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 북 - 일본 유명 도넛 전문점의 대표 레시피와 가게 창업기
시바타쇼텐 엮음, 김유미 옮김 / 시그마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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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떤 음식이 자신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비워둘 용기를 가질 수 있을까. 도넛의 가운데 뚫린 구멍을 바라보며 나는 종종 이런 생각에 잠긴다. 완전함을 추구하는 세상에서 도넛은 당당히 불완전함을 드러낸다. 그 비어있음이야말로 도넛의 정체성이다. 아이들이 처음 도넛을 만날 때 그들의 눈빛을 본 적이 있는가. 반짝이는 눈으로 구멍에 손가락을 넣어보고, 그 너머로 세상을 들여다본다. 어른들은 그저 달콤한 간식으로 여기지만, 아이들에게 도넛은 하나의 장난감이자 신비로운 물체다. 그 순수한 호기심 앞에서 나는 도넛이 단순한 빵이 아님을 깨닫는다. 비어있는 공간이 때로는 채워진 공간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도넛의 구멍은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채우고 싶은 갈증,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를 상징한다. 그래서일까, 바쁜 일상 중에 문득 도넛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책은 이 도넛에 대해 다시 행복을 생각하게 한다.

도넛 전문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은 시간의 흐름이다. 반죽을 치대고, 발효시키고, 모양을 만들고, 기름에 지지는 모든 과정에는 기다림이 있다. 즉석에서 만들어지는 음식들 사이에서 도넛은 여전히 시간을 들여 만들어진다. 새벽 이른 시간, 베이커리에서 첫 도넛 반죽을 만드는 사람들을 생각해본다. 아직 세상이 잠들어 있을 때, 그들은 이미 내일의 달콤함을 준비하고 있다. 이스트가 천천히 부풀어 오르는 동안, 케이크 도넛이 폭신한 질감을 만들어가는 동안, 시간은 맛의 일부가 된다. 급하게 먹는 도넛은 없다. 뜨거운 기름에서 갓 나온 도넛은 너무 뜨겁고, 차가운 도넛은 맛이 덜하다. 적당히 식어서 입에 넣었을 때 따뜻함이 느껴지는 그 온도, 그것이 도넛의 최적기다. 마치 인생의 순간들처럼 타이밍이 중요하다. 일본의 도넛 문화를 들여다보면 놀라운 것은 그 다양성이다. 전통적인 글레이즈드 도넛에서 시작해 피스타치오, 프랑부아즈, 심지어 군고구마 마스카르포네까지. 각각의 도넛은 하나의 작은 예술작품 같다. 비건 도넛, 쌀가루 도넛, 케이크 도넛, 크루아상 도넛... 이 모든 변주들이 보여주는 것은 창의력의 무한함이다. 누군가는 건강을 생각해 비건 재료로 만들고, 누군가는 전통적인 맛을 추구해 올드패션을 고집한다. 그 모든 선택들이 존중받는 곳이 도넛의 세계다. 특히 일본 특유의 섬세함이 도넛에 스며든 모습을 보면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말차 레몬, 화이트초코 얼그레이, 콩가루 라벤더... 이런 조합들을 생각해낸 사람들의 상상력이 부럽다. 그들은 도넛을 디저트가 아닌 미식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에 남는 것은 창업 일지들이다. 도넛모리, SUNDAY VEGAN, HUGSY DOUGHNUT... 각각의 이름 뒤에는 누군가의 간절한 꿈이 있다. 작은 가게를 열어 사람들에게 맛있는 도넛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소박하지만 위대한 꿈. 창업이라는 것은 불확실성과의 싸움이다. 과연 사람들이 내 도넛을 좋아할까, 가게가 문을 닫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 이런 걱정들을 안고도 용기 내어 시작하는 사람들. 그들의 첫 번째 손님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그들의 도넛을 처음 맛본 사람은 무슨 말을 했을까. 작은 가게의 진열장에 정성스럽게 놓인 도넛들을 보면, 그 하나하나에 주인의 마음이 담겨있음을 느낀다. 대량생산된 도넛과는 다른, 손의 온기가 남아있는 도넛들. 그것이 동네 도넛 가게의 매력이다.도넛은 혼자 먹기보다 함께 먹을 때 더 맛있다. 상자에 든 여러 개의 도넛을 앞에 두고 "이거 어때?", "이것도 맛있어!" 하며 나누어 먹는 즐거움. 각자 다른 맛을 선택하고, 한 입씩 나누어 먹으며 서로의 취향을 발견하는 순간들. 아침 일찍 회사에 도넛 한 상자를 들고 가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그의 얼굴에는 동료들이 좋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도넛 하나가 만들어내는 작은 행복의 연쇄반응을 생각하면 미소가 절로 나온다. 카페에서 친구와 만나 도넛을 나누어 먹으며 나누는 대화들. 도넛의 달콤함이 마음을 열어주는 듯하다. 딱딱한 비즈니스 미팅도 도넛 하나면 분위기가 부드러워진다. 이것이 도넛의 마법이다.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도넛 가게에 갔던 기억이 있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형형색색의 도넛들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떤 것을 고를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가장 예쁜 것을 선택했다. 첫 한 입의 달콤함, 그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성인이 된 지금도 가끔 그 맛을 찾아 헤맨다. 