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통해 가장 크게 변화한 부분은 감정 표현의 정교함이다. 기존에는 like, dislike, good, bad 같은 단순한 형용사나 동사로만 감정을 표현했다면, 이제는 감정의 변화와 과정까지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새로 입사한 회사에서 처음 몇 주간은 적응이 어려웠지만, 동료들과의 관계가 좋아지고 업무에도 익숙해지면서 점점 회사가 마음에 들기 시작했을 때, "I'm starting to like my new workplace"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이는 단순히 "I like my job"과는 완전히 다른 뉘앙스를 담고 있다. 번역 과정을 생략함으로써 가장 먼저 느낀 변화는 처리 속도의 향상이었다. 영어를 들을 때 한국어로 번역하는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니, 전체적인 대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따라갈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이 변화가 두드러졌다. 이전에는 자막에 의존하거나 한 문장씩 끊어서 이해하려 했다면, 이제는 상황과 맥락 속에서 전체적인 의미를 파악하려고 노력한다. 모든 단어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해도 대화의 핵심은 놓치지 않게 되었다. 두 번째 변화는 표현의 다양성이다. 같은 상황이라도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에 따라 다른 표현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어떤 것을 '좋아한다'고 할 때도 완전히 좋아하는 상태(I love it), 좋아하기 시작하는 단계(I'm starting to like it), 조건부 좋아함(I like it when...) 등을 구분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변화는 글쓰기에서도 나타났다. 이전의 영작문은 한국어 문장을 영어로 직역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영어권 화자의 사고방식으로 상황을 재구성해서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세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변화는 자신감의 증진이다. 문법적으로 완벽하지 않더라도 의미 전달에 집중하게 되면서, 영어 사용에 대한 두려움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틀릴까 봐' 망설이는 시간이 줄어들고, '전달하고 싶은 의미'에 집중하게 되었다.
책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개별 학습자가 자신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책에서 제시하는 표현들을 그대로 외우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생활 패턴과 관심사에 맞춰 응용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나의 경우 책에서 제시한 "be starting to like" 패턴을 운동, 음식, 취미, 직장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해보면서 이 표현의 활용 범위를 넓혔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하나의 표현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영어식 사고의 패턴 자체를 체화하게 되었다. 전통적인 암기식 학습은 단기간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동기를 유지하기 어렵다. 반면 이 책의 접근법은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학습이 지속된다. 매일 경험하는 크고 작은 일들을 영어식으로 해석하고 표현해보는 것 자체가 학습이 되기 때문이다. 특별히 시간을 내어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 과정 자체가 영어 학습의 연장선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