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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 한달 완성 일본어 말하기 Lv.2 - 원어민 MP3 음원 + 문장 몰아보기 영상 + 일본어 문법표 + 동사 활용표 + 동사 활용 쓰기 연습 ㅣ 한권 한달 완성 일본어 말하기 2
시원스쿨어학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5년 11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장에 꽂힌 노란 책을 볼 때마다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진다. <한권 한달 완성 일본어 말하기 LV.2>. 제목만 봐도 부담스러울 법한데, 이 책은 달랐다. 마치 "괜찮아, 천천히 가도 돼"라고 속삭이는 것 같았다. 사실 외국어 공 부를 시작할 때마다 늘 같은 패턴이 반복됐다. 처음 며칠은 열정적으로 하다가, 복잡한 문법 앞에서 좌절하고, 결국 책은 책장 깊숙이 들어가 먼지를 뒤집어쓰곤 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다를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건 아마도 이 책이 가진 독특한 온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교재를 처음 펼쳤을 때 느낀 건, '가볍다'는 것이었다. 물리적인 무게가 아니라 심리적인 무게 말이다. 하루 학습량이 20~30분 정도면 충분하다니, 바쁜 일상 속에서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완벽을 추구하지 않아도 되고, 이해가 안 되면 그냥 넘겨도 괜찮다는 여유로운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Lv.2를 시작하면서 확실히 달라진 게 있었다. 이제 실제로 '일본어 말'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히라가나와 친해지고, 간단한 인사말을 익히던 단계를 지나, 이제는 조금씩 긴 문장을 만들어내는 내가 신기했다. 책은 문법을 도식화해서 보여준다. 복잡한 설명 대신 간결한 그림과 핵심만 추려낸 설명이 전부다. 처음에는 이게 충분할까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몇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깨달았다. 언어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론적 완벽함이 아니라, 실제로 입 밖으로 소리를 내는 것이라는 걸. 예문을 따라 읽으면서 입이 조금씩 일본어에 익숙해 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어눌했던 발음이, 반복하다 보니 자연스러워졌다. 마치 처음 자전거 를 배울 때처럼, 넘어지고 또 넘어지다가 어느 순간 균형을 잡는 그 느낌. 일본어 말하기도 그랬다.
아이와 함께 일본어를 공부하는 시간은 특별했다. 처음에는 그저 여행을 위한 준비였지만, 점점 우리만의 작은 의식처럼 자리 잡았다. 저녁 식사 후, 노란 책을 펼치고 함께 소리 내어 읽는 시간. 귀여운 캐릭터 그림을 보며 깔거리고, 발음이 어색할 때는 서로를 보며 웃었다. 회화문으로 역할극을 할 때면 더욱 재미있었다. 레스토랑에서 주문하는 상황, 길을 묻는 상황, 쇼핑하는 상황. 우리 집 거실이 잠시 도쿄의 거리가 되고, 오사카의 작은 식당이 되었다. 아이는 점원 역할을, 나는 관광객 역할을 맡으며 진지하게 연기했다. "이라샤이마세!" 아이가 외 치는 환영 인사에 나도 자연스럽게 일본어로 응답했다. 그 순간만큼은 정말 일본에 있는 것 같았다. 언어를 배운 다는 게 단순히 단어와 문법을 암기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세계와 연결되는 일이라는 걸 실감했다.
하루하루 책장을 넘기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반복의 힘이었다. 같은 문형이 조금씩 다른 예문으로 등장하고, 앞에서 배운 단어가 뒤에서 다시 나타났다.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됐던 문장이 두 번째, 세 번째 만났을 때는 친숙하게 느껴졌다. 연습 문제를 풀 때는 마치 퍼즐을 맞추는 것 같았다. 단어 쓰기부터 시작해서, 문장 완성하기, 해석하기, 작문하기까지. 단계별로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복습이 되는 구조였다. 틀려도 괜찮았다. 중요한 건 계속 시도하는 것이었으니까. 특히 MP3 음원을 들으며 따라 읽는 시간이 좋았다. 원어민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억양과 리듬을 익힐 수 있었다. 처음에는 빠르게 느껴졌던 속도가, 반복해서 듣다 보니 편안하게 들렸다. 귀가 트이는 경험이었다.
책이 전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이었다. 모든 문법을 이해하지 못해도, 발음이 완벽하지 않아도, 그냥 계속 입 밖으로 내뱉는 게 중요했다. 언어는 머리로만 하는 게 아니라 온몸으로 익히는 것이니까. 하루 한 장씩, 부담 없는 분량을 꾸준히 하다 보니 어느새 책의 절반을 넘어가 있었다. 작심삼일을 수 없이 반복했던 내가, 이번에는 달랐다. 가끔 피곤한 날도 있었다. 집중이 안되는 날도 있었다. 그럴 땐 정말로 그냥 넘겼다. 음원만 틀어놓고 멍하니 듣기만 했다. 그것조차 학습이 된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귀가 익숙해진 다는 게 이런 거구나.
이제 일본 여행이 더욱 기대된다. 예전에는 그저 관광지를 둘러보고 사진을 찍는 것이 전부였다면, 이번에는 조금 다를 것 같다. 현지인과 간단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레스토랑에서 메뉴를 직접 주문하고, 길을 물어보고, 가게에서 흥정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아직 서툴다. 문법도 완벽하지 않고, 어휘도 부족하다. 하지만 그게 뭐 어떤가. 중요한 건 소통하려는 마음이고, 상대방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태도 아니겠는가. 언어는 그 마음을 전하는 도구일 뿐이다. 아이와 함께 도쿄의 거리를 걸으며 일본어로 말하는 상상을 한 다. "스미마셍, 이 가게는 어디에 있어요?" "이것 주세요." "맛있어요!" 간단한 문장들이지만, 직접 입 밖으로 내 뱉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두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