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저니를 사용하며 깨달은 가장 큰 교훈은, 이게 '이미지 생성 툴'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건 일하는 방식의 변화, 더 나아가 직장인으로서의 역량을 확장하는 수단이었다. 예전엔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려면 디자이너의 도움이 필수였다. 기획서에 "이런 느낌으로"라고 설명하면, 디자이너가 해석해서 만들어주고, 수정 요청을 몇 차례 주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미묘한 의도가 왜곡되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직접 초안을 만들 수 있다. 정확히 내가 원하는 방향을 팀원들에게 보여주고, 그걸 기반으로 논의할 수 있게 됐다.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확 줄어든 것이다. 더 중요한 건, 시도할 수 있는 아이디어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이다. 예전엔 "이건 너무 황당한 아이디어라 제안하기 민망한데"라며 포기했던 콘셉트들을 이제는 일단 만들어볼 수 있다. 실패해도 큰 비용이 들지 않으니, 과감한 시도가 가능해졌다. 실제로 처음엔 "말도 안 돼"라는 반응을 받았던 캠페인 아이디어가, 시안을 보여주니 "이거 괜찮은데?"로 바뀌는 경험을 여러 번 했다.
물론 AI가 모든 걸 해결해주진 않는다. 미드저니는 내 머릿속 아이디어를 시각화해주는 도구일 뿐, 아이디어 자체를 만들어주진 않는다. 결국 중요한 건 '무엇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기획력과 창의성이다. AI는 그걸 빠르고 효과적으로 실행하도록 돕는 조력자다. 앞으로 생성형 AI는 더 정교해지고 접근성도 높아질 것이다. 어쩌면 몇 년 후엔 미드저니 같은 툴을 못 쓰는 직장인이 희귀한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 그때를 대비해 지금부터 익혀두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도구를 배우는 게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문법을 익히는 것이다. 미드저니를 시작하기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확실히 다르다. 기획서를 쓸 때, 회의를 준비할 때, SNS 콘텐츠를 만들 때의 자신감이 달라졌다. "이건 내가 못 하는 일"이라고 선 긋던 영역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완벽한 디자이너가 될 순 없지만, 내 아이디어를 혼자 힘으로 실현할 수 있는 기획자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