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우리가 되찾아야 할 것은 배움을 특정 시기, 특정 장소에 한정된 활동으로 보는 협소한 관점이다. 학생이라는 정체성은 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삶 자체가 배움의 연속이며,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이해하고, 통합하는 과정을 거친다. 직장에서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것, 인간관계에서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터득하는 것,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며 자신의 관점을 수정하는 것 모두가 배움이다. 이러한 평생학습의 관점에서 보면, 학교 교육은 전체 배움의 여정에서 하나의 단계에 불과하다. 그것도 매우 중요한 단계이긴 하지만,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지식을 주입하는 곳이 아니라, 스스로 배우는 법을 배우도록 돕는 곳이어야 한다. 호기심을 유지하고, 질문하는 습관을 기르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시도하는 용기를 키우는 것. 이것이 학교가 학생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과도한 학습량, 지나친 경쟁, 획일화된 평가는 학생들의 내적 동기를 말살하고, 배움 자체에 대한 혐오를 키운다. 많은 이들이 학교를 벗어나면 책을 멀리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시도를 꺼린다. 십여 년간의 공식 교육이 오히려 평생학습자로서의 가능성을 차단해버린 셈이다. 이보다 더 큰 교육의 실패가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교육을 꿈꿔야 할까. 먼저 평가와 서열화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 학생을 줄 세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각자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현하도록 돕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다. 이를 위해서는 획일적인 기준 대신 다양성을 인정하고, 정답을 암기하는 능력보다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또한 배움을 개인의 고립된 활동이 아닌 공동체적 과정으로 재인식해야 한다. 우리는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명료화하고, 다른 관점을 접하며 사고의 지평을 넓히며,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협력의 가치를 배운다. 경쟁보다 협력을, 비교보다 연대를 강조하는 교육 문화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 스스로 자신의 배움을 주도하도록 하는 것이다. 무엇을 배울지, 어떻게 배울지, 왜 배우는지에 대한 결정에 학생이 참여할 때, 배움은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교사는 지식의 전달자가 아니라 학생의 탐구를 안내하고 지원하는 촉진자가 되어야 한다. 이는 교사의 역할을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높은 수준의 전문성과 헌신을 요구하는 것이다. 우리는 학생이라는 정체성을 학교라는 물리적 공간에서 해방시켜야 한다. 온라인 학습, 프로젝트 기반 학습, 지역사회와 연계된 배움 등 다양한 형태의 학습 경험을 인정하고 장려해야 한다. 학교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것이 유일한 배움의 장소는 아니다. 세상 전체가 교실이 될 수 있으며, 모든 사람이 잠재적 스승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