정확히 같은 맛은 아니더라도, 그 때의 설렘을 느끼고 싶어서. 도넛에는 그런 힘이 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게 하는 마법. 생일날 케이크 대신 도넛 타워를 만들어준 친구가 있었다. 여러 종류의 도넛을 층층이 쌓아 만든 특별한 생일 선물. 그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정성이 감동적이었다. 촛불을 끄고 소원을 빌며 먹은 도넛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었다. 책을 읽으며 도넛의 미래를 상상해본다. 더 건강한 재료들, 더 창의적인 맛의 조합, 더 아름다운 디자인. 기술의 발전으로 3D 프린터로 만든 도넛도 나올 수 있겠지만, 그래도 사람의 손으로 만든 도넛의 온기는 대체할 수 없을 것이다. 환경을 생각한 포장재,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재료, 전통과 현대를 조화시킨 맛... 도넛도 시대와 함께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건 사람들의 도넛에 대한 사랑이다. 언젠가 나도 나만의 도넛을 만들어보고 싶다. 어떤 맛일까, 어떤 모양일까. 그 도넛을 먹는 사람들이 행복해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도넛처럼, 우리 삶의 빈 공간들도 나름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 오후, 도넛 가게에 들러야겠다. 어떤 맛을 고를지 벌써부터 설렌다. 그 작은 행복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다. 도넛 하나로 시작되는 소소한 행복, 그것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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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의 습격 - 편리와 효율, 멸균과 풍족의 시대가 우리에게서 앗아간 것들에 관하여
마이클 이스터 지음, 김원진 옮김 / 수오서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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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현대인의 삶은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해졌다. 온도 조절이 가능한 실내, 풍부한 음식, 첨단 기술로 무장한 일상. 하지만 이러한 편안함이 과연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었을까? 마이클 이스터(Michael Easter)의 <The Comfort Crisis>는 이 근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하여, 역설적이게도 '불편함'이야말로 우리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향상시키는 핵심 열쇠라고 주장한다. 책은 진화생물학적 관점과 현대 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한 깊이 있는 탐구서다. 저자는 33일간의 알래스카 사냥 여행이라는 극한의 경험을 통해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현대인이 잃어버린 '야생성'을 되찾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현대 사회가 제공하는 과도한 편안함이 오히려 우리를 더 약하고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도발적이면서도 설득력이 있다. 가제본 책이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이스터가 제시하는 가장 중요한 통찰은 '편안함의 역설'이다. 현대인의 평균 수명은 늘어났지만, 실제로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간인 '건강수명'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이는 우리가 장기적인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희생하며 단기적인 편안함을 추구한 결과다. 당뇨, 비만, 우울증, 불안장애 등 현대병들이 급증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현대인이 직면한 스트레스가 우리 조상들이 경험했던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지적한다. 과거의 스트레스가 생존과 직결된 구체적이고 단기적인 것이었다면, 현대의 스트레스는 추상적이고 만성적이다. 이러한 '퍼스트월드 스트레스'가 우리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서서히 잠식하고 있다. 특히 흥미로운 연구 결과는 문제의 절대적 수가 줄어들어도 우리의 만족도가 높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문제에 대한 인식 역치가 낮아져서, 더 사소한 것들을 문제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것이 바로 '퍼스트월드 문제'의 과학적 근거다. 우 리는 항상 골포스트를 옮기며, 결국 같은 수의 문제를 가지게 되지만 그 내용은 더욱 공허해진다. 이러한 현상은 현대인의 심리적 취약성을 보여준다. 실제로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정신적 근력이 부족해진 것이다. 작은 불편함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 인생의 큰 시련 앞에서 어떻게 버틸 수 있겠는가?

