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비즈니스 트렌드 2026 - 미리 보는 AI 트렌드 리포트
이소영.이예림.업폴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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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공지능은 이제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핵심은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하느냐, 어떻게 조합하고 조율하느냐에 달려 있다. 2026년을 향한 비즈니스 환경은 이러한 활용 역량의 차이가 곧 경쟁력의 격차로 나타나는 시기다. 기술을 보유하는 것을 넘어, 그것을 업무 흐름과 조직 구조 속에 녹여내는 능력이 승패를 가른다. 최근 발표된 전망에 따르면, AI가 향후 5년간 글로벌 경제에 추가할 가치는 15조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하는 방식과 가치를 창출하는 구조 자체가 근본적으로 재편됨을 의미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AI 도구 지도'를 그리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그 도구들을 어떻게 엮어내고 운용하느냐가 관건이 되었다. 이번에 이소영, 이예림 공저의 <AI 비즈니스 트렌드 2026>을 읽고 미래를 예측해 본다.


과거의 자동화가 정해진 규칙에 따라 반복 작업을 처리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 등장한 지능형 에이전트는 상황을 판단하고 스스로 행동한다. 사용자가 일일이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에이전트는 주어진 목표를 이해하고 필요한 절차를 수행한다. 이는 단순히 효율성의 증가를 넘어, 업무 설계 자체를 재구성하는 변화를 가져온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여러 에이전트가 협업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의 에이전트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면, 다른 에이전트가 그 결과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하고, 또 다른 에이전트가 이를 시각화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인간의 역할은 미시적 명령에서 거시적 조율로 이동한다. 즉, '프롬프트를 잘 쓰는 능력'보다 '에이전트들을 조율하는 감각'이 더 중요해지는 것이다. 기업들은 향후 1년에서 1년 반 사이에 자사의 AI 전략 안에 에이전트 시스템을 상당 수준 통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조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 리더들은 2025년을 '에이전트가 실제 인지적 업무를 시작한 해'로 규정하며, 이를 역사적 전환점으로 평가한다.

과거에는 팀이나 조직의 힘을 빌려야만 가능했던 일들이 이제는 한 사람의 손으로 완성된다. 이른바 '1인 유니콘' 시대의 도래다. 전 세계에서 이미 300건 이상의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그 핵심에는 저렴하거나 무료로 제공되는 강력한 AI 도구들이 있다. 주요 AI 플랫폼들은 월 2만 원 정도의 구독료만으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으며, 일부는 학생과 연구자에게 완전히 개방되어 있다. 이는 진입장벽이 획기적으로 낮아졌음을 의미한다. 이제 개인은 마케팅 전문가, 디자이너, 데이터 분석가 등 필요한 만큼의 전문성을 AI를 통해 '복제'할 수 있다. 노동력이 서비스화되는 시대, 인간의 시간과 에너지는 가장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부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양날의 검이다. AI를 능숙하게 다루는 이들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은 빠르게 뒤처진다. 경제적 계층의 분화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성공한 AI 활용자들의 공통점은 완벽한 계획보다 빠른 실행을 택했다는 점이다. 작은 프로젝트부터 시작해 반복하며 개선하는 방식이 거창한 준비보다 효과적이라는 교훈을 남긴다.


AI 산업의 경쟁 구도는 단순 채용 경쟁을 넘어 '최상위 스타 인재'를 확보하는 싸움으로 번졌다. 현재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AI 전문가들은 15년 전만 해도 1,000명도 채 되지 않았다. 당시에는 비인기 전공이었지만, 지금은 한 사람의 가치가 천억 원대 연봉으로 평가받는 시대가 되었다. 흥미롭게도, 일반 개발자나 엔지니어 채용은 AI 코딩 도구의 확산으로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최상위 AI 연구자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이다. 실리콘밸리는 천문학적 연봉으로 인재를 영입하고, 중국은 특허 출원과 연구 투자로 맞서고 있다. 2022년 기준 중국의 AI 특허 출원 수는 미국의 약 4배에 달하며, 이는 양적 성장과 질적 도약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돈만으로 인재를 붙잡아둘 수는 없다. 장기적 리텐션 전략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조직 문화, 연구 자율성, 사회적 임팩트 같은 비금전적 요소들이 최상위 인재들의 선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단순히 인재를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경쟁력이다.

