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창·통 (50만 부 기념 골드 에디션) -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강력한 통찰
이지훈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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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새벽 5시, 알람이 울린다. 출근 준비를 하며 뉴스를 켠다. AI가 또 어떤 분야를 점령했다는 소식, 구조조정 소식, 새로운 기술 혁명에 대한 경고들이 쏟아진다. 우리는 매일 아침 이런 질문과 마주한다. "나는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5년 후에도 이 일을 하고 있을까?" "내가 하는 이 일이 정말 의미 있는 걸까?" 15년 전, 한 권의 책이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제시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답은 15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더 절실하게 다가 온다. 기술은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했지만, 사람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기술이 발전할 수록 사람다움의 본질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직장에서 만난 한 후배가 있었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누구나 부러워하는 회사에 입사했지만, 그의 눈빛은 늘 흐렸다. "선배, 저는 왜 이렇게 출근하기 싫을까요? 월급은 나쁘지 않은데, 매일이 무의미하게 느껴져요." 그에게는 '무엇'은 있었지만 '왜'가 없었다. 해야 할 일은 있었지만, 하고 싶은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우리는 종종 착각한다. 성공의 크기가 중요하다고, 연봉의 많고 적음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빅터 프랭클이 최악의 수용소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거대한 성공이나 부가 아니었다. 그에게는 '살아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석방된 후 자신의 경험을 책으로 써서 고통받는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겠다는, 그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이유가 그를 버티게 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마찬가지다. 연봉 협상이 잘 되었을 때의 기쁨은 한 달을 가지 못한다. 승진의 기쁨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진정한 도움이 되었을 때, 내가 만든 것이 세상에 작은 변화를 만들었을 때의 감동은 오래 지속된다. 그것이 바로 우리 안에 있어야 할 불꽃이다. 한 스타트업 대표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는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노인들을 위한 기술 서비스를 만들고 있었다. "수익은 아 직 미미하지만, 어르신들이 우리 앱으로 손주와 영상통화에 성공했을 때 보내주시는 감사 메시지를 받으면, 밤을 새워도 지치지 않습니다." 그의 눈빛은 빛났다. 그에게는 돈보다 더 강한 동력이 있었다. 기술 소외계층을 없애겠다는, 디지털 세상에서 모두가 연결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신념이었다. 이것이 혼이다. 보상과 무관하게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는 원동력.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대체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왜'에 대한 답이다. 기계는 '무엇'과 '어떻게'는 잘하지만, '왜'는 만들어낼 수 없다. 그것은 오직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영역이다.


혼이 방향을 제시한다면, 창은 그 방향으로 실제로 나아가는 방법이다. 많은 사람들이 창의성을 거창한 것으로 생각한다. 세상을 뒤바꿀 혁신, 노벨상을 받을 발명 같은 것 말이다. 하지만 진정한 창의성은 일상 속 작은 문제를 다르게 바라보는 데서 시작된다. 한 카페 사장님의 이야기가 기억난다. 그의 카페는 역 근처에 있었는데, 아침 시간대에 손님들이 줄을 서다가 지하철 시간을 놓쳐 떠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그는 앱을 개발했다. 손님들이 지하철에서 미리 주문하고, 역에 도착할 즈음 알림을 받아 바로 픽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대단한 기술이 들어간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고객의 불편을 정확히 파악하고, 기존의 자원(스마트폰, 위치정보)을 다르게 조합한 결과였다. 창의성은 천재성이 아니다. 그것은 끈질긴 관찰과 실험의 결과다. 스티브 잡스도 "영감을 기다리지 말라"고 했다. 작업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매일 손을 움직이고, 시도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는 과정에서 혁신이 탄생한다는 것이다. 요즘 많은 직장인들이 AI 때문에 불안해한다. "내 일을 AI가 대체하면 어떡하지?" 하지만 이 질문은 방향이 잘못되었다. 올바른 질문은 "AI와 함 께 어떻게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이다. 한 마케터는 AI를 활용해 데이터 분석 시간을 90% 줄이고, 그 시간에 고객과의 심층 인터뷰를 더 많이 했다. 결과는? 훨씬 더 인간적이고 감성적인 캠페인이 탄생했다.