저자는 불편함을 통한 성장으로 5개 영역의 실천론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진정한 도전 추구하기다. 미하이의 플로우 이론을 바탕으로, 이스터는 진정한 성장이 일어나는 조건을 제시한다. 플로우 상태가 발생하려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개인의 한계를 시험하는 도전과 명확한 목표. 이때 우리는 완전히 현재에 몰입하게 되고, 행동과 인식이 합쳐지며, 자아의식조차 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플로우 상태는 행복과 성장의 핵심 동력이다. 이는 무관심의 반대편에 있으며, 삶을 더욱 풍부하고 강렬하며 의미있게 만들어준다. 자아의 강도와 복잡성을 증가시키는 효과도 있다. 완전한 성공 보장이 없는 환경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완벽하게 실행하더라도 실패할 확률이 높은 환경에 참여하는 것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진정한 잠재력을 발견하게 해준다. 많은 전통 사회의 성인식이 어려운 도전을 포함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편안함과 불편함 사이의 균형이 바 로 터프닝 현상이다. 적절한 양의 스트레스가 회복력을 만든다. 이는 근육 훈련과 같은 원리로, 적절한 부하가 성장을 촉진한다.


저자는 지루함을 ' 욕망에 대한 욕망‘으로 정의하며, 이것이 동기 부여 상태라고 설명한다. 집중 모드가 에너지를 소모한다면, 비집중 모드는 마음이 휴식하고 방황할 수 있는 필수적인 상태다. 현대인의 정신적 피로는 지속적인 자극과 지루함의 부족에서 비롯된다. 마음의 방황(mind-wandering)은 창의성의 주요 동력 중 하나다. 장기 연구에 따르면 창의성은 IQ보다 성공과 성취를 더 강력하게 예측하는 지표다. 지루함은 우리가 다른 파장으로 사고할 수 있게 해주며, 이를 통해 창의적 사고가 가능해진다.

현대인은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즉시 스마트폰이나 다른 디지털 기기로 도피한다. 저자는 "디지털 서비스에 대해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면, 사용자 자신이 판매되는 상품"이라는 규칙을 제시한다. 이러한 지속적인 자극은 우리의 심리적 강건함과 회복력을 약화시킨다. 일본의 '삼림욕' 연구는 자연에서의 시간이 가져다주는'부드러운 매혹(soft fascination)의 효과를 보여준다. 이는 명상 없는 마음챙김과 같은 상태로, 사고하고 창조하며 정보를 처리하는데 필요한 자원을 회복시킨다. 자연에서 주 3회 20분씩 이며, 더 야생적인 자연일수록 효과가 크다. 3일 이상 자연에서 보내는 시간은 마음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3일 효과'를 가져온다.

