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래 - 거대한 변곡점, 마지막 부의 기회를 잡아라
박석중 지음 / 페이지2(page2)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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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지금 역사의 중요한 분기점에 서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시작된 새로운 세계 질서 재편은 정권 교체를 넘어선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동시에 한국은 내부적으로 가계부채 급증, 내수 침체, 기업 경쟁력 약화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내외적 도전은 위기이자 동시에 마지막 기회의 창을 열어주고 있다. 세계사를 돌아보면 패권국의 변화는 항상 주변국들에게 근본적인 선택을 강요해왔다. 19세기 말 영국에서 미국으로의 패권 이동, 20세기 중반 브레튼우즈 체제의 확립, 1980년대 플라자 합의, 그리고 2000년대 중국의 세계 경제 편입까지, 대략 30년을 주기로 반복되어온 이러한 구조적 변화 앞에서 각국은 새로운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했다. 이제 2025년을 기점으로 시작되는 제4의 체제 전환기에서 한국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향후 30년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과거의 성공 방식에 안주할 것인가, 아니면 과감한 변화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것인가. 지금은 공포에 사로잡힐 시간이 아니라 냉철한 전략적 사고가 필요한 순간이다. 이번에 박석중님의 <한군의 미래>를 읽으며 우리의 미래를 생각해 본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트럼프의 슬로건이 많은 미국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것은 역설적으로 미국의 상대적 쇠락에 대한 광범위한 인식 때문이다. 실제로 여러 지표들을 종합해보면 미국은 패권국의 구조적 쇠락 주기에 접어들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첫째, 경제적 측면에서 부채 주도 성장의 한계가 명확해지고 있다. 연방정부 부채는 GDP의 120%를 넘어서며 역사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이자 지급 비용만으로도 국방비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둘째, 사회적 측면에서 빈부격차 확대로 인한 계층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상위 1%가 전체 부의 30% 이상을 독점하는 극단적 불평등은 사회 통합을 위협하고 있다. 셋째, 정치적 측면에서 양극화가 극심해지면서 국정 운영의 효율성이 크게 저하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들은 미국으로 하여금 해외 개입을 줄이고 내부 재건에 집중하도록 만들고 있다. 이는 필연적으로 기존의 글로벌 질서와 동맹 체계의 재편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전략적 변화는 한국에게 다층적인 도전을 제기한다. 안보 측면에서는 한미동맹의 성격 변화와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력이 가중될 것이다. 경제 측면에서는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수출 의존형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들이 미국의 견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의 선택 압박이다. 경제적으로는 중국이 여전히 최대 교역국이지만, 안보적으로는 미국과의 동맹이 핵심이다. 이러한 딜레마 속에서 한국은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면서도 실용적 접근을 통해 국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1970년 이후 50여 년간 한국을 이끌어온 성장 모델이 한계에 직면했다. 수출 증가 → 투자 확대 → 고용 창출 → 내수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2012년을 기점으로 파열되기 시작했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시행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대중국 해외직접투자가 본격화됐고, 이는 국내 투자와 고용의 감소로 이어졌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면서 국내에는 투자처가 부족해졌고, 이는 부동산으로의 자금 집중을 가속화했다. 동시에 저금리 정책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가계부채가 급격히 증가했다. 현재 한국의 가계부채는 GDP 대비 100%를 넘어서며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첫 번째 위기는 가계부채 문제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힘입어 확대된 가계부채는 이제 상환 능력의 한계를 넘나들고 있다. 특히 금리 인상기에 들어서면서 이자 부담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소비 위축으로 직결되고 있다. 두 번째 위기는 내수 침체다.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이 맞물리면서 내수시장의 성장 동력이 크게 약화되었다. 젊은 층의 소비는 부채 상환과 주거비 부담으로 제약을 받고 있으며, 고령층의 소비는 미래 불안으로 인해 위축되고 있다. 세 번째 위기는 기업 경쟁력 약화다. 중국의 기술 추격과 일본의 소재·부품·장비 우위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은 샌드위치 상황에 놓여 있다. 더욱이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 전환이라는 이중 과제 앞에서 많은 기업들이 방향성을 잃고 있다. 현재 한국이 직면한 상황은 1990년대 일본과 놀랍도록 유사하다. 부동산 버블 붕괴, 금융기관의 부실, 기업 경쟁력 저하, 내수 침체 등 모든 면에서 기시감을 느낄 수 있다. 일본은 이러한 위기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잃어버린 30년'이라는 장기 침체에 빠졌다. 하지만 한국에게는 아직 선택의 여지가 남아 있다. 일본과 달리 한국은 여전히 높은 교육 수준과 기술 혁신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문화 콘텐츠를 통한 소프트파워도 크게 성장했다. 무엇보다 위기 의식이 일본보다 훨씬 높아 변화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한국 가계의 자산 구성을 보면 부동산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선진국 평균인 30-40%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부동산 편중 현상은 과거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는 자산 증대 효과를 가져왔지만, 이제는 오히려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 앞으로는 부동산에서 금융자산으로, 국내에서 해외로의 자산 배분 변화가 필수적이다. 특히 글로벌 분산투자를 통해 환율 리스크를 헤지하고, 성장하는 해외 시장의 수익을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AI와 같은 신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도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 리터러시 향상이 전제되어야 한다. 