황을 여러 축으로 나누어 분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중요한 것은 하나의 관점에 매몰되지 않고, 항상 다른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다. 편리하고 익숙한 것만 추구하다 보면 해석의 폭이 좁아진다. 때로는 불편한 상황, 다른 의견, 새로운 경험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불편함 속에서 새로운 통찰이 생겨나고, 기존의 해석 틀이 확장된다.


삶이란 끊임없는 해석의 과정이다. 매일 마주하는 크고 작은 사건들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것인가, 어떤 관점에서 바라볼 것인가를 선택하는 것이 곧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다. 해석은 우리에게 자유를 준다. 주어진 현실에 갇히지 않고, 그 현실을 새롭게 의미화할 수 있는 자유.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의 씨앗을 발견할 수 있는 자유. 평범한 일상에서도 특별한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자유다. 물론 해석에도 책임이 따른다. 현실을 무시하거나 왜곡하는 해석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진정한 해석은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면서도 그 속에서 가능성과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다. 쓰레기를 줍는다고 해석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쓰레기를 주워서 환경을 깨끗하게 만드는 행동까지 따라야 한다. 우리는 해석의 동물이다. 이 능력을 잘 활용한다면, 같은 현실에서도 더 풍요롭고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해석의 마법을 통해 우리 자신은 물론, 우리가 속한 공동체와 사회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 그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큰 선물이자 책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우물이 숨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의 일상도 마찬가지다. 평범해 보이는 하루하루 속에도 의미의 우물이 숨어 있다. 그 우물을 찾아내는 것, 그것이 바로 해석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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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트렌드 2026 - AI로 만드는 부의 지도와 미래 전략
김지현 지음 / CRETA(크레타)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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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026년은 인공지능이 진정한 디지털 파트너로 전환하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 지난 3년간 거대언어모델(LLM)에서 추론언어모델(RLM), 그리고 거대행동모델(LAM)로 이어진 AI의 진화는 이제 AI 에이전트라는 새로운 형태로 결실을 맺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기술적 발전을 넘어서, 인간과 AI의 관계,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국가 경쟁력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대변혁의 시작이다. AI 에이전트는 더 이상 사용자의 질문에 수동적으로 응답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목표를 이해하고, 계획을 수립하며, 시스템과 데이터를 연결해 스스로 업무를 완수하는 자율적 디지털 존재로 진화했다. 이는 곧 AI 전환(AX)의 본격적인 시작을 의미하며, 개인과 기업, 그리고 국가 차원에서의 새로운 전략적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지현님과 함께 2026년 IT 트렌드에 대해 생각해 본다.

AI 에이전트의 등장은 우연이 아니다. LLM이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능력을 제공했다면, RLM은 복잡한 추론과 문제 해결 능력을 더했고, LAM은 실제 행동과 실행 능력을 부여했다. 이러한 기술적 진화의 결과물인 AI 에이전트는 단순한 명령 수행을 넘어서 목표 지향적 사고와 계획 수립, 그리고 자율적 실행이 가능한 존재로 발전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앤트로픽의 MCP(Model Control Protocol)와 구글의 A2A(Agent-to-Agent) 프로토콜의 등장이다. 이는 2007년 애플의 앱스토어가 모바일 플랫폼 생태계를 개척한 것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A2A를 통해 에이전트 간의 효율적 상호작용과 데이터 교환, 협업이 가능해지면서 AI 에이전트 생태계의 폭발적 성장의 기반이 마련되었다.


AI 에이전트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명령 이해 수준을 뛰어넘어 '목표를 이해'하고, 이를 '계획'하며, '실행'하는 능력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LLM과 이를 기반으로 한 플래닝 알고리즘이 필수적이다. 단순 응답형 LLM만으로는 복잡한 의도를 파악하고 목적 지향적으로 구조화할 수 없기 때문에, 추론 중심의 모델이 요구된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ReAct, ToT(Tree of Thought), CoT(Chain-of-Thought) 같은 프롬프트 기반 추론 프레임워크가 각광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에이전트는 단일 행동이 아닌 다단계 행동을 계획해야 하므로, LLM 위에 별도의 플래너를 설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중요한 것은 AI 에이전트가 더 이상 단일 모델의 성능으로 평가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계획 수립, 도구 연동, 상태 기억, 보안 관리, 데이터 통합 등 다양한 기술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결합한 하나의 시스템으로 봐야 한다. 따라서 설계자의 기획 능력과 시스템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성공의 핵심이 되고 있다.

