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 스테이크 - ‘퀀텀 10년’ 포지션 선점을 향한 양자 컴퓨팅 투자 가이드
안유석 지음 / 처음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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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019년 구글이 양자 우위를 선언했을 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200초 만에 슈퍼컴퓨터가 만 년 걸릴 문제를 풀어냈다는 발표는 놀라웠지만, 실생활과는 동떨어진 실험실의 성과처럼 보였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그때와는 전혀 다른 국면에 서 있다. 양자 컴퓨팅은 더 이상 물리학자들만의 지적 유희가 아니다. 그것은 인공지능 시대의 다음 장을 열 결정적 기술이자, 향후 십년간 글로벌 자본이 가장 치열하게 경쟁할 전장이 되었다. <퀀텀 스테이크>가 제시하는 투자 논리는 단순명료하다. 우리는 지금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으며, 이 전환점에서 올바른 포지션을 잡는 자만이 미래의 부를 선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이 진정으로 흥미로운 이유는 그 접근 방식에 있다. 저자는 양자 컴퓨팅을 기술이 아닌 '머니 게임'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큐비트가 무엇인지, 중첩과 얽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물리학적 이해는 부차적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이 시장을 지배할 것인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가다.


역사는 반복된다. 자동차 산업이 태동하던 1900년대 초반, 미국에만 수백 개의 자동차 제조사가 난립했다. 대부분은 사라졌고, 극소수만이 살아남아 산업을 지배했다. 인터넷 혁명 때도 마찬가지였다. 수많은 닷컴 기업이 거품과 함께 증발했지만, 아마존과 구글은 그 폐허 위에서 제국을 건설했다. 양자 컴퓨팅 시장 역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현재의 열광과 과대 평가 속에서 진짜 승자를 가려내는 것, 그것이 투자자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다. 여기서 저자가 제안하는 전략의 핵심이 드러난다. 승자를 예측하지 말고, 승자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이는 19세기 골드러시 때 금을 캐는 광부보다 곡괭이를 파는 상인이 더 확실하게 돈을 벌었다는 역사적 교훈과 일맥상통한다. 누가 최고의 양자 컴퓨터를 만들든, 그들은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고, 고성능 GPU를 필요로 할 것이며, 극저온 냉각 장비와 정밀 레이저 장치를 구매할 것이다. 따라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퀀텀이나 엔비디아의 큐퀀텀 같은 인프라 기업에 대한 투자는 기술 경쟁의 승패와 무관하게 시장 성장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안전한 선택지가 된다.

하지만 저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안전판만으로는 진정한 부의 창출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빅테크와 인프라 기업에 배정하여 베타 수익을 확보하되, 나머지는 고위험 고수익의 퓨어플레이어에 투자하여 알파 수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아이온큐가 이온 트랩 방식으로 성공한다면, 리게티가 초전도 방식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한다면, 혹은 퀀텀 컴퓨팅이 상온 작동이라는 게임 체인저를 완성한다면, 그 기업의 주가는 수십 배로 폭등할 것이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기술적 난관에 봉착하거나 자금난에 빠진다면 순식간에 도태될 수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실용적인 부분은 구체적인 포트폴리오 구성 전략이다. 저자는 전체 자산의 50퍼센트를 플랫폼 기업에, 30퍼센트를 퓨어플레이어에, 20퍼센트를 인프라 기업에 배분할 것을 제안한다. 이는 단순한 숫자 게임이 아니라 위험 관리의 철학을 반영한 구조다. 플랫폼 기업들은 양자 컴퓨팅이 실패하더라도 본업으로 버틸 수 있는 안전마진을 제공한다. IBM은 클라우드와 컨설팅 사업이 있고, 구글은 검색과 광고가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와 오피스가 있다. 이들에게 양자 컴퓨팅은 회사의 존망이 걸린 도박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전략적 투자다. 반면 퓨어플레이어들은 양자 컴퓨팅에 모든 것을 걸었다. 이들에게는 플랜 B가 없다.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둘 중 하나다. 그렇기에 이들에 대한 투자는 벤처 캐피털의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열 개 중 아홉 개가 실패하더라도 한 개가 대박을 터뜨린다면 전체 수익률은 양수가 된다는 논리다. 따라서 퓨어플레이어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분산이다. 이온 트랩, 초전도, 양자 어닐링, 포토닉스 등 서로 다른 기술 방식에 골고루 투자함으로써 기술 표준 경쟁의 불확실성을 관리해야 한다. 인프라 기업은 이 생태계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한다. 옥스포드 인스트루먼트의 희석 냉동기든, 코히런트의 정밀 레이저든, 이들은 양자 컴퓨터가 작동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품과 장비를 공급한다. 승자가 누가 되든 이들의 제품은 팔릴 것이다. 이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포지션이다.