이스터는 인간이 먹는 이유를 두 가지로 구분한다. 진짜 배고픔과 보상 배고픔. 현대인의 비만 문제는 후자, 즉 스트레스 해소나 위안을 위한 섭식에서 비롯된다. 가공식품과 정크푸드는 포만감을 주지 못하고 과식을 유도한다. 미국에서 음식 부족은 실제 문제지만, 더 큰 전염병은 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배고픔을 경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제는 특정 다이어트가 아니라 배고픔의 불 편함을 다루지 못하는 우리의 무능력이다. 스트레스와 과식 스트레스는 과식을 유발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식사량을 정확히 추정하지 못한다. 편안한 음식과 스트레스 섭식이 비만의 주요 원인이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유행 다이어트는 실패하게 된다. 12-16시간의 간헐적 단식은 세포의 자연선택 과정인 오토파지(autophagy)를 촉진한다. 이는 오래되고 약한 세포들을 제거하여 질병과 싸우고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오토파지는 몸의 '쓰레기 처리' 과정으로, 약한 고리들을 전체의 이익을 위해 희생시킨다. 배고픔 상태에서는 오히려 몸의 에너지가 증가하여 음식을 찾으려는 동력을 준다. 배고픔은 정신적 각성도와 집중력을 높인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음식을 먹지 않으면 더 깊고 좋은 잠을 잘 수 있고, 이는 낮 시간의 집중력 향상으로 이어진다.


죽음에 대해 더 자주 생각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더 행복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죽음의 인식은 감사함을 증진시키고, 긍정적인 것들에 집중하게 만들며, 현재 순간에 더욱 집중하게 한다. 또한 자연스럽게 더 자비롭고 마음챙김의 상태가 된다. 연구에 따르면 높은 GDP를 추구하는 국가들이 실제로는 더 많은 불행의 조건을 만든다. 웰빙은 개인의 내적 조건과 외적 조건의 상호작용의 결과다. 내적 조건이 잘 관리되지 않으면 매우 취약해지고 운명론적 결정을 내리게 된다. 마음챙김은 판단없이 현재 순간에 일 어나는 일에 의도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으로 대략 정의된다.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정신적 과정을 바꿔야 한다. 가장 큰 행복은 정신 상태의 변화에서 온다. 그 외에 러킹(Rucking)의 효과가 있다. 무게를 짊어지고 걷는 러킹은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동시에 제공한다. 50파운드(약 23kg) 이하가 가장 이상적인 무게다. 인간은 더운 날씨에서 최고의 지구력 동물 중 하나로 적응되었고, 무언가를 운반하는 것이 우리가 최상위 포식자가 된 추진력이었다. 신체적으로 어려운 일을 하는 것은 엄청난 인생 해킹이다. 어려운 일을 하면 나머지 삶이 더 쉬워지고, 모든 것을 더 감사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더 많은 신체적 노력이 필요한 일은 보통 앉아서 하는 일보다 더 긴 수명으로 이어진다. 운동은 과학자들이 일치하게 인정하는 부작용 없이 전반적인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운동 중 부정적인 감정에서 분리될 수 있는 사람들이 더 나은 성과를 보인다. 또한 하루 종일 일반적인 움직임을 많이 추가하는 것은 많은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겪는 몸의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도시가 더 높은 삶의 질을 제공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농촌 사람들이 더 행복하다는 도시-농촌 행복 격차가 존재한다. 던바의 수에 따르면 대략 150명 이하의 그룹이 이상적인 공동체 규모다.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사람이 있으면 인간의 뇌가 불편함을 느끼고, 이는 주관적 웰빙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외로움과 고독함은 수명을 15년 단축시키고 향후 몇 년간 사망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좋은 관계는 행복과 장수의 핵심 요소로, 재산이나 명성을 이긴다. 하지만 가끔 혼자 있는 것, 아무와도 떨어져 있는 것은 나쁘지 않다. 아무것과도 동일시되지 않은 자신과의 시간이다. 고독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서투른 것이다.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은 아마도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더 풍부하게 만들 것이다. 왜냐하면 관계에 실제로 내적으로 뭔가 진행되고 있는 사람을 데려오는 것이고, 단지 다른 사람들로부터만 번영하는 연결 회로가 아니기 때문 이다. 자연은 우리의 미적, 지적, 인지적, 심지어 영적 만족의 열쇠를 쥐고 있다. 자연에서의 침묵은 치료적이며 주목할만한 건강 상의 이점이 있다. 자연에 있는 것의 긍정적인 건강 효과를 보여주는 연구들이 있다.

