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금융에서 돈은 잠들어 있다. 은행에 예금하면 연 이자를 받지만, 그마저도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실질 구매력은 오히려 감소한다. 은행은 우리의 예금으로 대출 이자를 벌지만, 그 수익의 대부분은 금융기관의 몫이다. 예금자는 단지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보상만 받을 뿐이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은 이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집었다. 이자 창출형 스테이블코인, 즉 수익형 스테이블코인은 보유하는 것만으로도 연 5~15%의 수익을 창출한다. 에테나의 USDe, 스크롤의 USX, 아반트의 avUSDX와 같은 프로젝트들은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생태계에서 발생하는 거래 수수료, 유동성 공급 보상, 담보 자산 운용 수익을 체계적으로 수집하여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분배한다. 여기서 핵심은 '프로그래머블(programmable)'하다는 특성이다. 전통 금융에서는 은행이라는 중개자가 누가 얼마의 이자를 받을지 결정하고, 그 과정은 불투명하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스마트 컨트랙트라는 자동화된 코드로 모든 것이 실행된다. 수익이 어디서 발생했는지, 어떻게 분배되는지, 내 지분이 정확히 얼마인지 모두 블록체인 위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투명성과 접근성, 이 두 가지가 수익형 스테이블코인이 제공하는 가장 혁신적인 가치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 시스템이 24시간 365일 작동한다는 것이다. 주말도, 공휴일도, 은행 영업시간도 상관없다.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다면 지구 반대편 어디서든, 국적이나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금융 포용성의 관점에서 이는 혁명적 변화다. 전통적으로 금융 서비스는 일정 수준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사람, 신용등급이 높은 사람, 선진국에 거주하는 사람에게 유리했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은 이 장벽을 무너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