거대한 서버에 의존하던 AI가 이제 개인의 기기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온디바이스 AI는 클라우드 연결 없이도 스마트폰이나 PC에서 직접 작동하는 인공지능이다. 이는 프라이버시와 통제권의 회복을 의미한다. 삼성, 애플,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이 영역은 데이터 유출 우려를 해소하고 사용자에게 직접적인 통제권을 부여한다. 더 이상 민감한 정보를 외부 서버로 보낼 필요가 없다. 모든 처리가 기기 내부에서 완결되기 때문이다. 이는 PC가 개인 컴퓨팅의 보급을 가져왔듯이, AI 보급의 시대를 열어가는 핵심 전환점이다. 또한 온디바이스 AI는 워크플로 자체를 바꾼다. 과거에는 특정 앱을 실행하고 기능을 찾아야 했다면, 이제는 AI가 중심이 되어 필요한 작업을 자동으로 연결한다. 앱 중심에서 AI 중심 업무 흐름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개인이 기술을 소유하고 통제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현실화되고 있다.


기업들은 이제 AI를 조직 자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하고 있다. 아마존 같은 글로벌 거대 기업조차 과감한 피벗을 선언했다. 전통적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AI 중심 조직으로 대전환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선언에 그치지 않는다. 각 부서는 워크숍과 실험 프로젝트를 통해 AI 역량을 구축하고, 실제 업무에 적용하며 검증한다. 물류에서는 AI 기반 재고 배치와 수요 예측이, 고객 서비스에서는 지능형 챗봇이, 경영 전반에서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핵심이 된다. 서비스 비용은 낮아지고 배송 속도는 빨라지는 등 가시적 성과가 나타난다. 성공적인 피벗의 핵심은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전사적 도입보다는 특정 부서에서 파일럿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성과를 검증한 후 확대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한 기업의 사례에 따르면, 회의록 정리와 이미지 분석에만 AI를 활용했는데 3개월 만에 업무 효율이 40% 향상되었고, 이를 계기로 다른 팀들도 도입을 요청했다고 한다. 다만 가장 큰 장벽은 기술이 아니라 조직 문화다. AI를 능숙하게 활용하는 직원이 오히려 동료들로부터 부정적 시선을 받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내부 가이드라인 수립, 직원 교육, 데이터 거버넌스 구축이 필수적이다. 특히 이미지나 음성 같은 민감 데이터를 다루는 멀티모달 AI의 경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가 더욱 중요해진다.

AI는 이제 업무 도구를 넘어 일상의 동반자가 되고 있다. 사용자 경험(UX)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기능 중심으로 설계되었다면, 이제는 감성과 정서적 연결이 중심이 된다. 예를 들어 전기차 충전소는 단순히 전기를 공급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사용자가 머물고 싶어하는 경험의 장소로 진화한다. 브라우저는 웹 검색 도구에서 업무를 함께 수행하는 동료로 변모한다. 이동수단은 단순 모빌리티가 아니라 개인화된 경험의 공간이 된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기억하는 AI'다. 사용자의 선호와 습관을 학습하고 기억하는 기술이 인간과 AI 사이의 연결을 만든다. 인터페이스는 점점 더 자연스러워지고, 상호작용은 더욱 직관적이 된다. 기술이 인간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이다.


생성형 AI는 더 이상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니다. 학생과 직장인이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도구가 되었다. SNS에서 유행하는 밈부터 학습 자료 제작, 업무 보고서 작성까지, AI는 생활 곳곳에 스며들었다. 이러한 대중화는 새로운 직업을 탄생시켰다. 프롬프트 엔지니어처럼 AI와 인간을 연결하는 역할이 등장했고, 기존 직무들도 AI 활용 능력을 필수 역량으로 요구하기 시작했다.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최고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새로운 격차를 만든다.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 사이의 디지털 격차가 경제적 불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저작권 문제도 여전히 명확한 기준이 없어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와 기술적 접근성의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중요한 것은 다양한 AI 서비스를 직접 경험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도구를 찾는 일이다. 그리고 선택한 AI를 자신의 업무 스타일에 맞게 훈련시키고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것, 이것이 실질적인 AI 활용의 핵심이다.