저자도 책에서 언급하고 있지만, '자연에 대한 호소 오류'라는 함정이 있다. 이는 자연적인 모든 것이 좋고, 조화롭고, 도덕적으로 올바르다고 제안하는 믿음이다. 때로는 과거의 생활 방식을 지나치게 이상화하는 경향이 보인다. 현대 사회의 구조적 문제들을 개인의 선택 문제로 환원시킬 위험이 있다. 모든 사람이 33일간의 알래스카 사냥이나 장기간의 자연 체험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 사회적 여건에 따른 접근성의 차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 서구 중심적 관점에서 '불편함'과 '도전'을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다른 문화권에서는 다른 형태의 도전과 성장 방식이 있을 수 있는데, 이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 또한 제시된 연구 들 중 일부는 상관관계를 보여주지만 인과관계를 명확히 증명하지는 못한다. 또한 장기적인 효과에 대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The Comfort Crisis>는 현대인이 직면한 근본적인 딜레마를 날카롭게 진단하고, 실용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의미있는 책이다. '불편함'이라는 역설적 처방전을 통해 진정한 건강과 행복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다. 이 책의 가장 큰 가치는 현대 문명 자체에 대한 성찰을 촉구한다는 점이다. 기술 발달과 물질적 풍요가 반드시 인간의 행복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과학적 근거와 함께 설득력있게 제시한다. 평균 수명은 늘어났지만 건강수명은 줄어들고, 절대적 문제는 감소했지만 주관적 만족도는 높아지지 않는 현대의 역설을 예리하게 포착했다. 저자가 제시하는 실천 방안은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하다. 진정한 도전 추구, 지루함의 재발견, 배고픔 경험, 죽음에 대한 성찰, 물리적 부하 지기는 각각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며, 일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특히 플로우 상태의 조건, 창의성과 지루함의 관계, 간혈적 단식의 생리학적 효과, 러킹의 복합적 운동 효과 등은 매우 실용적인 정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불편함'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터프닝 현상(toughening phenomenon)처럼, 편안함과 불편함 사이의 균형이 핵심이다. 적절한 스트레스는 회복력을 기르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해롭다. 또한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불편함'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개인의 상황과 능력에 맞는 적절한 도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주의 오류에 빠지지 않고, 현대 문명의 이점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건전한 도전을 추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무조건적인 편안함의 거부가 아니라, 의도적이고 건설적인 불편함의 수용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더욱 강인하고, 창의적이며,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편안함의 습격(The Comfort Crisis)는 이러한 균형 있는 접근을 위한 나침반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현재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거나, 더 깊이 있는 성장을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할 만하다. 특히 현대 사회의 편안함에 길들여져 있지만 무언가 부족함을 느 끼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관점과 실천 방향을 제시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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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문명의 개척자들 - 클라우드 마이닝으로 다시 쓰는 자본주의 연대기
박한일 지음 / 북새바람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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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가져온 혁명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클라우드 마이닝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이 혁명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비트코인 생태계는 더욱 강력하고 탈중앙화된 형태로 발전할 것이다. 새로운 미래가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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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문명의 개척자들 - 클라우드 마이닝으로 다시 쓰는 자본주의 연대기
박한일 지음 / 북새바람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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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급진적인 금융 혁명이 우리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의 폐허 위에서 탄생한 비트코인은 단순한 디지털 화폐를 넘어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과거 인터넷이 정보의 민주화를 가져왔다면, 비트코인은 가치와 부의 민주화를 실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혁신이 아닌, 인류 문명사에 새로운 장을 여는 사회적 혁명이다.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창조자가 제시한 탈중앙화 비전은 이제 현실이 되어 전 세계 경제 시스템을 재편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국경을 초월하고, 기존 금융 기관의 중개 없이도 가치를 전송할 수 있는 혁명적 시스템을 구현했다. 이러한 변화는 기술적 진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경제적 자유를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는 철학적 전환점을 나타낸다. 이번이 이러한 비트코인의 모든 것과 클라우드 마이닝이라는 새로운 컨셉을 상세 종합 설명하는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박한일님의 <비트코인, 문명의 개척자들>이었다.

