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사 수녀의 말씀을 읽을 때면 가슴 한편이 뜨거워진다. 바다에 붓는 물 한 방울처럼 보일지라도, 그 한 방울이 없다면 바다는 그만큼 줄어든다는 진실. 이 시대는 우리에게 거창한 성공과 화려한 성취를 요구하지만, 정작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그런 거대한 것들이 아니다. 한 번에 한 사람을 껴안는 따뜻함, 지금 이 순간 눈앞의 한 사람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진심이 세상을 조금씩 밝게 만든다.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던 시절이 떠오른다. 업무에 치여 지쳐 있을 때, 옆자리 선배가 건넨 따뜻한 커피 한 잔. 그것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었다. 누군가 나를 보고 있고, 내 상태를 헤아려 주고 있다는 작은 신호였다. 그날 그 커피가 준 위로는 어떤 거창한 격려의 말보다 깊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결국 그런 것이 아닐까. 한 번에 한 사람씩, 작지만 진심 어린 손길을 건네는 것이다.
성철 스님의 용맹정진 이야기는 듣는 것만으로도 숙연해진다. 42일간 잠을 자지 않고 화두를 붙든 그 치열함 앞에서, 나는 내 일상의 나태함을 돌아보게 된다. 물론 우리 모두가 그러한 극한의 수행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야기가 전하는 본질적 메시지는 분명하다. 진정한 깨달음은 머리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체험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정일여, 움직이거나 고요하거나 한결같은 상태. 이것이 과연 우리의 삶에서 가능한 일일까.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회의실의 긴장된 공기 속에서, 주말 저녁 가족과의 식사 자리에서. 어느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유지한다는 것. 그것은 마치 불가능한 이상처럼 들린다. 하지만 가끔, 아주 가끔씩 그 경지가 엿보이는 순간들이 있다. 새벽 요가 매트 위에서 호흡에만 집중할 때, 아이의 맑은 눈동자를 들여다볼 때, 빗소리를 들으며 차 한 잔을 마실 때. 그 짧은 순간들 속에서 나는 느낀다. 세상의 모든 소란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 있는 고요함을. 그것이 비록 몇 초에 불과할지라도, 그 경험은 내 안에 작은 씨앗을 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