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의 삶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배움에 대한 집요함이다. 그는 평생을 두고 배웠다. 나이가 들어서도, 감옥에 갇혀서도, 망명길 위에서도 책을 놓지 않았다. 배움은 그에게 단순히 지식을 쌓는 행위가 아니었다. 그것은 자신을 끊임없이 갱신하는 방식이었고, 세상을 이해하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빠르게 변하지만, 정작 우리 자신은 얼마나 깊어지고 있을까. SNS를 통해 무수한 정보가 쏟아지지만, 그것이 진짜 배움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백범이 보여준 배움이란, 세상과 자신 사이의 거리를 좁혀가는 성실한 노력이었다. 그 과정에서 그는 단단해졌고,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얻었다. 그의 인간관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의리와 진정성이다. 백범은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한번 맺은 관계는 끝까지 지켰고, 배신당해도 먼저 등을 돌리지 않았다. 그가 평생 함께한 동지들, 그를 따르던 사람들이 그토록 많았던 이유는 그가 먼저 사람을 사람으로 대했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의리나 진정성을 말하면 구시대적이라는 소리를 듣기 쉽다. 관계는 가벼워지고, 이해관계로만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백범은 말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진정성을 잃으면, 결국 자기 자신마저 잃게 된다고. 타인을 대하는 태도는 곧 자신을 대하는 태도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백범의 생애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은 자주정신과 주체의식이다. 그는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는 나라, 스스로 설 수 있는 민족을 꿈꿨다. 그 꿈은 단순한 정치적 독립을 넘어섰다. 정신의 독립, 문화의 독립, 사상의 독립까지 포함하는 것이었다. 지금 우리는 과연 자주적인가.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가. 타인의 기준에 맞춰 살고 있지는 않은가. 백범이 강조한 자주정신은 거창한 국가적 차원의 문제만이 아니다. 개인의 삶 속에서도 적용되어야 할 원칙이다.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산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독립이다. 그가 평생 추구한 민주주의는 제도가 아니라 철학이었다. 모든 사람이 동등한 존엄을 가지고, 각자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세상. 누구도 억압받지 않고, 함께 더불어 사는 공동체. 백범에게 민주주의는 형식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었다. 우리는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고 말하지만, 과연 그 정신을 살아내고 있는가.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는가. 다름을 인정하는가.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가. 백범이 꿈꾼 민주주의는 투표함 안에 갇힌 것이 아니라, 일상의 모든 순간에 구현되어야 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