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의 인생수업 (백범 김구 선생 탄생 150주년 기념 에디션) - 품격 있는 나라와 삶을 꿈꾼 백범 선생의 신념과 지혜
김옥림 지음 / 미래북(MiraeBook)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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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떤 사람의 생애를 들여다본다는 것은, 그저 연대기적 사실을 확인하는 일이 아니다. 한 인간이 어떤 선택의 순간마다 무엇을 붙잡았고, 무엇을 내려놓았으며, 어떤 믿음으로 다시 일어섰는지를 목격하는 일이다. 백범 김구라는 이름 앞에서 우리가 고개를 숙이는 이유는 그가 위대해서가 아니라, 그가 수없이 무너졌다가도 끝내 일어섰기 때문이다. 탄생 150주년을 맞아 다시 펼쳐진 그의 삶은,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우리에게 단순한 역사적 인물이 아닌 동시대의 질문을 던지는 존재로 다가온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살고 있는가. 흔들릴 때마다 어디로 돌아가는가. 실패 앞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는가 생각해 본다.


백범의 삶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배움에 대한 집요함이다. 그는 평생을 두고 배웠다. 나이가 들어서도, 감옥에 갇혀서도, 망명길 위에서도 책을 놓지 않았다. 배움은 그에게 단순히 지식을 쌓는 행위가 아니었다. 그것은 자신을 끊임없이 갱신하는 방식이었고, 세상을 이해하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빠르게 변하지만, 정작 우리 자신은 얼마나 깊어지고 있을까. SNS를 통해 무수한 정보가 쏟아지지만, 그것이 진짜 배움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백범이 보여준 배움이란, 세상과 자신 사이의 거리를 좁혀가는 성실한 노력이었다. 그 과정에서 그는 단단해졌고,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얻었다. 그의 인간관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의리와 진정성이다. 백범은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한번 맺은 관계는 끝까지 지켰고, 배신당해도 먼저 등을 돌리지 않았다. 그가 평생 함께한 동지들, 그를 따르던 사람들이 그토록 많았던 이유는 그가 먼저 사람을 사람으로 대했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의리나 진정성을 말하면 구시대적이라는 소리를 듣기 쉽다. 관계는 가벼워지고, 이해관계로만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백범은 말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진정성을 잃으면, 결국 자기 자신마저 잃게 된다고. 타인을 대하는 태도는 곧 자신을 대하는 태도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백범의 생애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은 자주정신과 주체의식이다. 그는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는 나라, 스스로 설 수 있는 민족을 꿈꿨다. 그 꿈은 단순한 정치적 독립을 넘어섰다. 정신의 독립, 문화의 독립, 사상의 독립까지 포함하는 것이었다. 지금 우리는 과연 자주적인가.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가. 타인의 기준에 맞춰 살고 있지는 않은가. 백범이 강조한 자주정신은 거창한 국가적 차원의 문제만이 아니다. 개인의 삶 속에서도 적용되어야 할 원칙이다.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산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독립이다. 그가 평생 추구한 민주주의는 제도가 아니라 철학이었다. 모든 사람이 동등한 존엄을 가지고, 각자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세상. 누구도 억압받지 않고, 함께 더불어 사는 공동체. 백범에게 민주주의는 형식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었다. 우리는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고 말하지만, 과연 그 정신을 살아내고 있는가.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는가. 다름을 인정하는가.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가. 백범이 꿈꾼 민주주의는 투표함 안에 갇힌 것이 아니라, 일상의 모든 순간에 구현되어야 하는 것이었다.


그의 삶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수없이 무너졌다가도 다시 일어섰다는 점이다. 실패와 좌절 앞에서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고문당하고, 배신당하고, 가족을 잃고, 동지를 떠나보내면서도 그는 자신의 길을 걸었다. 우리는 작은 실패에도 쉽게 무너진다. 한 번의 좌절로 모든 것을 포기하곤 한다. 그러나 백범은 보여준다. 인생이란 쓰러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쓰러진 후에도 다시 일어서는 것이라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더 단단해지고, 더 깊어지며, 더 넓어진다. 백범이 꿈꾼 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가 아니었다. 가장 아름다운 나라였다. 문화가 꽃피고, 사랑이 넘치며, 평화를 만들어내는 나라. 그는 힘이 아니라 문화로 세계에 기여하는 나라를 원했다. 것은 지금 우리에게도 유효한 질문이다. 우리는 어떤 나라를 만들고 싶은가. 무엇으로 세계에 기여할 것인가. 백범은 말한다. 진정한 위대함은 타인을 지배하는 힘이 아니라, 타인에게 영감을 주는 아름다움에서 나온다고.


그의 생애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모든 것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외부의 적과 싸우기 전에, 먼저 자신 안의 나약함, 두려움, 의심과 싸워야 했다. 그리고 그는 그 싸움에서 계속해서 이겨냈다.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적은 어쩌면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에게 너무 관대하거나, 반대로 너무 가혹하거나. 쉽게 포기하거나, 잘못된 길을 고집하거나. 백범이 보여준 삶은, 자기 자신을 정직하게 들여다보고, 끊임없이 수정해 나가는 과정이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백범의 삶이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무엇을 기준으로 살 것인가. 어떤 가치를 지킬 것인가. 무너졌을 때 무엇을 붙잡을 것인가. 그의 삶은 완벽하지 않았다. 실수도 했고, 때로는 잘못된 판단도 했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자신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조국과 민족, 평화와 문화, 자주와 독립이라는 가치를 평생 붙잡고 살았다. 150년 전 태어난 한 사람의 삶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의미 있는 이유는, 그가 던진 질문들이 아직도 우리 앞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주적인가. 진정성을 지키고 있는가. 배움을 멈추지 않는가. 쓰러진 후에도 다시 일어서는가.


결국 백범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정답이 아니라 태도다. 삶을 대하는 자세, 어려움을 견디는 방법, 사람을 대하는 원칙, 꿈을 향해 나아가는 방식. 그것들은 시대를 초월해 여전히 많은 의미를 선사한다. 지금 이 순간, 기준 없이 흔들리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백범의 삶은 하나의 나침반이 될 수 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할 때, 무엇이 옳은지 혼란스러울 때, 그의 삶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방향을 잡을 수 있다. 그가 걸어간 길이 우리의 길과 같을 수는 없다. 그러나 그가 걸어간 방식은 배울 수 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것, 배움을 멈추지 않는 것, 사람을 진정성으로 대하는 것,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사는 것. 이것들은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삶의 원칙이다. 백범 김구가 떠난 지 오래되었지만, 그가 남긴 질문들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그 질문들과 마주할 용기,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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