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는 카피가 안 된다 - AI시대, 당신만의 진짜 경쟁력
김을호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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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복사와 붙여넣기가 일상이 된 시대를 살고 있다. 코드는 복제되고, 디자인은 모방되며, 전문 지식조차 클릭 몇 번이면 학습된다. 인공지능은 이제 변호사의 판례 분석을 대신하고, 의사의 진단을 보조하며, 작가의 문장까지 생성한다. 기술 발전의 속도 앞에서 우리는 묻게 된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 앞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숫자로 측정되지 않는 영역이다. 이력서에 적을 수 없고, 알고리즘으로 분석할 수 없으며,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할 수 없는 그 무언가. 그것은 바로 한 사람이 세상을 대하는 방식, 타인과 관계 맺는 태도, 어려움 앞에서 보이는 자세다. 흥미로운 점은,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오히려 이런 인간적 요소의 가치가 부각된다는 사실이다. 모두가 같은 도구를 쓰고, 비슷한 교육을 받으며, 유사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을 때, 결국 차이를 만드는 것은 그 사람의 내면에서 나온다.


사람을 만날 때 우리는 순간적으로 판단한다. 악수하는 방식, 눈을 마주치는 태도, 인사말의 온도. 이 모든 것이 짧은 순간에 하나의 인상을 형성한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진짜 모습은 시간이 지나면서 층층이 드러난다. 처음엔 정중했던 사람이 권력을 얻자 오만해지기도 하고, 조용했던 사람이 위기 상황에서 가장 든든한 존재가 되기도 한다. 회의실에서 열정적으로 발표하던 사람이 뒤에서는 냉소적인 말을 내뱉을 수도 있고, 평범해 보이던 동료가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결국 우리가 진정으로 평가받는 것은 화려한 첫인상이 아니라, 일상에서 반복되는 작은 선택들이다. 마감일을 지키는 습관, 약속을 대하는 태도, 실수를 인정하는 용기, 다른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 이런 것들은 연출할 수 없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그것이 그 사람의 진짜 얼굴이 된다.

겉으로 보이는 행동과 그 행동을 만들어내는 내면은 다르다. 친절한 말투는 연습할 수 있지만, 진심 어린 배려는 연습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예의 바른 행동은 교육받을 수 있지만,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은 교육만으로 형성되지 않는다. 나무가 땅 위로 뻗은 가지만으로는 설 수 없듯이, 사람도 표면적인 행동 패턴만으로는 지속될 수 없다. 폭풍이 올 때 나무를 지탱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뿌리다. 마찬가지로 위기 상황에서 사람을 지탱하는 것은 평소에 쌓아온 내면의 단단함이다. 이것을 흔히 인성이라고 부른다. 아무도 보지 않을 때도 옳은 일을 하는 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원칙을 지키는 용기, 성공보다 성장을 우선시하는 가치관. 이런 것들은 순간의 결심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랜 시간 반복된 선택과 경험이 켜켜이 쌓여 형성된다. 표면적인 태도만 좋은 사람은 평상시엔 멋져 보이지만, 압박이 가해지면 금방 본색이 드러난다. 반면 깊은 뿌리를 가진 사람은 평소엔 평범해 보여도, 어려운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힘을 발휘한다.


한 사람의 태도는 그 사람에게만 머물지 않는다. 물에 던진 돌이 파동을 만들듯, 한 사람의 자세는 주변으로 퍼져나간다. 회의실에 들어온 한 사람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전체 분위기를 바꾸기도 하고, 한 사람의 부정적인 말투가 팀 전체를 우울하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조직에서 이런 현상은 더욱 뚜렷하다. 리더의 태도는 조직 문화를 형성하고, 선배의 자세는 후배의 기준이 된다. 책임을 회피하는 문화가 만연한 조직이 있는가 하면, 서로 돕고 성장시키는 문화가 자리 잡은 조직도 있다. 이 차이는 규정이나 제도에서 나오지 않는다. 구성원 개개인의 태도가 모여 만들어진 결과다. 흥미로운 점은, 나쁜 태도는 빠르게 전염되지만 좋은 태도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이다. 한 사람이 솔선수범하면 다른 사람도 따라 하게 된다. 한 사람이 먼저 사과하면 대화의 물꼬가 트인다. 한 사람이 긍정적으로 접근하면 팀 전체가 활기를 띤다. 결국 우리는 각자가 작은 씨앗이다. 어떤 씨앗을 뿌리느냐에 따라 주변의 풍경이 달라진다. 불평의 씨앗을 뿌릴 것인가, 격려의 씨앗을 뿌릴 것인가. 의심의 씨앗을 뿌릴 것인가, 신뢰의 씨앗을 뿌릴 것인가. 이 선택은 매일, 매 순간 우리 앞에 놓여 있다.

