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감 수업 - 스스로 만들어 낸 걱정과 불안에 지친 이들을 위한 안정감 회복 솔루션
쑤쉬안후이 지음, 김소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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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불안은 더 이상 예외적인 감정이 아니다. SNS를 열면 끊임없는 비교 속에서 초라해지고, 직장에서는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일자리에 전전긍긍하며, 인간관계에서는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하느라 진짜 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이런 불안의 연속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 걸까. 이번에 읽은 쑤쉬안후이의 <안정감 수업>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한다. 저자는 불안을 제거하려는 시도 자체가 잘못된 방향이라고 단호히 말한다. 불안을 없애려 할수록 오히려 그 불안에 더 깊이 사로잡히게 된다는 것이다. 대신 필요한 것은 불안을 압도할 수 있는 내면의 안정감을 기르는 일이라고 제안한다. 이는 마치 바람을 막으려 하지 말고 뿌리를 더 깊이 내리라는 조언과 같다. 외부의 변화무쌍함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그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만들어갈 수는 있다는 것이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안정감이 선택의 자유를 넓히는 힘이라는 관점이었다. 안정감이 있는 사람은 기회 추구형 삶을 살아가고, 부족한 사람은 위험 회피형 삶에 머무른다는 설명은 내 주변 사람들을 떠올리게 했다.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는 점이다. 반대로 현재 상황이 불만족스러워도 변화를 시도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대개 '만약 잘못되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에 갇혀 있었다. 저자가 제시하는 세 가지 선택 상황 -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할 것인가, 다시 공부를 시작할 것인가, 맞지 않는 관계를 끝낼 것인가 - 은 모두 우리가 삶에서 마주하는 실제적인 갈림길들이다. 이런 순간에 우리의 선택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내면의 안정감 정도라는 통찰은 깊은 울림을 준다.

특히 대인관계에서의 불안 문제를 다룬 부분에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타인에게 거절당할까 두려워 지나치게 양보하거나, 반대로 상처받기 전에 먼저 방어벽을 치는 패턴들이 얼마나 익숙한지 모른다. 저자는 인간관계를 시험대가 아닌 연습장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이 관점의 전환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한다. 관계를 시험대로 보면 매 순간이 합격과 불합격의 기로가 되지만, 연습장으로 보면 실수해도 괜찮고 더 나은 모습으로 성장할 기회가 된다. 무엇보다 타인보다 자기 마음의 동기를 먼저 성찰해야 한다는 조언이 가슴에 와 닿았다.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추측하느라 에너지를 소모하기보다는,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어떤 동기로 행동하는지를 들여다보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어린 시절의 경험이 성인이 된 후에도 계속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운명은 아니라는 저자의 확신에서 희망을 발견했다. 25년간의 상담 경험과 자신의 개인적 체험을 바탕으로 한 이 확신은 설득력이 있었다. 생애 초기에 형성된 잘못된 신념들을 수정하는 일이 시간이 걸리지만 가능하다는 메시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것이다.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없다', '세상은 위험한 곳이다'와 같은 왜곡된 믿음들이 어떻게 현재의 선택에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바꿔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도움이 되었다. 과거의 경험들을 그때 그 시공간 속에 놓아두라는 조언도 마음에 남았다. 이미 지나간 일들이 현재의 나를 계속 갉아먹도록 내버려 두지 말라는 것이다. 과거는 한때 내게 일어났으나 이미 끝난 것임을 인식하고, 그 기억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 치유의 시작이라는 관점이 새로웠다.

​이론적 설명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제시한 점이 이 책의 큰 장점이다. 10단계 프로그램은 각각이 독립적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자기 정체성을 새롭게 구축하는 하나의 여정을 보여준다. 특히 '느리게 반응하고 사고하기' 단계가 인상적이었다. 즉각적인 반응보다는 한 번 더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 감정에 휩쓸리기보다는 잠시 멈추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이는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마지막 단계인 'I AM'의 힘은 자기 암시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내가 나 자신을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실제로 내 세계를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자기 정의에서 벗어나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자아상을 만들어가는 것이 안정감 회복의 핵심이라는 메시지가 강하게 다가왔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위로가 되었던 것은 완벽한 안전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태도였다. 모든 불안을 제거하고 완전히 안전한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불확실성과 함께 살아가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만드는 것이 진짜 안정감이라는 깨달음이다. 이는 완벽주의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관점이다.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하지 말고,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이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는 지혜를 기르는 것. 이것이야말로 성숙한 어른으로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결국 안정감이란 외부에서 주어지는 보상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화해에서 비롯된다는 저자의 결론에 깊이 공감한다. 타인의 인정이나 외부적 성취에 의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안정감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은 불안을 없애주는 책이 아니라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불확실성이 일상인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안전망이 아니라 흔들림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는 내면의 닻이라는 깨달음을 준다. 앞으로의 삶에서 불안한 순간들이 찾아올 때마다, 그것을 제거하려 하기보다는 그 불안을 견딜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기르는 기회로 삼고 싶다. 그리고 나 자신과 평온하게 함께할 수 있는 그 자체로 충분한 안정감을 경험하며 살아가고 싶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진정한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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