비트코인의 진정한 가치는 그 기술적 우수성보다는 철학적 기반에 있다. 사이퍼펑크 운동에서 시작된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자유에 대한 갈망이 구체적인 형태로 실현된 것이 바로 비트코인이다. 이는 기존 중앙집권적 금융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 도전이며, 개인이 스스로의 재정적 운명을 통제할 수 있는 컨셉을 제공한다.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에서 개인은 은행, 정부, 중앙은행 등 다양한 중간자들의 허가와 감시 하에서만 경제 활동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이러한 권력 구조를 근본적으로 해체한다. 누구나 전 세계 어디서든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으며, 제3자의 허가나 중재 없이도 가치를 교환할 수 있다. 이는 경제적 주권의 개념을 개인 차원으로 확장시키는 혁명적 변화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비트코인이 개발도상국과 금융 소외 계층에게 미치는 영향이다.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 배제된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이제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경제적 민주화의 실현이다.

비트코인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은 그 자체로 인류가 발명한 가장 혁신적인 기술 중 하나다. 분산 원장 기술을 통해 중앙 권위 없이도 합의를 달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함으로써, 신뢰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했다. 과거에는 거래의 진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은행이나 정부 같은 신뢰할 수 있는 제3자가 필요했지만, 이제는 수학적 증명과 암호학적 기법을 통해 신뢰를 생성할 수 있게 되었다. 작업증명(Proof of Work) 메커니즘은 이러한 탈중앙화된 합의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소다. 채굴자들이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해 경쟁하는 과정에서 네트워크의 보안이 유지되고, 동시에 새로운 비트코인이 생성된다. 블록체인 기술의 진화는 비트코인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스마트 계약, 디지털 신원 관리, 공급망 추적 등 무수히 많은 응용 분야가 등장하고 있으며, 이는 디지털 경제의 기반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웹 3.0 시대에서 블록체인은 데이터 소유권과 개인 정보 보호를 실현하는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가장 혁명적인 측면 중 하나는 경제적 포용성의 확대다.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는 지리적, 사회적, 경제적 제약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금융 서비스에서 배제되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이러한 장벽을 허물고 있다. 아프리카의 농부든, 남미의 소상공인이든, 인터넷 연결만 있으면 누구나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이나 정치적 불안정으로 고통받는 지역의 사람들에게 비트코인은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터키 등 화폐 가치가 급락하는 국가에서 비트코인은 개인의 부를 보호하는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투자 수단을 넘어 경제적 생존의 도구로 기능하고 있다. 또한 비트코인은 송금 시장에서도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기존의 국제 송금 시스템은 높은 수수료와 긴 처리 시간으로 인해 이주 노동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었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활용한 송금은 훨씬 저렴하고 빠르며, 24시간 언제든 가능하다. 이는 전 세계 수억 명의 이주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은 네트워크의 보안과 탈중앙화를 유지하는 핵심 요소다. 하지만 전통적인 채굴은 막대한 초기 투자, 기술적 전문성, 그리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해 일반인들의 참여가 어려웠다. 클라우드 마이닝은 이러한 진입 장벽을 낮추어 누구나 비트코인 채굴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혁신적 솔루션이다. 클라우드 마이닝의 핵심은 채굴 하드웨어의 소유권과 운영권을 분리하는 것이다. 전문 채굴 업체가 대규모 채굴 시설을 운영하고, 개인 투자자들은 클라우드를 통해 이러한 채굴 능력을 임대할 수 있다. 자본과 기술적 제약으로 인해 채굴에 참여할 수 없었던 일반인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경제적 측면에서 클라우드 마이닝은 여러 장점을 제공한다. 첫째, 초기 투자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 개인이 직접 채굴 장비를 구매하고 설치할 필요 없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채굴에 참여할 수 있다. 둘째, 운영 비용과 리스크가 분산된다. 전력비, 냉각비, 유지보수 비용 등을 전문 업체가 효율적으로 관리하므로 개인이 부담해야 할 운영 리스크가 크게 줄어든다. 기술적 관점에서 클라우드 마이닝은 채굴의 전문화와 효율성을 높인다. 전문 채굴 업체들은 최신 채굴 장비를 대량으로 구매하여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으며, 최적의 위치에 채굴 시설을 설치하여 전력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전문적인 기술 인력이 24시간 시설을 관리하므로 채굴 효율성이 극대화된다.

