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높이는 종목 선택법 - 사야 할 주식, 피해야 할 주식
효라클(김성효) 지음 / 황금부엉이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주식투자에서 가장 흔한 착각은 대박 종목을 찾아내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고 믿는 것이다. 투자 커뮤니티는 온통 '다음 테슬라, '한국의 엔비디아'를 찾는 이야기로 넘쳐난다. 하지만 실제로 수익률을 갉아먹는 것은 잘못된 선택 한두 개다. 열심히 공부해서 10%씩 수익을 낸 다섯 개의 종목보다, 한순간의 착각으로 매수한 한 종목의 -50% 손실이 계좌를 더 크게 무너뜨린다. 이것이 바로 투자에서 '지키는 것'이 '버는 것'보다 중요한 이유다. 워런 버핏의 투자 원칙 1번이 절대 손실을 보지 마라"이고, 2번이 "1번을 절대 잊지 마라"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손실을 피하는 것 자체가 수익이다. 특히 한국 주식시장처럼 변동성이 크고, 테마와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효라클이 제시하는 '10계명'은 결국 손실을 부르는 구조적 함정을 미리 파악하자는 것이다. 중국과의 가격 경쟁, 총수 리스크, 정치 테마, 실적 발표 전 과열, 노조 갈등 등은 모두 반복적으로 주가를 무너뜨려온 패턴들이다. 이 패턴들을 알고 있다면, 적어도 예측 가능한 손실은 피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수익률은 시장 평균을 웃돌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은 종종 "이번엔 다르다"고 믿고 싶어 한다. 하지만 시장은 놀라울 정도로 반복적이다. 같은 실수가 다른 이름으로, 다른 시기에, 다른 종목에서 되풀이된다. 역사를 아는 투자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수익률의 차이를 만든다.


한국 주식시장은 독특하다. 선진국 시장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감정적이고 이슈 중심적이다. 미국 시장이 기업의 실적과 미래 현금흐름에 집중한다면, 한국 시장은 '이야기'에 집중한다. 정부 정책 발표 하나, 유명인의 언급 하나에 특정 섹터 전체가 들썩인다. 이런 시장 구조는 양날의 검이다. 단기적으로는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함정이 된다. 코스닥 시장이 대표적이다. 나스닥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같은 혁신 기업들이 실제로 성장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코스닥은 테마주들이 번갈아가며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지수만 유지한다. 개별 종목을 보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자리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AI 관련주', '바이오 임상, '정부 정책 수혜주' 같은 키워드는 단기간 폭발적 관심을 받지만, 실제 실적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투자자들은 이야기에 매혹되어 매수하고, 실망스러운 실적에 뒤늦게 매도한다. 이 과정에서 돈은 일찍 들어간 소수에게서 늦게 들어온 다수에게로 이동한다. 효라클이 강조하는 것은 이런 착시를 경계하라는 것이다. 뉴스에 나온다고, 커뮤니티에서 화제라고, 유튜브에서 추천한다고 무작정 따라가서는 안 된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 장기투자를 한다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리한 게임이다. PER은 높지만 실제 이익은 없거나 미미 한 기업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이 시장의 특성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단타와 장타를 혼동하지 말고, 테마주와 실적주를 구분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열광의 정점에서는 조심하고, 침묵의 바닥에서는 용기를 내야 한다.


