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 한달 완성 프랑스어 말하기 Lv. 2 - 알파벳부터 기초 회화까지 한 달 완성 한권 한달 완성 프랑스어 말하기 2
노민주(주미에르)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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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을 처음 펼쳤을 때의 기분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산리오 캐릭터들이 표지에서 반갑게 인사하고 있었고, 그 순간 '아, 이번엔 정말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프랑스어를 배우고 싶다는 마음은 늘 있었지만, 두꺼운 문법책들 앞에서 번번이 좌절했던 제게 이 책은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다가왔습니다. 첫 페이지를 넘기며 '오늘의 주제'를 읽을 때, 이상하게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마치 프랑스 여행을 떠나기 전날 밤, 여행 가이드 북을 읽으며 내일의 일정을 상상하는 것처럼요. "오늘은 이걸 배우는구나" 하고 확인하는 그 작은 의식이, 어느 새 저의 하루를 시작하는 소중한 루틴이 되었습니다.

'오늘의 어휘' 섹션을 처음 봤을 때는 솔직히 좀 두려웠습니다. 낯선 단어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으니까요. 하지만 QR 코드를 찍어 원어민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그 두려움은 호기심으로 바뀌었어요. "Combien"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가 생각나요. '콤비앵'이라는 발음이 묘하게 음악처럼 들렸죠. 그리고 이 단어가 '얼마나'라는 뜻이라는 걸 알았을 때, 파리의 빵집에서 "Combiencacoute?(이거 얼마예요?)"라고 물어보는 제 모습을 상상했어요. 바게트의 고소한 냄새와 함께요. 매일 아침 출근 준비를 하면서, 세수를 하면서, 커피를 내리면서 그날 배울 단어들을 중얼거렸습니다. 처음엔 혀가 꼬이고 발음이 어색했지만, 신기하게도 일주일쯤 지나니까 프랑스어 특유의 비음이 조금씩 입에서 나오기 시작했어요. 거울 앞에서 발음 연습을 하는 제 모습이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 순간만큼은 제가 정말 프랑스어를 하는 사람이 된 것 같았습니다.

고백하자면, 저는 문법이 정말 싫었어요. 학창 시절 영문법에 시달렸던 기억 때문인지, 문법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머리가 지끈거렸죠. 그런데 이 책의 '오늘의 핵심 내용'을 보면서, 문법도 결국은 사람들이 소통하기 위해 만든 약속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특히 의문형용사를 배울 때였어요. Quel, Quelle, Quels, Quelles ... 처음엔 이게 다 뭐람 싶었죠. 남성인지 여성인지, 단수인지 복수인지에 따라 달라진다니, 왜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었을까 투덜거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표로 정리된 내용을 보면서 천천히 이해하기 시작했어요. 마치 퍼즐 조각들이 맞춰지는 것처럼, 규칙이 보이기 시작했죠. 'ATTENTION!' 부분에서 제가 헷갈려할 만한 부분을 미리 짚어주셔서, "아, 나만 어려워하는 게 아니구나" 싶어 위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저녁 시간, 노트에 이 표들을 정리하며 다시 써보곤 했어요. 볼펜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쓰다 보면, 신기하게도 머리가 아니라 손이 먼저 기억하더라고요. 나중엔 표를 보지 않고도 "아, 여성 복수형이니까 Quelles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핵심 표현'을 연습하면서 가장 신기했던 건, 단어와 문법이 하나로 합쳐지는 순간이었어요. 따로 배웠던 조각들이 완전한 문장이 되어 의미를 전달하는 걸 보면서, 말 그대로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Quelle heure est-il?" 지금 몇 시냐고 묻는 이 간단한 문장 하나를 제대로 말할 수 있게 되었을 때의 기쁨이란! 회사 화장실에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혼자 있을 때마다 중얼거렸어요. 원어민의 발음을 듣고 또 듣고, 따라하고 또 따라 하면서요. 보너스 표현들은 제게 작은 선물 같았습니다. 기본 표현을 익혔다고 생각할 때쯤, "이렇게도 말할 수 있어요"라고 알려주는 그 느낌. 마치 프랑스어가 저에게 "조금만 더 나와 친해져 볼래?" 하고 손을 내미는 것 같았죠. 퇴근길 지하철에서 이어폰을 끼고 예문들을 들었습니다. 복잡한 하루를 보내고 지친 몸으로 집에 가는 길이었지만, 프랑스어 문장들이 귓가에 맴돌 때면 이상하게 위로가 되었어요. 언젠가는 정말 파리의 거리를 걸 으며 이 표현들을 쓸 수 있겠다는 상상을 하면서요.

'오늘의 회화 완성!' 부분이 제일 좋았어요. 그동안 배운 모든 게 살아있는 대화로 펼쳐지는 순간이니까요.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는 장면, 친구에게 시간을 묻는 장면... 이 짧은 대화문들이 제게는 작은 드라마 같았습니다. 혼자서 두 역할을 번갈아 가며 연습했어요. A의 목소리로 질문하고, B의 목소리로 대답하고. 처음엔 어색했지만, 점점 재미있어졌어요. 때로는 A를 까칠한 파리지앵으로, B를 친절한 바리스타로 상상하며 감정을 실어 읽기도 했죠. 주말 오후, 집 거실에서 혼자 연극 연습을 하듯 대화문을 낭독했습니다.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햇살 속에서, 저는 상상 속 파리의 카페에 앉아 있었어요. 옆 테이블의 프랑스인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그런 제 모습을 그리며요. '잠깐 복습!' 문제들을 풀 때마다 느끼는 건, 이게 단순한 시험이 아니라는 거예요.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요즘 어때?"라고 안부를 묻는 것처럼, 제가 배운 내용들과 다시 인사를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틀린 문제를 마주할 때면 처음엔 좀 속상했어요. '분명히 외웠는데.... 싶었죠. 하지만 곧 깨달았습니다. 이 실수가 제게 다시 한번 배울 기회를 준다는 것을요. 틀린 부분으로 돌아가서 다시 읽고, 다시 쓰고, 다시 발음 하면서, 그 내용은 더욱 단단하게 제것이 되었습니다. '복습 퀴즈'는 조금 더 특별했어요. 여러 과에 걸쳐 배운 내용들이 한데 모여 있으니, 마치 그동안의 여정을 되돌아보는 느낌이었죠. "아, 이건 첫 주에 배웠던 거고, 이건 지난주에 배웠던 건데 이렇게 연결되는구나" 하는 깨달음이 참 좋았습니다. 저녁마다 침대에 누워 복습 문제 를 풀었어요. 형광펜으로 틀린 부분에 표시하고, 노트에 다시 정리하고. 그 시간이 저에겐 하루의 마무리이자, 내일로 이어지는 다리 같았습니다.

책과 함께 공부하면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실수해도 괜찮다는 거예요. 복습 문제를 틀려도, 발음이 이상해도, 문법을 헷갈려도, 그게 다 배움의 과정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언젠가는 실제 프랑스인 앞에서 이 서툰 프랑스 어를 써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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