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투자가 쉬운 이유는 정보가 많아서만이 아니다. 시장의 구조 자체가 투자자 친화적이기 때문이다. 첫째, 압도적인 유동성이다. 유동성은 곧 주가 상승의 용이성을 의미한다. 같은 호재라도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에서는 주가가 더 쉽게, 더 높이 오른다. 코로나19 시기의 경이적인 주가 상승이 기업 펀더멘털보다는 유동성에 기인했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유동성의 중요성을 증명한다. 둘째, 가격의 대표성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주가가 정말로 기업의 가치를 반영한다. 정보가 신속하게 가격에 반영되고, 인위적인 왜곡이 적다. 이는 기술적 분석이 실제로 작동하는 시장, 추세가 존재하는 시장을 만든다. 투자자는 차트와 흐름을 믿고 투자할 수 있다. 셋째, 진정한 주주자본주의다. 미국 기업들은 정말로 주주를 위해 일한다. CFO는 주가 관리를 핵심 업무로 인식하고,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통해 적극적으로 주주 가치를 환원한다. 한국 기업들이 쌓아두기'에 급급할 때, 미국 기업들은 번 돈을 주주에게 돌려준다. 넷째, 산업이 기업을 만드는 생태계다. 미국에서는 정부와 시장이 함께 미래 산업을 육성한다. AI, 우주항공, 자율주행 등 거대 트렌드가 만들어지면, 그 산업 전체가 성장하면서 관련 기업들을 함께 끌어올린다. 개별 기업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어떤 산업에 속해 있느냐가 더 중요한 시장이다.
책은 핵심은 향후 3년을 주도할 6대 키워드 분석이다. 에이전틱AI, 임베디드 AI, TV 광고의 진화, 자율주행, AI 광고, 클라우드 게이밍. 이것들은 테마라기 보다는 , 실제로 산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는 메가 트렌드다. 특히 AI 광고 영역에서의 통찰은 예리하다. 구글, 메타, 아마존이 AI 시대의 첫 번째 주인공이 된 이유는, 그들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서가 아니라 하던 일을 더 잘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AI는 타기팅 효율을 높이고, 광고 단가를 올리고, 결국 이익률을 개선시킨다. 새로운 제품을 만들 필요도, 고객을 설득할 필요도 없다. 그저 기존 비즈니스가 자연스럽게 업그레이드된다. 이것이 산업 분석의 핵심이다. 어떤 트렌드가 어떤 기업에게 '자연스러운' 수혜를 주는가? 억지로 끼워 맞춘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트렌드와 정렬되어 있는 기업을 찾는 것. 테슬라와 엔비디아의 피지컬 Al 경쟁,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전쟁,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의 반도체 대결 등 빅테크 간 경쟁 구도 분석은 기업 비교가 아니라, 산업의 미래 방향성을 가늠하는 나침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