2026년은 AI가 인간의 조력자 위치에서 벗어나 진정한 '혁신가'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AI는 주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텍스트를 생성하거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인간조차 풀기 어려운 복잡한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고 해결 방안을 도출하며, 나아가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기술의 고도화를 넘어서서, 인간과 AI의 역할이 근본적으로 재구성되는 전환점을 의미한다. AI는 더 이상 인간의 명령을 수행하는 도구가 아니라, 인간과 협력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창조적 파트너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2026년의 가장 혁신적인 변화 중 하나는 'AI 리서치 혁명'이다. AI의 진화는 정보 요약이나 자료 정리 수준을 넘어서 전문 지식을 생성하고 구조화하는 새로운 연구 모델의 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AI가 논문을 요약하는 도구가 아니라, 지식을 직접 발굴하고 이론을 재구성하며 탐구 방법론까지 제안하는 '연구자'로 활동하는 전환점에 서게 될 것이다. 여러 AI 에이전트가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는 '에이전트 스웜(Agent Swarm)'은 연구자 AI의 등장을 가능케 한다. 이는 기존 학문 구조와 연구 생태계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비정형적 작업을 LLM과 검색증강생성(RAG)으로 구현하면서, 탐색적이고 조합형 지적 활동이 프롬프트 기반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메타버스와 AI 에이전트의 결합이 중요한 이유는 경험의 '전환'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사용자는 더 이상 "내가 무엇을 해야 하지?"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필요한 것을 말하면 AI가 알아듣고 알아서 수행하기 때문이다. 즉, 메타버스 안에서의 모든 행동이 명령형이 아니라 '대화형'으로 전환된다. 메타버스는 기술적 정교함보다는 사용자가 더 편하고 자연스럽게 원하는 결과를 얻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러한 자연스러움은 기존 메타버스의 가장 큰 약점이었던 '복잡한 인터페이스'와 '진입 장벽'을 허무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생성형 AI와 결합된 메타버스는 무대와 관객의 경계를 사라지게 만든다. 사용자는 배우이자 연출자, 소비자이자 창작자로서 자신의 공간을 구성하고 AI의 도움을 받아 콘텐츠를 스스로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메타버스가 '있는 것을 이용하는 공간'에서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는 것이 생성형 AI가 메타버스에 가져다주는 가장 큰 가치다. 이는 B2B 영역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과 결합해 공정 최적화, 자율 공장 설계를 지원하며, 메타버스가 '장소'를 제공하고 AI가 '의미'를 부여하면서 지능형 혼합 공간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최첨단(SOTA, State of the Art) 모델과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대규모·대형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세계 각국은 자국 데이터와 인프라의 경쟁력을 높이며, '소버린 AI' 구축을 국가적 과제로 삼고 있다. 지금은 AI 기술을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AI 주권을 갖춘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메모리 반도체와 인프라 공급에 머무르는 산업 구조로는 AI 생태계의 주도권을 쥘 수 없다. 우리가 스스로 만든 AI 모델, 우리가 설계한 AI 칩, 우리가 운영하는 데이터와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질서 속에서 독자적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이재명 정부는 취임 이후 5년간 총 100조 원 규모의 AI 산업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50조 원은 정부 재정으로 직접 집행하고, 나머지 50조 원은 민간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주요 투자 분야로는 AI 데이터센터 확충, 국산 LLM 개발, AI 인재 양성, 그리고 전 국민 대상 AI 바우처 지급 등이 포함된다. 특히 바우처 사업은 AI 서비스의 대중화를 위한 핵심 정책이다. 국민 누구나 일정 금액의 AI 서비스 사용료를 정부로부터 지원받아 챗봇, 번역기, 추천 시스템, 학습 도우미 같은 AI 기능을 월간 구독 형태로 일상에서 체험하고 활용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AI의 혜택을 특정 기업이나 계층에만 국한하지 않고, 모든 국민이 동등하게 '디지털 역량'을 갖추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상징적인 조치로 평가받는다. 한국의 AI 경쟁력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에너지 문제다. 한국은 재생에너지 비율이 10%도 되지 않는다. 이 상태로는 AI 기술이나 서비스가 아무리 우수해도 탄소 중립과 같은 글로벌 친환경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고, 그 결과 수출 장벽에 부딪힐 수 있다. AI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에너지 전략의 재정비가 시급하다. 에너지 자립도 제고와 친환경 전력공급 확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 운영으로 인한 탄소배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AI가 서버의 효율적 배치와 냉각시스템의 최적화를 통해 데이터센터 운영을 최적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6년, AI는 조직의 '구성원'으로 기능하기 시작한다. 이제 고객 경험(CX), 직원 경험(EX)에 더해 AI 전환(AX)을 필수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기업은 AI 에이전트가 원활히 활동할 수 있도록 인프라와 시스템 권한을 새롭게 설계하고, 'AI와 함께 일하는 조직'을 중심으로 문화와 업무 방식을 재구성해야 한다. 기업이 LLM을 사용하는 이유는 AI를 활용해서 비용절감과 사업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No-Code와 Low-Code 솔루션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프로그래밍 지식이 없는 사용자도 손쉽게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이러한 도구들은 AI 시대의 민주화를 상징한다. AI 시대의 리더는 끊임없이 자신의 현재 위치를 자문하고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지금 내가 AI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알면서도 AI의 가능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무용 단계에 머물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봐야 한다. AI 서비스 사용을 시도하고 구성원에게 독려하며, 이를 조직 전반에 확대 적용하고, 나아가 독자적인 AI 솔루션까지 개발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리더 스스로 점검하고 노력해야 한다. AI 시대에 개인이 취해야 할 자세는 명확하다. AI를 막연히 두려워하지 말고, 일에 어떻게 활용할지 고려하고 준비해야 한다. AI는 점으로 존재할 뿐이고, 결국은 사람이 연결해서 선으로 만들어야 한다. 2025년에는 최소 지난 3년간 천문학적으로 투자한 비용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AI 산업이 증명해야 하는 해이기도 하다. 현재 AI로 돈을 버는 곳은 엔비디아를 포함한 인프라 기업, 서버를 구축하고 클라우드를 통해 AI를 제공하는 빅테크 기업, 그리고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뿐이다.

