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마케팅 용어 도감 - 일러스트로 이해하는 필수 키워드 256
다케우치 테츠야 지음, 김모세 옮김 / 정보문화사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회의실에 앉아 있었다. 팀장이 말했다. "이번 캠페인은 CPA를 낮추면서 CTR을 높여야 합니다. 리타게팅도 적극 활용하고, SEO도 함께 최적화해야 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 단어들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절반도 이해하지 못했다. CPA가 비용인 건 알겠는데, 무슨 비용인지는 애매했고, CTR이 클릭과 관련된 것 같긴 한데 정확한 계산 방식은 몰랐다. 리타게팅이라는 말은 들어봤지만, 그게 리마케팅과 어떻게 다른지는 구분할 수 없었다. 디지털 마케팅의 세계는 일종의 외국어 습득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영어를 배울 때도 단어를 모르면 문장을 이해할 수 없듯이, 마케팅 용어를 모르면 전략을 이해할 수 없다. 문제는 이 세계의 언어가 끊임없이 진화한다는 점이다. 어제까지 몰랐던 용어가 오늘 갑자기 회의 테이블에 등장하고, 다음 주면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사용된다. 그렇게 나는 점점 뒤처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에 <디지털 마케팅 용어 도감>을 처음 펼쳤을 때의 기분은 마치 오랜만에 안전한 항구에 도착한 것 같았다. 256개의 주요 용어와 관련 용어를 합쳐 총 1,024개의 개념을 다룬다는 설명을 보고, 처음에는 압도당했다. 하지만 곧 이 책이 단순한 용어 나열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각 용어마다 원어 표기, 음차, 줄임말의 원래 의미, 간단한 정의, 상세한 설명, 그리고 이해를 돕는 일러스트까지 갖춰져 있었다. 무엇보다 각 용어와 연관된 세 가지 개념을 함께 소개해, 지식이 고립되지 않고 확장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용어는 DX, 즉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기업과 사업을 변혁"한다는 한 줄 정의가 눈에 들어왔다. 사실 DX라는 말은 이미 수없이 들어왔다. 뉴스에서도 나오고, 기업 발표에서도 빠지지 않는 단어였다. 하지만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막연했다. 그저 "디지털화"를 멋있게 표현한 말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책은 DX를 디지털화와 구분했다. 디지털화가 기존 업무를 디지털 도구로 옮기는 것이라면, DX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종이 서류를 전자 문서로 바꾸는 것은 디지털화다. 하지만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를 설계하고, 그것이 기업의 경쟁력을 바꾸는 것이 DX다. 그리고 저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CX(고객 경험), BX(브랜드 경험), 마케팅 DX, 리스킬링(재학습)이라는 관련 용어를 함께 소개했다. 이 지점에서 나는 이 책의 진짜 가치를 발견했다. 용어만을 외우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각 개념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DX를 이해하려면 CX를 알아야 하고, CX를 알려면 BX와의 차이를 구분해야 하며, 결국 이 모든 것이 리스킬링으로 이어진다는 흐름이 명확했다. 마치 점으로 흩어져 있던 지식이 선으로 연결되고, 그 선들이 모여 하나의 지도를 그리는 느낌이었다. 회사에서 팀장이 "고객 경험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할 때, 나는 이제 그것이 단순히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안다. CX는 고객이 브랜드와 만나는 모든 접점에서의 경험을 의미하며, 웹사이트의 로딩 속도부터 고객 센터의 응대 방식, 심지어 배송 포장의 디자인까지 포함한다. 그리고 이것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기업 내부의 시스템이 통합되어야 하고,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분석되어야 하며, 모든 부서가 같은 언어로 소통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DX가 필요한 이유다.


