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화려한 기술을 동경한다. 강력한 서브, 예측 불가능한 드롭샷, 멋진 발리. 하지만 코치와 선수들의 실력 차이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건 기본이다. 스플릿 스텝이 그 대표적인 예다. 스플릿 스텝을 하면 착지 순간 발이 자연스럽게 나뉘며, 어느 방향이든 몸이 자유롭게 반응할 수 있다. 중심이 낮아지고 자세가 안정된다. 공이 오기 전에 이미 몸이 준비되어 있으니, 급할 이유가 없다. 여유 있게 포지션을 잡고, 중심을 유지하며, 시선이 흔들리지 않는다. 임팩트 이후 팔로우 스루까지 자신 있게 이어갈 수 있다. 이 모든 게 스플릿 스텝에서 시작된다. 책은 이렇게 말한다. 높은 건물일수록 기초가 중요하다고. 기초가 부실하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고. 화려한 기술을 익히기 전에, 반복적으로 할 수 있는 기본 동작을 몸에 새겨야 한다. 나는 이 대목에서 내 삶의 기초를 돌아보았다. 거창한 목표를 세우고 큰 계획을 짜는 데는 열심이지만, 정작 매일 지켜야 할 작은 루틴들은 소홀히 했다. 아침 스트레칭도 건너뛰고, 규칙적인 수면도 무시하고, 정리정돈도 미뤘다. 그러면서 큰 성과만 바랐다. 저자의 말처럼, 잘못된 길로 계속 가면서 목적지에 도착하지 않는다고 투덜거린 셈이다.
경기는 전쟁이다. 이기고 있다고 방심하는 순간 흐름을 빼앗기고, 지고 있을 때는 더욱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경기 중에는 잔인하게 임하라고. 이길 수 있다면 그렇게 끝내야 한다고. 하지만 경기가 끝나면 다르다. 네트 앞에서 만났을 때는 승패와 상관없이 서로에게 존중을 보여야 한다. 함께 최선을 다해 싸운 사람에게 진심으로 인사를 건네는 것. 경기 중에는 치열하게, 파트너와는 끈끈하게, 경기를 마치면 존중을 표하는 것. 매너가 곧 실력이다. 이 대목은 내게 삶의 균형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일할 때는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지만, 퇴근 후에는 동료를 경쟁자가 아닌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로 대할 수 있는가. 프로젝트를 두고 치열하게 논쟁하지만, 회의가 끝나면 서로의 노력을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는가. 승부보다 중요한 건 결국 나의 태도다.
저자는 남의 자세를 무작정 따라 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나에게 맞는 자세는 한 번 찾는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몸은 계속 변한다. 컨디션도 달라지고, 근력도 바뀌고, 감각도 달라진다. 그래서 끊임없이 점검하고, 조정하고, 나만의 방식을 찾아가야 한다. 완벽해 보이는 누군가의 자세에 현혹되지 말라는 조언이 특히 와닿았다. 그 사람의 10년이 나의 하루가 될 수는 없다. 중요한 건 '지금, 여기, 나'를 인식하는 것이다. 내 몸이 기억하는 감각, 내가 느끼는 편안함, 내 안에서 울리는 리듬. 그 속에서 진짜 답을 찾아야 한다. 나는 자주 타인의 성공 방식을 그대로 모방하려 했다. 유명한 사람의 루틴을 따라 하고, 베스트셀러가 권하는 방법론을 적용하려 했다. 하지만 그것이 내게 맞지 않을 때, 나는 좌절했다. '왜 나는 안 될까'라고 자책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방법이 아니라, 나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 있었다.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내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진정한 실력은 남의 것을 베끼는 게 아니라, 나만의 것을 만드는 데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