단순한 예적금에서 벗어나 주식, 채권,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장기적 관점에서의 자산 관리 능력을 기를 필요가 있다. 한국 기업들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리밸런싱이다. 과거의 성공 경험에 매몰되어 '모든 것을 다 하려는' 관성에서 벗어나, 핵심 역량에 집중하고 비핵심 사업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선제적 구조조정이다. 일본처럼 기업 부실이 심화된 후 강제적 구조조정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여력이 있을 때 미리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이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디지털 전환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과 함께, 지속가능경영을 통한 정부의 역할도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과거처럼 모든 산업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분야에 선택적으로 집중해야 한다. 특히 AI, 바이오, 신재생에너지 등 신산업 육성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규제 개혁을 통해 기업들의 혁신 활동을 뒷받침해야 한다. 상법 개정을 통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금융규제 선진화 등이 시급한 과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재정 정책 측면에서도 단순한 확대보다는 효율성 제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미래 세대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무분별한 재정 확대보다는, 생산성 향상과 성장 잠재력 확충에 도움이 되는 분야에 전략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역사를 돌아보면 대규모 기술혁신은 10-12년 주기로 반복되어왔다. 1986년 미국 저축대출조합 위기,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2019년 팬데믹까지, 각각의 위기 이후에는 어김없이 새로운 기술혁신 물결이 일어났다. 이러한 패턴을 보면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AI 혁명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팬데믹으로 인한 디지털 전환 가속화, 각국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 그리고 기술 기업들의 공격적 투자가 맞물리면서 AI 메가사이클이 본격화되고 있다. 초기 AI 기술은 구독형 서비스나 기업용 도구에 한정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광고, 전자상거래, 엔터테인먼트 등 일상의 모든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력, 통신, 보안, 반도체 등 주변 산업의 수요도 폭증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AI 기술 자체를 개발하는 기업보다, 그 기술을 활용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혁명 때를 돌아보면, 최종 승자는 스마트폰을 만든 회사가 아니라 그것을 플랫폼으로 활용한 기업들이었다. AI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이 이미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이 한국에게 기회가 전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한국만의 차별화된 AI 전략, 즉 '소버린 AI' 구축이 중요하다. 소버린 AI란 자국의 언어, 문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의미한다. 한국어 처리 능력, K-콘텐츠 데이터, 제조업 노하우 등을 결합하면 충분히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제조업과 AI의 융합 분야에서는 한국이 상당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조선 등 전통 강점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하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 수 있다.


한국 투자자들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글로벌 분산투자다. 국내 시장만으로는 충분한 수익률을 확보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환율과 정치적 리스크에도 과도하게 노출되어 있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주 중심 지수인 나스닥과 항셍 테크 지수를 코어 포트폴리오로 구성하고, 이를 중심으로 장기 보유 전략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별 기업보다는 테마형 ETF를 통해 분산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동시에 신흥국 시장에 대한 투자도 고려해야 한다. 인도, 동남아시아, 남미 등은 여전히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선진국 시장과의 상관관계도 상대적으로 낮아 분산투자 효과가 크다. AI 관련 투자의 경우 인프라, 애플리케이션, 밸류체인별로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인프라 단계에서는 반도체, 클라우드, 통신 등에 주목하고, 애플리케이션 단계에서는 구체적인 서비스와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들에 집중해야 한다. 전통 산업의 경우 디지털 전환과 ESG 대응 능력을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 단순히 규모가 큰 기업이 아니라, 변화에 적응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동산 투자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거주용 부동산은 필수적이지만, 투자용 부동산은 유동성과 수익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은 원격근무 확산으로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 역사적 기로에 서 있다.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가 재편되고,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표면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새로운 기회의 창이기도 하다. 과거 30년의 성공 방식에 안주한다면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모델을 구축한다면, 향후 30년의 번영을 이룰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가계, 기업, 정부 모든 주체가 각각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가계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기업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며, 정부는 미래 지향적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지금부터 3년 안에 확실한 방향성을 잡지 못한다면, 기회의 창은 영영 닫힐 수도 있다. 이제는 공포에 사로잡힐 때가 아니라 전략적 사고와 실행력을 발휘할 때다. 대전환의 시대,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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