다음은 광고와 SEO 용어를 다뤘다. 나는 여기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리타게팅, 디스플레이 광고, 검색 광고, CPA, CTR, ROI... 이 단어들은 마케팅 실무에서 매일같이 등장하지만,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전략의 핵심을 놓치기 쉽다. 예를 들어, 리타게팅과 리마케팅은 비슷해 보이지만 미묘하게 다르다. 리타게팅은 주로 디스플레이 광고를 통해 사용자를 다시 찾아가는 것을 의미하고, 리마케팅은 이메일이나 다른 채널을 통해 재접근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 차이를 모르면, 전략 회의에서 혼란이 생긴다. "리타게팅으로 접근하자"는 말과 "리마케팅 전략을 세우자"는 말은 결국 다른 실행 방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CTR, 즉 클릭률은 광고가 노출된 횟수 대비 클릭된 횟수의 비율이다. 간단해 보이지만, 이 숫자 하나가 캠페인의 성패를 좌우한다. CTR이 낮다면, 광고 문구가 매력적이지 않거나, 타겟팅이 잘못되었거나, 이미지가 시선을 끌지 못한다는 의미다. 반대로 CTR이 높다면, 사용자가 광고에 관심을 보인다는 신호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클릭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은 아니라는 점이다. 클릭 후 실제 구매나 회원가입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그것은 그저 비용만 늘리는 클릭일 뿐이다. 그래서 CPA, 즉 고객 획득 비용이 중요하다. CPA는 한 명의 고객을 확보하는 데 들어간 평균 비용을 의미한다. 광고비를 전환 수로 나눈 값이다. 만약 100만 원을 광고에 쓰고 10명이 구매했다면, CPA는 10만 원이다. 이 숫자가 낮을수록 효율적인 광고다. 하지만 CPA만 보면 안 된다. 고객의 생애 가치(LTV)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한 명의 고객이 평균적으로 얼마나 오래, 얼마나 많이 구매하는지를 계산해야 CPA의 적정선을 판단할 수 있다. 책은 이런 용어들을 정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이것이 중요한지, 실무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보여줬다. ROI, 즉 투자 대비 수익률은 모든 마케터가 증명해야 하는 숫자다. 경영진은 항상 묻는다. "이 광고가 얼마나 효과가 있었나요?" 그 질문에 답하려면, CTR, CPA, LTV, ROI를 모두 이해하고, 이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아야 한다.


SNS와 자사 미디어 관련 용어도 다뤘다. 여기서 나는 옴니채널, 콘텐츠 마케팅, 인플루언서 마케팅 같은 개념들을 다시 정리할 수 있었다. 특히 옴니채널이라는 개념은 항상 헷갈렸다. 멀티채널, 크로스채널, 옴니채널... 이 세 가지는 모두 여러 채널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략적으로 완전히 다르다. 멀티채널은 여러 채널을 운영하지만, 각각이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과 오프라인 매장이 있지만, 서로 연결되지 않는다. 크로스채널은 채널 간 연결이 있지만, 완전히 통합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온라인에서 본 제품을 오프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지만, 포인트는 공유되지 않는다. 반면 옴니채널은 모든 채널이 하나의 경험으로 통합된다. 고객은 어디서든 같은 정보를 보고, 같은 혜택을 받으며, 채널을 넘나들며 자연스럽게 쇼핑할 수 있다. 이 차이를 이해하고 나니, 최근 몇 년간 기업들이 왜 그토록 옴니채널을 강조했는지 알 수 있었다. 소비자는 더 이상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으로 제품을 검색하고, 매장에서 실물을 확인하고, 집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근처 매장에서 픽업한다. 이 모든 과정이 하나의 경험으로 느껴져야 한다. 그래서 옴니채널은 단순히 채널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고객 여정 전체를 재설계하는 작업이다.