혁신은 종종 서로 다른 것들의 조합에서 나온다. AI 시대의 혁신도 마찬가지다. 두 개 이상의 AI 도구를 결합하거나, 기술과 산업을 융합하면 예상치 못한 가치가 창출된다. 케이팝 산업에서는 가상과 현실을 믹스한 전략으로 팬 경험을 확장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디지털 스트리밍 시대에 오히려 아날로그 바이닐 레코드가 부활한 것은 감성적 소비와 디지털 편의성의 역설적 공존을 보여준다. 교통과 복권을 결합한 공공 시스템은 수익 혁신의 사례가 된다. 개인 차원에서도 AI 믹스는 중요하다. 여러 AI 도구를 자신의 필요에 맞게 조합하면 최적의 생산성과 창의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한 가지 도구에 의존하기보다, 각각의 강점을 이해하고 상황에 따라 적절히 조합하는 능력이 경쟁력이 된다.

인간은 보고, 듣고, 느끼며 세상을 이해한다. 멀티모달 AI는 이러한 인간의 감각을 모방한다. 텍스트만 처리하던 AI가 이제 이미지, 음성, 영상, 심지어 3D 데이터까지 통합적으로 분석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진보가 아니라, AI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의 근본적 변화다. 예를 들어 의료 분야에서는 X-레이 이미지와 환자 기록, 음성 진단을 통합 분석해 더 정확한 진단을 내린다. 엔터테인먼트에서는 팬 데이터와 영상 콘텐츠를 연결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로봇 산업에서는 센서 데이터와 제어 시스템을 융합해 더 정교한 작업을 수행한다. 멀티모달 AI는 업무 자동화를 넘어 창의적 판단과 전략 수립까지 지원한다. 복합적인 데이터를 통합 해석하기 때문에 인간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패턴과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다만 다양한 형태의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가 더욱 중요해진다.


성장하는 기업들은 산업 경계를 넘나든다. AI 서비스 기업이 하드웨어로 확장하고, 하드웨어 기업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한다. 기술 중심 기업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진화하고, 단일 제품 기업이 생태계 중심의 초연결 기업으로 탈바꿈한다. 오픈AI는 AI 서비스의 경계를 허물며 다양한 산업으로 진출하고 있고, 엔비디아는 칩 제조사에서 AI 인프라의 아이콘으로 변신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적인 조직 구조가 아니라 유기적이고 민첩한 태스크포스 중심으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무경계 전략은 조직의 DNA를 바꿀 것을 요구한다. 부서 간 벽을 허물고, 산업 간 경계를 넘나들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하는 풀스택 전략이 필요하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피벗할 수 있는 조직 문화, 그것이 바로 무경계 혁신 기업의 핵심이다.

2026년은 AI 활용 능력의 격차가 비즈니스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시기다. 단순히 어떤 기술을 보유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효과적으로 조합하고 조율하느냐가 핵심이다. 에이전트 협업, 1인 유니콘, 온디바이스 AI, 조직 피벗, AI 공존, 대중화, 믹스 전략, 멀티모달, 무경계 DNA까지, 이 열 가지 트렌드는 서로 독립적이지 않다. 하나가 다른 하나를 강화하고, 함께 작동하며 시너지를 만든다. 지금은 완벽한 계획을 세울 때가 아니라 빠르게 실행할 때다. 작은 프로젝트부터 시작해 반복하며 개선하는 것, 그것이 성공한 AI 독립러들의 공통된 전략이다. 기술 격차와 경제적 불평등이라는 그림자가 있지만, 동시에 누구나 유니콘급 성과를 낼 수 있는 전례 없는 기회도 열려 있다. 기업은 파일럿 프로젝트로 시작해 성과를 검증하고, 데이터 거버넌스를 구축하며, 조직 문화를 바꿔야 한다. 개인은 다양한 AI 도구를 경험하고,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해 꾸준히 훈련시켜야 한다. 이 골든타임에 준비하는 기업과 개인만이 살아남는다. 역사적 전환점 앞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실험 정신이며, 완벽함이 아니라 민첩함이다. AI 시대의 진정한 승자는 가장 많은 기술을 보유한 자가 아니라, 가장 지혜롭게 활용하는 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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