비트코인이 가져온 혁명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클라우드 마이닝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이 혁명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비트코인 생태계는 더욱 강력하고 탈중앙화된 형태로 발전할 것이다. 새로운 미래가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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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권력, 미식 경제학 - 음식이 바꾼 부와 권력의 결정적 순간들
쑤친 지음, 김가경 옮김 / 이든서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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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류 역사를 바꾼 것은 철학자의 사유나 정치가의 웅변이 아니라, 어쩌면 배고픈 인간의 탐욕스러운 입맛이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경제 시스템, 국제 무역, 심지어 산업혁명까지도 그 뿌리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무엇을 먹을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도달한다. 미식 경제학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한다. 음식은 생존 수단을 넘어 권력의 상징이자 부의 원천이며, 때로는 전쟁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 향신료 한 알이 대륙을 연결하고, 감자 한 알이 산업혁명을 촉발했으며, 설탕 한 스푼이 노예제도를 확산시켰다. 이것이 바로 식탁 위에서 벌어지는 권력 게임의 실체다. 인류 역사에서 많은 영향을 미쳤던 사례들이 재미있었다.

​인류의 진화사를 다시 살펴보면, 다윈의 자연선택설에 '미식선택설'을 추가해야 할지도 모른다. 수백만 년 전 아프리카 대륙에서 벌어진 인류의 직립보행은 도구 사용이나 뇌 용량 증가를 위한 것만이 아니었다. 더 높은 나무 위의 달콤한 열매를 따기 위해, 더 멀리 있는 사냥감을 찾기 위해 인간은 두 발로 서게 되었다. 특히 불의 발견은 인류사에서 가장 중요한 '미식 혁명'이었다. 번개에 맞아 죽은 동물들이 내뿜는 전례 없는 향기에 매료된 초기 인류는 이때부터 요리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불에 익힌 고기는 소화가 용이했고, 더 많은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는 뇌 용량 증가로 이어졌고, 결국 현생 인류로의 진화를 가속화시켰다. 농업혁명 역시 마찬가지다. 채집과 수렵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진 식욕을 만족시키기 위해 인간은 정착 생활을 시작했다. 곡물 재배는 잉여 생산을 가능하게 했고, 이는 계급 사회의 출현과 초기 문명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결국 먹는 것에 대한 욕구가 인간을 동물에서 문명인으로 만든 셈이다.

