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쌤의 오픽 편의점 - 없는 거 빼고 다 있는 IM-AL 오픽 종합서
제니.시원스쿨어학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LAB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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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직장 생활 5년 차, 나는 최근 승진 심사를 앞두고 있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조건 중 하나가 바로 오픽 IM2 이상의 성적이었다. 대학 졸업 후 영어와는 담을 쌓고 살았던 내게 이것은 꽤나 부담스러운 과제였다. 주변 동료들도 비슷한 처지였다. 30대 후반의 김 대리는 벌써 세 번째 도전이라며 한숨을 쉬었고, 40대 초반의 박 과장은 학원을 알아보다가 수강료에 놀라 포기했다고 했다. 나 역시 퇴근 후 학원에 다닐 체력도, 주말을 온전히 투자할 여유도 없었다. 서점에 가서 오픽 책들을 둘러봤지만 선택은 쉽지 않았다. 어떤 책은 600페이지가 넘어 보기만 해도 숨이 막혔고, 어떤 책은 내용이 너무 간략해서 이것만으로 충분할까 의문이 들었다. 게다가 인터넷을 뒤져보니 오픽의 난이도가 예전보다 높아졌다는 말도 있어서 출간된 지 오래된 책은 피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시원스쿨에서 나온 신간을 발견했다. 제목이 독특했다. '제니쌤의 오픽 편의점'이라니. 편의점처럼 필요한 것만 골라 살 수 있다는 의미일까? 궁금증이 생겨 책을 펼쳐보았다.

첫 장을 넘기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등급별로 구분된 학습 가이드였다. IM1을 목표로 하는 사람, IM2-3을 목표로 하는 사람, 그리고 IH에서 AL로 도약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각각의 전략이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었다. 이것은 내게 큰 위안이 되었다. 나는 당장 IM2만 받으면 되는 상황이었기에, AL 수준의 고난도 표현까지 공부할 필요가 없었다. 시간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IM 보장 답변'이라는 섹션이 인상적이었다. IM1과 IM2-3를 가르는 기준이 무엇인지, 어떤 표현을 써야 안전하게 목표 등급을 받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되어 있었다. 막연하게 "더 잘해야 한다"는 식의 조언이 아니라, "이런 문장 구조를 사용하라", "이 정도 길이로 답변하라"는 실질적인 가이드가 있었다. 마치 내비게이션처럼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주는 느낌이었다. 더 흥미로운 점은, 나중에 더 높은 등급을 도전하고 싶을 때를 대비한 내용도 함께 담겨 있다는 것이었다. '이거 쓰면 AL' 코너에서는 고급 표현들이 따로 정리되어 있었다. 지금 당장은 필요 없지만, 언젠가 욕심이 생길 때 참고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책이 더 든든하게 느껴졌다.

오픽 준비에서 가장 두려웠던 부분은 어떤 질문이 나올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인터넷 카페에서 후기를 읽어보면 같은 주제를 선택해도 사람마다 받는 질문이 천차만별이었다. 이 책은 그런 불안감을 상당 부분 해소해주었다. '최빈출 기출 콤보'라는 섹션에서 주제별로 자주 나오는 질문 조합을 문제은행 형식으로 정리해놓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집'이라는 주제를 선택하면, 집의 구조를 묻는 질문 다음에 집에서의 추억을 묻는 질문이 나올 확률이 높다는 식의 패턴이 있었다. 이런 콤보를 미리 알고 있으면, 첫 번째 질문에 답하면서 동시에 두 번째 질문을 예상하고 준비할 수 있다. 실제로 연습해보니 답변 준비 시간 15초가 훨씬 여유롭게 느껴졌다. 고난도 문제 대비도 체계적이었다. 특히 14번, 15번에 자주 나온다는 돌발 질문들을 따로 모아놓은 챕터가 있었다. "당신이 사는 지역의 지형적 특징을 설명하라"는 식의 난감한 질문들이었다. 예전의 나였다면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머릿속이 하얘졌을 것이다. 하지만 책에서는 이런 질문에 어떤 프레임워크로 접근해야 하는지, 어떤 순서로 이야기를 풀어가야 하는지 구체적인 템플릿을 제공했다. 지형 문제라면 위치 → 주변 환경 → 특징 → 개인적 경험 순으로 답변을 구성하면 된다는 식이었다.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혼자 공부할 때 발음이나 억양을 교정받을 방법이 없다는 점이었다. 학원에 가면 강사가 피드백을 줄 텐데, 독학으로는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건지 확인할 길이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문제를 QR코드로 해결했다. 각 모범답변 옆에 QR코드가 있어서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제니쌤이 직접 그 답변을 읽어주는 영상이 재생되었다. 총 236개의 영상이 무료로 제공된다니, 이것만으로도 책값은 충분히 뽑는 것 같았다. 영상에서는 단순히 답변을 읽는 것을 넘어서, 어디서 끊어 읽어야 하는지, 어떤 단어를 강조해야 하는지, 연음은 어떻게 처리하는지까지 세세하게 보여줬다. 저녁 시간에 거실 소파에 앉아 책을 보다가 QR코드를 스캔해서 영상을 보는 것이 내 일과가 되었다. 영상을 먼저 듣고, 그대로 따라 하는 섀도잉 연습을 반복했다. 처음에는 속도를 따라가기 버거웠지만, 일주일쯤 지나니 제법 자연스럽게 따라 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답변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IM 레벨 답변은 대략 얼마나 길게 해야 하는지, AL 레벨은 어느 정도인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실전모의고사가 수록되어 있었다. 날개에 적힌 쿠폰 번호로 온라인에 접속하면 실제 오픽 형식과 똑같은 모의고사를 볼 수 있었다. 문제 영상이 재생되고, 준비 시간 15초가 주어지고, 답변 시간이 카운트다운되는 방식이었다. 처음 모의고사를 봤을 때는 예상보다 훨씬 긴장되었다. 실제 시험장에서도 이 정도 긴장감이라면 준비를 더 철저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의고사를 본 후에는 해설강의를 들었다. 5개 강의가 무료로 제공되었는데, 각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내가 놓친 부분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특히 내가 답변한 내용을 스스로 돌아보면서, "이 부분은 좀 더 구체적으로 말했어야 했는데", "여기서는 과거형을 썼어야 하는데" 같은 반성점을 찾을 수 있었다. 모의고사를 세 번 반복하고 나니, 실전에서 어떤 질문이 나와도 당황하지 않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15초 준비 시간 동안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답변을 어떻게 구조화해야 하는지, 시간이 모자랄 것 같을 때는 어떻게 마무리해야 하는지 등 실전 스킬이 몸에 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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