AI가 할 수 있는 것은 AI에게 맡기고, 자신은 AI가 할 수 없는 공감과 스토리텔링에 집중한 것이다. 창의성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에서 나온다. "원래 하던 방식"이라는 말은 21세기에서 가장 위험한 문장이다. 시장은 변하고, 고객은 변하고, 기술은 변한다. 하지만 우리의 사고방식이 10년 전 그대로라면 우리는 이미 뒤처진 것이다. 매일 작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걸 왜 이렇게 하지? 더 나은 방법은 없을까? 고객은 정말 이걸 원 할까?" 아무리 훌륭한 비전이 있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있어도 혼자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사람을 설득하고, 협력하고, 함께 가는 능력이 없다면 그 모든 것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한 프로젝트 리더를 코칭한 경험이 있다. 그는 기술적으로 뛰어났고, 아이디어도 훌륭했다. 하지만 그의 프로젝트는 번번이 실패했다. 왜일까? 그는 소통하지 않았다. 자신의 비전을 팀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고, 팀원들의 의견을 듣지 않았다. 그에게는 혼과 창은 있었지만, 통이 없었던 것이다. 진정한 소통은 말만을 잘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 이다. 스티브 잡스가 위대한 프레젠터였던 이유는 화려한 말솜씨 때문이 아니었다. 그는 청중이 무엇을 원하는 지, 무엇에 흥분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기술 스펙을 나열하는 대신," 1000곡을 주머니에 " 라는 한 문장으로 아이팟의 본질을 전달할 수 있었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상사는 부하 직원을 이해해야 하고, 부하 직원은 상사를 이해해야 한다. 영업팀은 개발팀을 이해해야 하고, 개발팀은 영업팀을 이해해야 한다. 이 이해가 없다면 조직은 같은 방향을 보고 있어도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된다. 요즘 같은 원격 근무 시대에는 소통이 더욱 중요해졌다.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 상황에서 오해는 쉽게 생기고, 신뢰는 쉽게 무너진다. 한 글로벌 기업의 팀장은 매일 아침 15분씩 화상회의를 연다. 업무 얘기가 아니라 그냥 서로의 안부를 묻는 시간이다. "어젯밤에 잘 잤어?" "주말에 뭐 했어?" 이런 사소한 대화가 팀의 결속력을 만든다고 한다. 소통은 또한 경청의 예술이다. 말하기보다 듣기가 더 어렵다. 특히 리더일수록 말하고 싶은 욕구가 크다. 하지만 진정한 리더는 70%는 듣고 30%만 말한다. 현장의 목소리, 고객의 목소리, 팀원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올바른 의사결정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혼, 창, 통은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이 세 가지는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혼만 있고 창과 통이 없으면 공허한 이상주의자가 된다. 창만 있고 혼과 통이 없으면 방향 없는 실험가가 된다. 통만 있고 혼과 창이 없으면 영혼 없는 중재자가 된다. 어느 순간에는 혼이 약해진다. 일상에 치이고, 현실에 타협하면서 처음의 열정을 잃는다. 그럴 때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무엇을 이루고 싶었는 지를 다시 떠올려야 한다. 또 어떤 순간에는 창이 막힌다. 아무리 고민해도 답이 안 나오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 다. 그럴 때는 환경을 바꿔야 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책을 읽고, 새로운 경험을 해야 한다. 창의성은 새로움과의 조우에서 탄생한다. 그리고 어떤 순간에는 통이 단절된다. 동료들과 갈등하고, 고객과 멀어지고, 조직에서 고립된다. 그럴 때는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자존심을 내려놓고, 먼저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 관계는 언제나 먼저 손 내미는 사람이 만든다.


기술은 변한다. 트렌드는 변한다. 시장은 변한다. 하지만 사람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15년 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사람들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싶어 하고, 다른 사람과 연결되고 싶어 한다. AI 시대라고 해서 이 본질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계가 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질수록,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의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한다. 기계는 효율적이지만 영혼이 없다. 기계는 정확하지만 공감하지 못한다. 기계는 빠르지만 의미를 만들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혼을 단련해야 한다.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더욱 명확히 해야 한다. 창을 연마해야 한다. 기계와 협업하고, 기계가 할 수 없는 영역을 개척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통을 확장해야 한다. 디지털 소통이 일반화된 시대에 진정성 있는 인간적 연결의 가치를 더욱 높여야 한다. 다시한번 나 자신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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