주식시장에는 역설이 있다. "좋은 실적이 발표되면 주가가 떨어진다." 처음 투자를 시작한 사람들은 이 현상을 이해하지 못한다. 실적이 좋으면 당연히 주가도 올라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시장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주가는 '미래의 기대'를 반영한다. 좋은 실적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면, 그 기대를 먹고 주가는 미리 오른다. 실적 발표 전 몇 주, 심지어 몇 달 전부터 주가는 상승한다. 그리고 실제로 좋은 실적이 발표되는 순간, '기대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는 것이 확인된다. 그러면 더 이상 오를 이유가 없다. 이것이 바로 '재료 소멸'이다. 셀트리온 사례가 전형적이다. 램시마의 유럽 판매 호조, 트루 시마 허가, 코스피 이전 상장 등 온갖 긍정적 재료가 쏟아졌고, 주가는 30만 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그 모든 재료가 실현된 뒤,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왜? 더 이상 새로운 기대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대형주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중소형주, 테마주에서는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계약 체결, 정부 과제 선정, 신제품 출시' 같은 뉴스가 나오면 주가는 급등한다. 하지만 그 뉴스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 사이 투자자들은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다른 종목으로 옮겨간다. 따라서 실적 발표 직전에 매수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미 기대는 주가에 반영되어 있고,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 급락하고, 기대를 충족해도 '재료 소멸'로 하락할 수 있다. 오히려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조정받을 때가 진짜 매수 타이밍일 수 있다. 그때는 기대가 아니라 실제 숫자를 보고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별 기업의 실적이나 기술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구조적 리스크다.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구조적 취약점이 있으면 언젠가 그것이 주가의 발목을 잡는다. 첫째, 중국 리스크다. 중국은 더 이상 '짝퉁'을 만드는 나라가 아니다. 정부 주도로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산업을 육성하고, 물량 공세로 가격을 무너뜨린다. 태양광, 배터리,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등 여러 산업에서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밀려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중국과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에 투자한다는 것은, 언젠가 가격 경쟁에서 패배할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것이다. 둘째, 총수 리스크다. 한국의 재벌 구조에서 총수는 절대적 영향력을 가진다. 총수가 구속되면 기업의 의사결정이 마비되고, 출소하면 주가가 반등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과 기록이 있는 총수가 이끄는 기업은 언제든 또다시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 법과 원칙보다 개인의 판단이 우선시되는 구조 자체가 위험하다. 셋째, 정치 테마 리스크다. 정권과 가까운 기업은 호황을 누리지만, 정권이 바뀌거나 스캔들이 터지면 급락한다. 박근혜 정권 때의 최순실 관련주들, 윤석열 정권의 김건희 관련 의혹 기업들이 겪은 주가 폭락은 정치 리스크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보여준다. 정치는 예측 불가능하고, 감정적이며, 빠르게 변한다. 그런 변수에 의존하는 투자는 도박에 가깝다. 넷째, 노조 리스크다. 강성 노조는 파업과 협상 결렬로 기업 운영을 마비시킬 수 있다. 현대차, 대한항공 같은 기업들이 수년간 노조 문 제로 주가 상승에 제약을 받았다. 노조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노사간 소통이 단절되고 갈등이 구조화된 기업이 문제다. 이 모든 리스크는 기업의 본질적 가치와는 별개로 주가를 흔든다.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고 실적이 좋아도, 이런 구조적 취약점 이 있다면 장기투자 대상으로 적합하지 않다.


투자는 확률 게임이다. 100% 확실한 종목은 없다. 하지만 확률을 높일 수는 있다. 그 방법은 불리한 게임을 피하는 것이다. 모 아니면 도 종목은 불리한 게임이다. 바이오 임상, 게임 신작, 신제품 출시 등은 성공하면 대박이지만 실패하면 쪽박이다. 확률은 50대 50이 아니다. 대부분 실패한다. 성공 확률이 10%인데 성공하면 10배 오른다는 기대로 투자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작년에 많이 오른 종목도 불리하다. 이미 기대가 충분히 반영되었고, 신선함이 사라졌다. 한국 시장은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작년의 스타는 올해의 평범이 된다. 에코프로가 그랬고, 수많은 테마주들이 그랬다. 사업 다각화 기업도 마찬가지다. 한 부문이 잘돼도 다른 부문이 발목을 잡는다. 물적분할은 주주 가치를 희석시킨다. 집중된 기업이 더 명확하고 예측 가능하다.

결국 효라클이 말하는 '10계명'은 확률을 높이는 원칙이다. 이 원칙들을 지킨다고 100% 수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예측 가능한 손실은 피할 수 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보면, 손실을 피하는 사람이 결국 수익을 낸다.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한 번의 대박이 아니라 꾸준한 수익이다. 화려한 성공담보다 조용한 복리의 힘이 더 강하다. 그리고 그 복리는 손실을 최소화할 때 극대화된다. 효라클의 접근법은 화려하지 않다. 대박 종목을 찾아주지도 않는다. 대신 무너질 종목을 피하는 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진짜 수익률을 높이는 가장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법이다. 시장의 소음 속에서 침착함을 유지하고, 착시 속에서 본질을 보며, 열광 속에서 냉정함을 잃지 않는 투자자만이 살아남는다. 그리고 살아남는 것이 곧 이기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