하지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양자 컴퓨팅 시장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기업들의 기술 로드맵 달성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2026년까지 실용적인 양자 이점 사례가 나오는가? 2030년경 내결함성 양자 컴퓨터가 실현되는가? 이러한 기술적 마일스톤의 달성 여부는 투자의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지표가 된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서비스형 양자 컴퓨팅, 즉 QCaaS의 성장이다. 이 사업 모델이 획기적인 이유는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데 있다. 과거에는 수억 달러를 투자해야만 양자 컴퓨터를 소유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클라우드를 통해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고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 이는 더 많은 연구자와 기업이 양자 컴퓨팅을 실험할 수 있게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알고리즘과 활용 사례가 발굴되고 있다. 이러한 혁신의 선순환이 가속화될수록 시장은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아마존 브라켓,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퀀텀, 구글 클라우드가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생태계의 킹메이커 역할을 한다. 어떤 하드웨어 기업이 이들의 플랫폼에 입점하느냐가 그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아이온큐가 세 플랫폼 모두에 입점하여 기술력을 검증받은 것은 단순한 파트너십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시장의 신뢰를 얻었다는 증거이자, 상업화로 가는 고속도로에 진입했다는 신호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저자가 기술 자체보다 그 기술이 만들어낼 가치의 흐름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양자 컴퓨팅이 왜 중요한가? 그것이 인공지능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AI는 데이터 처리 능력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처리해야 하지만, 기존의 실리콘 반도체는 물리적 한계에 도달했다. 무어의 법칙이 종말을 고하는 순간, 양자 컴퓨팅이 그 빈자리를 채울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는 단순한 성능 개선이 아니다. 패러다임의 전복이다. 기존 컴퓨터가 0과 1을 순차적으로 처리한다면, 양자 컴퓨터는 중첩을 통해 2의 n승에 해당하는 가능성을 동시에 탐색한다. 50큐비트면 1,125조 개의 상태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우리는 이제까지 풀 수 없었던 문제들을 풀 수 있게 될 것이다. 신약 개발의 속도가 혁명적으로 빨라지고, 금융 시장의 리스크 예측이 정교해지며, 기후 변화 모델링이 정확해질 것이다. 이 모든 변화는 엄청난 경제적 가치로 환산된다. 맥킨지와 보스턴 컨설팅 그룹이 2035년까지 약 1조 3천억 달러의 가치 창출을 전망하는 이유다. 그러나 여기서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기술의 잠재력과 현실의 실행 사이에는 거대한 간극이 존재한다. 현재의 양자 컴퓨터는 여전히 노이즈가 많고 불안정하다. 큐비트는 외부 환경에 극도로 민감하여 미세한 진동이나 온도 변화에도 상태가 깨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절대영도에 가까운 극저온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는 막대한 에너지 비용을 수반한다. 더 나아가 오류 정정 기술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복잡한 계산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다.

양자 컴퓨팅 기업들은 지금 '죽음의 계곡'을 건너고 있다. 실험실의 성공과 상업적 성공 사이의 간극, 그 험난한 여정을 버텨내는 기업만이 최종 승자가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재무 건전성은 생존의 필수 조건이다.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흑자 전환 이전에 자금이 바닥나면 게임 오버다. 리게티 컴퓨팅의 높은 현금 소진 속도나 주가 변동성은 이러한 리스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반면 디 웨이브 퀀텀은 실용주의적 접근으로 생존 전략을 짰다. 범용 양자 컴퓨터의 완성을 기다리지 않고, 최적화 문제에 특화된 양자 어닐링 방식으로 당장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다. 물류 경로 최적화, 포트폴리오 구성, 공장 스케줄링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문제를 해결하며 현금 흐름을 확보한 것이다. 이 현금으로 차세대 게이트 모델 양자 컴퓨터 개발에 투자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매우 현명하다. IBM의 키스킷 생태계 전략 역시 주목할 만하다. 하드웨어의 성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소프트웨어 표준을 장악하는 것이다. 전 세계 수십만 명의 개발자가 IBM의 툴로 양자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있다. 이들이 IBM 환경에 익숙해질수록, 미래의 양자 애플리케이션은 IBM 하드웨어를 기준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로 PC 시대를 지배했던 방식의 재현이다. 기술 경쟁은 단순히 성능만으로 승부가 나지 않는다. 생태계를 장악하는 자가 최후의 승자가 된다.


양자 컴퓨팅 투자는 미래에 대한 판단이다. 우리는 향후 십년간 이 기술이 실험실을 벗어나 산업 현장으로 확산되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부가 창출될 것이라는 명제를 믿는가? 만약 그렇다면, 지금이 바로 포지션을 잡아야 할 시점이다. 1990년대 후반 인터넷에, 2010년대 초반 모바일에 투자했던 자들이 거둔 성과를 떠올려 보라. 기술 혁명의 초기 단계에서 올바른 선택을 한 투자자들은 역사적인 수익을 거뒀다. 저자가 강조하듯, 이는 맹목적 낙관이 아닌 전략적 분산에 기반해야 한다. 단일 종목에 올인하는 것은 도박이다. 대신 서로 다른 기술 방식, 서로 다른 비즈니스 모델, 서로 다른 위험-수익 구조를 가진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그리고 시장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지속적으로 리밸런싱해야 한다. 이것이 불확실성의 한복판에서 미래의 지분을 확보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양자 컴퓨팅은 더 이상 과학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것은 다가올 미래의 부를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변수이며, 투자자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복잡한 물리학을 이해하지 못해도 좋다. 중요한 것은 자본의 흐름과 기술 패권의 향방을 읽는 안목이다. 지금 당장 수익을 기대할 수는 없을지 모르지만, 십년 후 양자 시대가 만개했을 때 그 과실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자는 오늘 씨앗을 뿌린 자들일 것이다. 변동성을 견디고 긴 호흡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투자자만이, 역사가 증명해 온 것처럼, 진정한 승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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