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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들면 지혜가 보인다 - 마음이 길을 잃었을 때, 170편의 지혜와 마주하다
Harry Kim 지음 / 더메이커 / 2025년 9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떤 책은 머리로 읽히고, 어떤 책은 가슴으로 스며든다. 그런데 정작 깊은 울림을 주는 책들은 손끝으로 읽히는 것 같다. 마치 점자를 더듬듯, 한 글자 한 글자를 만져가며 그 속에 숨어있는 온기를 찾아내는 독서.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었다. <고개를 들면 지혜가 보인다> 책은 읽기 참 편하게 정리되어 있다. 한 페이지의 문장을 읽고 그 문장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게 해 준다. ^.^
"지혜란, 서로 손잡고 춤추면서도 상대의 발을 밟지 않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발가락을 밟으며 살아왔는지 깨달았다. 내 리듬에만 취해 휘젓던 팔다리가 얼마나 많은 상처를 남겼을까. 상대방이 아파하는 표정도 보지 못한 채, 나만의 무대에서 홀로 열연하던 날들이 스쳐간다. 진정한 지혜는 나 혼자만의 완벽한 댄스가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하모니였던 것이다. 상대방의 발끝을 예민하게 감지하면서도, 내 움직임을 잃지 않는 그 절묘한 균형감. 이것이야말로 관계에서 필요한 가장 고급한 기술이 아닐까.
"지혜자는 미래를 보여주는 예언자가 아니라 새알에서 새의 노래를 들을 줄 아는 사람이다." 문득 내 책상 위의 화분이 떠올랐다. 몇 주 전 심은 씨앗에서 이제 막 파란 새싹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매일 물을 주며 "언제 꽃이 필까" 궁금해했는데, 정작 지금 이 순간의 생명력을 제대로 바라본 적이 있었나 싶다. 우리는 늘 결과를 알고 싶어한다. 이 일이 어떻게 될지, 이 사람과의 관계가 어디로 향할지, 내 노력이 언제 보상받을지. 하지만 진짜 지혜로운 사람은 아직 열리지 않은 꽃봉오리에서도 향기를 맡고, 아직 부르지 않은 새에게서도 노랫소리를 듣는다. 가능성 그 자체에서 이미 완성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 나는 지금까지 너무 성급했다. 오늘 심은 씨앗에서 내일 당장 열매를 따려 했고, 어제 시작한 일에서 오늘 바로 성과를 보려 했다. 하지만 새알이 새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 기다림 자체가 또 다른 의미였다는 걸 이제야 안다.
"가장 먼저 박수치는 사람은 리더십이 있다." 회사에서 누군가 발표를 마쳤을 때, 모든 사람이 서로를 눈치보며 박수를 망설이던 그 어색한 정적. 그때 가장 먼저 박수를 쳤다면 어땠을까. 박수는 인정의 언어이고, 격려의 몸짓이며, 연결의 신호다. 가장 먼저 박수친다는 것은 가장 먼저 상대방을 인정한다는 뜻이고, 가장 먼저 분위기를 바꿀 용기를 낸다는 의미다. 나는 그동안 남들이 박수치기를 기다렸다. 남들이 먼저 웃어주기를, 먼저 말을 걸어주기를, 먼저 인정해주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리더십은 먼저 시작하는 데서 나온다는 걸 깨달았다. 먼저 웃고, 먼저 격려하고, 먼저 박수치는 것. 그 작은 용기가 모든 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성공은 80%의 자신감, 10%의 전문성, 10%의 운으로 달성된다." 이 공식을 처음 봤을 때는 의아했다. 전문성이 고작 10%라니?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니 수긍이 갔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자신감이 없으면 그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반대로 실력이 부족해도 자신감이 넘치면 어떻게든 길을 찾게 된다. 자존심과 자부심의 차이에 대한 설명도 깊이 와닿았다. 자존심은 모든 기회를 고비용 저효율화하고, 자부심은 저비용 고효율화한다는 것. 자존심은 남과의 비교에서 나오지만, 자부심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에서 나온다. 자존심은 상처받기 쉽지만, 자부심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나는 지금까지 자존심과 자부심을 구분하지 못했다. 누군가 나를 무시하는 것 같으면 화가 났고, 인정받지 못하면 좌절했다. 하지만 진정한 자부심은 타인의 평가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걸 이제 안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순수한 믿음, 그것이 모든 자신감의 근원이다.
책을 덮으며 생각해본다. 내일은 정말 어느 방향에서 올까? 나는 지금까지 내일이 오기만을 기다렸지, 내일이 어느 방향에서 오는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내일의 방향을 아는 것이야말로 오늘을 제대로 사는 방법이다. 이 책의 170편의 지혜들은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혜는 특별한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깨달음들 속에 숨어있다는 것. 상대방의 발을 밟지 않으려는 세심함, 가장 먼저 박수치는 용기, 새알에서 새소리를 듣는 상상력, 모든 바람을 즐기는 여유로움이다. 지혜란 삶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다. 같은 상황이라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가 된다. 고통도 지혜가 되고, 실패도 성장이 되며, 기다림도 축복이 될 수 있다. 고개를 들어 지혜를 바라본다는 것은 결국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일이다. 땅만 보고 걷던 시선을 들어 하늘을 보고, 문제만 보던 시선을 돌려 가능성을 보는 것. 그 작은 변화가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제 나도 누군가와 춤을 출 때 상대의 발을 밟지 않으려 노력할 것이다. 가장 먼저 박수치는 용기를 낼 것이고, 새알에서 새소리를 들으려 귀 기울일 것이다. 야자수처럼 모든 바람을 즐기며, 쉬워지기 전까지의 어려움을 견뎌낼 것이다.그리고 무엇보다, 매일 밤 고개를 들어 내 안의 지혜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오늘 하루 내가 누구의 발을 밟지는 않았는지, 누구에게 먼저 박수쳐줬는지, 어떤 새소리를 들었는지 돌아보면서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