AI 디바이스가 기존의 PC, 스마트폰과 다른 점은 AI가 단지 탑재되는 기능이 아니라 '사용 목적 자체'라는 데 있다. 스마트폰이 전화기를 넘어 카메라, 지갑, 지도, 게임기, 결제 수단으로 확장됐듯이 AI 디바이스는 개인의 기억, 일정 관리, 업무 생산성, 콘텐츠 창작, 심지어 감정적 동반자 역할까지 포괄한다. 이처럼 AI 디바이스는 사용자 경험의 중심을 재정의하고 있다. AI가 삶의 동반자가 된다면, 디바이스는 인간과 교감하는 첫 관문이 될 것이다. 이는 AGI로 나아가는 물리적 초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 트윈은 사물과 공간에서 시작해 이제 인간의 행동, 심리, 경험, 감정까지 복제하는 '디지털 자아'로 진화하고 있다. 의료에서는 환자의 재활 경로를 시뮬레이션하고, 기업에서는 직원의 페르소나를 복제하거나 고객센터 상담사를 생성할 수 있다. 이는 AI 시대의 자아 확장으로, 인간의 기술 활용 방식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다. 20여 년간 마케팅의 핵심 전략이었던 검색 엔진 최적화(SEO)가 변화하고 있다. 챗GPT 시대에는 AI에 더 많이 읽히고 자주 인용되는 콘텐츠가 곧 성과로 이어진다. SEO에서 AI 최적화(AIO, AI Optimization)로의 전환은 마케팅 패러다임을 바꾸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 AI 검색 시대는 대신 찾아주고 정리해서 실제 사용자가 필요한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까지 해주는 더 나은 서비스 경험을 중심으로 새로운 경쟁의 장을 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사용자의 편의는 높아지고 기존의 플랫폼 강자는 위협받으면서 새로운 경쟁구도가 펼쳐질 것이다.


2026년은 AI가 인간의 진정한 디지털 파트너로 자리잡는 원년이 될 것이다. AI 에이전트의 등장은 우리가 일하는 방식, 학습하는 방법, 창작하는 과정,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접근법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다. 국가적으로는 소버린 AI 구축이 새로운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기업적으로는 AX 전략이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되며, 개인적으로는 AI와의 협업 능력이 핵심 역량이 될 것이다. 메타버스와 AI의 융합은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공간을 창조하고, AI 전용 디바이스는 우리의 일상과 업무를 더욱 지능적으로 만들어갈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다.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고 증강하는 도구이며, 궁극적으로는 인간이 더 창조적이고 의미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파트너다. 생각하는 AI와 행동하는 AI가 만나 혁신을 만들어내는 2026년, 우리는 새로운 디지털 문명의 출발점에 서 있다. 이 거대한 변화의 시대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주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야말로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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