콘텐츠 마케팅도 흥미로운 개념이었다. 예전에는 광고라고 하면 직접적으로 제품을 홍보하는 것이었다. "이 제품을 사세요"라는 메시지가 명확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사람들은 광고를 싫어한다. 유튜브의 광고 스킵 버튼을 누르고, 배너 광고는 보지도 않는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콘텐츠 마케팅이다. 제품을 직접 홍보하지 않고, 유용한 정보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제공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각인시킨다. 예를 들어, 운동화 브랜드가 "우리 신발을 사세요"라고 광고하는 대신, "초보자를 위한 러닝 가이드"라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사람들은 그 가이드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그 브랜드를 기억하고, 신뢰하게 되며, 결국 구매로 이어진다. 이것이 콘텐츠 마케팅의 핵심이다. 판매가 아니라 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도 비슷한 맥락이다. 전통적인 광고 모델이 기업이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었다면,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신뢰할 수 있는 개인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사람들은 기업의 말보다 친구나 존경하는 사람의 말을 더 믿는다. 그래서 팔로워 수십만, 수백만을 가진 인플루언서의 한 마디가 수억 원짜리 광고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각 장 말미에 있는 칼럼이었다. 용어만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디지털 마케팅의 본질과 미래에 대한 저자의 통찰이 담겨 있었다. 특히 "새로운 용어를 학습하는 방법"이라는 칼럼은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다. 저자는 용어를 암기하려고만 하지 말고, 맥락 속에서 이해하라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SEO라는 용어를 배울 때, 그것이 "검색 엔진 최적화"라는 뜻이라고 외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왜 SEO가 중요한지, 검색 엔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사용자는 어떻게 검색하는지를 이해해야 진짜 SEO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하나의 용어를 배울 때, 관련된 세 가지 개념을 함께 공부하라고 권했다. 이 책이 바로 그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 다른 칼럼에서는 생성형 AI의 등장과 그것이 디지털 마케터에게 주는 의미를 다뤘다. ChatGPT 같은 도구가 등장하면서, 콘텐츠 제작의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예전에는 블로그 글 하나를 쓰는 데 몇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는 AI를 활용하면 몇 분 만에 초안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경고했다. AI는 도구일 뿐이고, 진짜 중요한 것은 여전히 사람의 전략과 창의성이라고. AI가 글을 쓸 수는 있지만,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누구를 위한 글인지, 어떤 메시지를 담을지는 사람이 결정해야 한다.

이 책을 덮으면서, 나는 처음 펼쳤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물론 1,024개의 용어를 모두 외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암기가 아니라 이해였다. 이제 나는 회의실에서 팀장이 "CPA를 낮춰야 한다"고 말할 때, 그것이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타겟팅을 정교하게 하고, 콘텐츠를 개선하고, 전환율을 높이는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책의 마지막 장은 디지털 마케팅 업계의 중요 인물 18명을 소개했다. 세스 고딘, 닐 파텔, 게리 베이너척 같은 이름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단순히 유명한 마케터가 아니라, 디지털 마케팅의 패러다임을 바꾼 사람들이다. 세스 고딘은 "보랏빛 소가 온다"는 책에서 차별화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닐 파텔은 데이터 기반 마케팅의 전도사가 되었으며, 게리 베이너척은 소셜미디어 마케팅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장을 읽으면서, 나는 디지털 마케팅이 기술이나 도구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결국 사람에 관한 것이다.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행동하는지, 무엇에 반응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마케팅의 본질이다. 용어는 그저 그것을 설명하는 도구일 뿐이다.

책은 일종의 나침반이었다. 디지털 마케팅이라는 거대하고 복잡한 바다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알려주는 도구였다. 용어를 이해하는 것은 언어를 배우는 것과 같다. 언어를 알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이제 나는 광고를 볼 때, 그 뒤에 숨겨진 전략을 읽을 수 있다. SNS 피드를 스크롤할 때, 어떤 알고리즘이 작동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이 결국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것을 안다. 누군가 나에게 이 책을 추천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디지털 마케팅을 시작하는 사람에게도, 이미 실무에 있지만 체계적인 정리가 필요한 사람에게도, 혹은 그저 우리가 사는 디지털 세상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이 책은 유용하다. 언어의 지도를 가진 사람은 길을 잃지 않는다. 그리고 책은 바로 그 지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