중세 유럽에서 후추 한 알의 가치는 때로 은화 한 닢과 맞먹었다. 이것은 단순한 과장이 아니다. 향신료는 당시 유럽 귀족들에게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을 뿐만 아니라, 의학적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졌다. 특히 성적 능력 향상과 전염병 예방 효과에 대한 믿음은 향신료에 대한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문제는 공급 구조였다. 아랍 상인들이 인도양과 홍해를 장악하며 향신료 유통을 독점했다. 이들은 의도적으로 향신료의 원산지를 숨기고 유통 경로를 복잡하게 만들어 정보 비대칭을 극대화했다. 유럽 상인들은 중간 거래업체를 거쳐 몇 배, 때로는 몇십 배의 마진을 지불해야 했다. 이러한 '향신료 디플레이션'은 유럽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 금과 은이 향신료와 교환되어 동방으로 유출되면서 유럽 내 화폐 공급량이 급감했다. 이는 경제 침체로 이어졌고, 결국 유럽 각국은 향신료 직수입 경로를 찾기 위해 대항해시대를 열게 되었다.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발견, 바스코 다 가마의 인도 항로 개척 모두 후추와 계피를 찾기 위한 여정이었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설립은 단순한 무역회사의 탄생이 아니라 현대 자본주의의 출현을 의미했다. 향신료 무역의 엄청난 수익성과 동시에 존재하는 높은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인류는 주식회사라는 혁신적인 제도를 만들어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주식의 자유로운 거래가 가능해진 것이다. 기존의 영국 동인도회사는 투자 회수를 위해 회사를 청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주식을 타인에게 양도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를 위해 1609년 암스테르담에 세계 최초의 주식 거래소가 설립되었다. 이는 금융 기법의 발전을 넘어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했다. 자본의 유동성이 확보되면서 대규모 장기 투자가 가능해졌고, 이는 산업 발전을 가속화시켰다. 결국 작은 향신료 씨앗 하나가 현대 자본주의의 기초를 놓은 셈이다.

16세기 남미에서 발견된 포토시 은광은 당시 세계 경제 지형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은 함량 50%에 달하는 고순도 은광석은 스페인에게 엄청난 부를 안겨주었지만, 동시에 전 세계적인 경제 불균형을 초래했다. 흥미롭게도 이 은의 최종 목적지는 중국이었다. 명나라는 은을 화폐로 사용했는데, 유럽인들은 중국의 비단, 차, 도자기를 사기 위해 대량의 은을 유입시켰다. 이는 중국 경제에 일시적인 번영을 가져다주었지만, 동시에 위험한 의존성을 만들어냈다. 문제는 17세기 말부터 은 공급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포토시 광산의 생산량 감소와 함께 유럽 각국이 은 유출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중국 내 은 가격이 폭등했고, 화폐 공급량 부족으로 인한 디플레이션이 발생했다. 농민들은 세금을 낼 은이 부족해졌고, 이는 사회 불안으로 이어져 결국 명나라 멸망의 한 원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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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명의 발전사를 되돌아보면,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거시경제 이론이나 무역 정책보다 더 강력한 동력이 있었다. 바로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구인 '먹고 싶다'는 욕망이었다. 이 욕망은 개인의 차원을 넘어 사회 구조를 바꾸고, 경제 시스템을 재편하며, 때로는 국가의 흥망성쇠까지 좌우했다. 향신료 한 알이 대항해시대를 열었고, 감자 한 알이 산업혁명을 촉발했으며, 설탕 한 스푼이 노예제도를 확산시켰다. 은 한 덩이가 명나라를 멸망시켰고, 대구 한 마리가 국제법을 바꿨다. 이 모든 것이 결국 인간의 입맛에서 시작된 거대한 변화들이었다. 21세기 오늘날에도 이 법칙은 여전히 유효하다.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 생산성 변화, 대체 단백질 산업의 부상, 푸드테크의 발전은 모두 새로운 형태의 미식 경제학을 만들어가고 있다. 배양육과 식물성 대체육 산업에 쏟아지는 투자, 수직농장과 스마트팜 기술의 발전, 푸드딜리버리 플랫폼의 성장 모두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에서 시작된 경제적 혁신이다. 미래의 경제학자들은 어쩌면 21세기를 '푸드테크 혁명'의 시대로 기록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시작점에는 여전히 더 맛있고, 더 건강하고, 더 지속가능한 음식을 찾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결국 식탁 위의 권력 게임은 계속될 것이고, 그 게임의 룰을 이해하는 자가 미래 경제의 주도권을 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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