리더는 직함이 아니라 영향력이다. 팀장이라는 명함을 가졌다고 리더는 아니며, 직급이 낮다고 리더가 아닌 것도 아니다. 진짜 리더는 자신의 태도로 주변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드는 사람이다. 뛰어난 리더와 평범한 관리자의 차이는 실력이 아니라 자세에 있다. 실수했을 때 변명부터 찾는가, 해결책부터 찾는가. 팀원의 성과를 자기 것으로 돌리는가, 팀원의 성장을 자랑스러워하는가.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떠넘기는가, 책임을 먼저 지는가. 이런 태도는 말로 가르칠 수 없다. 매뉴얼에 적을 수도 없고, 워크숍으로 전수할 수도 없다. 오직 몸소 보여주는 것만이 전달된다. 리더가 밤늦게까지 일하라고 강요하지 않아도, 리더 자신이 묵묵히 일하는 모습을 보면 팀원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리더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백 번 말하는 것보다, 리더 자신이 실패를 인정하고 배우는 모습을 한 번 보여주는 것이 훨씬 강력하다. 조직은 결국 리더를 닮아간다. 리더가 신뢰를 중시하면 조직도 신뢰를 기반으로 움직이고, 리더가 성과만 강조하면 조직도 과정을 무시하게 된다. 리더가 배움에 열려 있으면 조직도 성장 지향적이 되고, 리더가 권위적이면 조직도 수직적으로 변한다.


과거에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중요했다. 학위, 자격증, 경력, 기술. 이런 것들이 채용의 기준이었고, 승진의 조건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기술은 빠르게 학습할 수 있고, 정보는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전문성도 곧 평준화된다. 이제 조직들이 묻는 질문이 바뀌었다. "이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은가?" 능력은 있지만 협업이 안 되는 사람과, 능력은 조금 부족하지만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람. 많은 조직이 후자를 선택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능력은 가르칠 수 있지만, 태도는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무 현장에서도 이런 변화는 분명하다. 프로젝트가 성공하는 이유는 뛰어난 한 명 때문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보완하는 팀 때문이다. 혁신이 일어나는 순간은 천재의 번뜩임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이 안전하게 공유되는 환경에서다. 결국 능력은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능력이 문을 열어주지만, 태도가 그 안에 머물게 한다. 능력이 기회를 가져오지만, 태도가 신뢰를 쌓는다. 능력이 성과를 만들지만, 태도가 관계를 만든다.

인공지능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가치는 오히려 더 분명해진다. AI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찾고, 최적의 답을 제시한다. 하지만 AI는 공감하지 못하고, 맥락을 깊이 이해하지 못하며, 윤리적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 고객이 화났을 때 필요한 것은 정확한 답변이 아니라 진심 어린 사과다. 팀원이 힘들어할 때 필요한 것은 업무 재분배가 아니라 따뜻한 위로다. 갈등이 생겼을 때 필요한 것은 합리적 중재가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이런 것들은 알고리즘으로 구현할 수 없다. 매뉴얼로 정리할 수도 없고, 프로그래밍할 수도 없다. 오직 인간만이, 그것도 성숙한 태도를 가진 인간만이 해낼 수 있다.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인간다움의 가치는 올라간다. 모두가 같은 AI 도구를 사용할 때, 차별화는 그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아니라 왜 사용하느냐, 누구를 위해 사용하느냐에서 나온다. 그리고 이런 질문에 답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그 사람의 가치관과 태도다.


우리가 진정으로 누군가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은 그 사람의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에 의미를 더하는 것이다. 전문성은 언젠가 낡을 것이다. 쌓은 지식은 업데이트될 것이다. 가진 기술은 대체될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보여준 진정성, 당신이 전한 따뜻함, 당신이 실천한 원칙은 결코 낡지 않는다. 결국 우리가 쌓아야 할 것은 이력서에 적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에 새겨지는 것이다. 승진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존경을 받게 하는 것이다. 성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삶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정말로 키워야 할 것은 변하지 않는 것, 복제할 수 없는 것, 숫자로 측정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세상을 대하는 자세, 타인을 대하는 마음, 일을 대하는 태도다. 이것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매일의 작은 선택이 쌓여 만들어진다. 아무도 보지 않을 때도 정직한 선택, 손해를 보더라도 원칙을 지키는 용기, 성공보다 성장을 우선하는 가치관. 이런 것들이 모여 한 사람을 만든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사람은 기술이 대체할 수 없다. AI가 모방할 수 없다. 누구도 복제할 수 없다. 그것이 바로 당신만의 유일무이한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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