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상황에서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수는 없다. 상대와의 관계, 맥락, 그리고 내 감정 상태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책에서 여러가지 상황에서의 대처법을 정말 명확하게 설명해 준다. 책을 읽으며 이런 기술들을 알게 된 후에도, 실제로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특히 권위 있는 사람이나 나이가 많은 사람 앞에서는 더욱 그랬다. 부장님이 회의 중에 내 의견을 무시하며 "경험도 없는 사람이 뭘 안다고"라고 말했을 때,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되받아쳐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직 내 위계와 평판에 대한 두려움이 나를 가로막았다. 또 다른 어려움은 타이밍이었다. 무례한 말을 듣는 순간에는 너무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하다가,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적절한 대응이 떠오르곤 했다. 그때 가서 다시 그 이야기를 꺼내자니 어색하고, 그렇다고 그냥 넘기자니 억울했다. 가장 힘든 것은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받는 무례함이었다. 친한 친구가 습관적으로 나를 낮춰 말하거나, 가족이 내 선택을 존중하지 않을 때, 관계를 지키고 싶은 마음과 나를 지키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갈등했다. '이 정도는 참아야 하는 거 아닐까?', '내가 너무 예민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들이 끊임없이 나를 괴롭혔다.
그럼에도 나는 조금씩 연습하기 시작했다. 작은 상황부터 시작했다. 카페에서 잘못 나온 주문을 그냥 받던 습관을 버리고, “죄송한데, 제가 주문한 건 이게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친구가 약속 시간을 어겼을 때, "괜찮아"라고만 하지 않고 "다음엔 미리 연락해줘. 기다리는 게 힘들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떨렸다. 목소리도 떨렸고, 말하고 나서 '내가 너무 심한 건 아닐까?' 하는 자책도 들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 말을 받아들였 다. 오히려 내가 명확하게 의사를 표현하자 상대도 편해하는 것처럼 보였다. 서로 눈치 보지 않고 솔직하게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중요한 깨달음은, 되받아치는 것이 관계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오히려 건강한 경계를 세우는 것 이 관계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내 불편함을 참고 쌓아두는 것보다, 그때그때 표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나은 관계 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