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가장 실용적인 부분은 구체적인 포트폴리오 구성 전략이다. 저자는 전체 자산의 50퍼센트를 플랫폼 기업에, 30퍼센트를 퓨어플레이어에, 20퍼센트를 인프라 기업에 배분할 것을 제안한다. 이는 단순한 숫자 게임이 아니라 위험 관리의 철학을 반영한 구조다. 플랫폼 기업들은 양자 컴퓨팅이 실패하더라도 본업으로 버틸 수 있는 안전마진을 제공한다. IBM은 클라우드와 컨설팅 사업이 있고, 구글은 검색과 광고가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와 오피스가 있다. 이들에게 양자 컴퓨팅은 회사의 존망이 걸린 도박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전략적 투자다. 반면 퓨어플레이어들은 양자 컴퓨팅에 모든 것을 걸었다. 이들에게는 플랜 B가 없다.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둘 중 하나다. 그렇기에 이들에 대한 투자는 벤처 캐피털의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열 개 중 아홉 개가 실패하더라도 한 개가 대박을 터뜨린다면 전체 수익률은 양수가 된다는 논리다. 따라서 퓨어플레이어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분산이다. 이온 트랩, 초전도, 양자 어닐링, 포토닉스 등 서로 다른 기술 방식에 골고루 투자함으로써 기술 표준 경쟁의 불확실성을 관리해야 한다. 인프라 기업은 이 생태계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한다. 옥스포드 인스트루먼트의 희석 냉동기든, 코히런트의 정밀 레이저든, 이들은 양자 컴퓨터가 작동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품과 장비를 공급한다. 승자가 누가 되든 이들의 제품은 팔릴 것이다. 이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포지션이다.
하지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양자 컴퓨팅 시장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기업들의 기술 로드맵 달성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2026년까지 실용적인 양자 이점 사례가 나오는가? 2030년경 내결함성 양자 컴퓨터가 실현되는가? 이러한 기술적 마일스톤의 달성 여부는 투자의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지표가 된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서비스형 양자 컴퓨팅, 즉 QCaaS의 성장이다. 이 사업 모델이 획기적인 이유는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데 있다. 과거에는 수억 달러를 투자해야만 양자 컴퓨터를 소유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클라우드를 통해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고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 이는 더 많은 연구자와 기업이 양자 컴퓨팅을 실험할 수 있게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알고리즘과 활용 사례가 발굴되고 있다. 이러한 혁신의 선순환이 가속화될수록 시장은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아마존 브라켓,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퀀텀, 구글 클라우드가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생태계의 킹메이커 역할을 한다. 어떤 하드웨어 기업이 이들의 플랫폼에 입점하느냐가 그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아이온큐가 세 플랫폼 모두에 입점하여 기술력을 검증받은 것은 단순한 파트너십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시장의 신뢰를 얻었다는 증거이자, 상업화로 가는 고속도로에 진입했다는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