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돌아보면 대규모 기술혁신은 10-12년 주기로 반복되어왔다. 1986년 미국 저축대출조합 위기,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2019년 팬데믹까지, 각각의 위기 이후에는 어김없이 새로운 기술혁신 물결이 일어났다. 이러한 패턴을 보면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AI 혁명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팬데믹으로 인한 디지털 전환 가속화, 각국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 그리고 기술 기업들의 공격적 투자가 맞물리면서 AI 메가사이클이 본격화되고 있다. 초기 AI 기술은 구독형 서비스나 기업용 도구에 한정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광고, 전자상거래, 엔터테인먼트 등 일상의 모든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력, 통신, 보안, 반도체 등 주변 산업의 수요도 폭증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AI 기술 자체를 개발하는 기업보다, 그 기술을 활용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혁명 때를 돌아보면, 최종 승자는 스마트폰을 만든 회사가 아니라 그것을 플랫폼으로 활용한 기업들이었다. AI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이 이미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이 한국에게 기회가 전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한국만의 차별화된 AI 전략, 즉 '소버린 AI' 구축이 중요하다. 소버린 AI란 자국의 언어, 문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의미한다. 한국어 처리 능력, K-콘텐츠 데이터, 제조업 노하우 등을 결합하면 충분히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제조업과 AI의 융합 분야에서는 한국이 상당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조선 등 전통 강점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하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 수 있다.
한국 투자자들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글로벌 분산투자다. 국내 시장만으로는 충분한 수익률을 확보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환율과 정치적 리스크에도 과도하게 노출되어 있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주 중심 지수인 나스닥과 항셍 테크 지수를 코어 포트폴리오로 구성하고, 이를 중심으로 장기 보유 전략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별 기업보다는 테마형 ETF를 통해 분산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동시에 신흥국 시장에 대한 투자도 고려해야 한다. 인도, 동남아시아, 남미 등은 여전히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선진국 시장과의 상관관계도 상대적으로 낮아 분산투자 효과가 크다. AI 관련 투자의 경우 인프라, 애플리케이션, 밸류체인별로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인프라 단계에서는 반도체, 클라우드, 통신 등에 주목하고, 애플리케이션 단계에서는 구체적인 서비스와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들에 집중해야 한다. 전통 산업의 경우 디지털 전환과 ESG 대응 능력을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 단순히 규모가 큰 기업이 아니라, 변화에 적응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동산 투자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거주용 부동산은 필수적이지만, 투자용 부동산은 유동성과 수익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은 원격근무 확산으로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