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로드 - 시선과 기록이 만드는 길
박환이 지음 / 책과강연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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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떤 책과의 만남은 책을 읽기라는 의미를 넘어선다. 그것은 삶의 방향을 재정의하는 나침반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막막한 현실 앞에서 한 줄기 빛이 되어 우리를 이끌기도 한다. 이번에 읽을 기회가 있었던 박환이의 《더 로드》는 바로 그런 책이었다. "보물은 운이 아니다. 시선과 기록으로 길을 그리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결과다." 처음 마주했을 때, 내 안에서 무언가가 움틀거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막연히 품고 있던 꿈들, 언젠가는 이루어지겠지 하며 미뤄왔던 계획들, 그리고 현실의 벽 앞에서 포기해버린 수많은 가능성들이 한순간에 떠올랐다. 저자가 말하는 '시선과 기록'이라는 도구가 어떻게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 그 궁금증은 곧 확신으로 바뀌었다.

저자의 경험은 이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군 복무 중 소대장 시절의 이야기를 전군에 알리고 싶다는 막연한 바람을 포스트잇에 적어 벽에 붙여두었던 것. 그로부터 2년 후, 그 바람은 500명이 모인 자리에서의 발표로 현실이 되었다.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것일까? 아니다. 매일 그 포스트잇을 바라보며 무의식 속에서 그 목표를 향한 준비를 해왔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망상활성화계(Reticular Activating System)의 작용이다.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정보를 선별하여 의식으로 끌어올리는 뇌의 필터링 시스템. 목표를 시각화하고 지속적으로 바라볼 때, 뇌는 그 목표와 관련된 기회와 정보를 놓치지 않게 된다.

삶은 늘 순탄하지 않다. 저자 역시 영구장해라는 예상치 못한 시련을 마주했다. 베테랑 탐험가에서 병실 환자로, 극적인 상황 변화 앞에서 그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죽지 않았잖아. 머리는 괜찮고, 오른발도 붙어 있잖아." 작은 감사에서 시작된 그의 재정비는 깊은 통찰로 이어졌다. 위기를 마침표가 아닌 쉼표로 받아들인 것. 그리고 그 멈춤을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한 준비 시간으로 해석한 것이다. 이는 우리 모두에게 적용되는 지혜다. 실패, 좌절, 예상치 못한 변화 앞에서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그것을 끝으로 볼 것인가, 새로운 시작으로 볼 것인가. 저자의 경험은 후자의 힘을 보여준다. 시선과 기록이라는 도구는 위기의 순간에도 우리가 방향을 잃지 않게 도와준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론은 놀랍도록 간단하다. 보물지도(시각화된 목표)와 탐험일지(일일 기록), 단 두 가지 도구면 충분하다. 하지만 이 단순함 속에 깊은 지혜가 숨어있다. 보물지도는 우리의 꿈과 목표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글자로 된 목록이 아니라, 이미지와 색깔, 그림으로 구성된 생생한 미래의 모습. 이를 매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뇌는 그 방향으로의 변화를 시작한다. 탐험일지는 매일의 여정을 기록하는 공간이다. 목표를 향한 작은 진전, 마주한 도전, 느낀 감정들을 솔직하게 적어나간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의 패턴을 발견하고, 효과적인 전략을 찾아간다. 중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지속성이다. 매일 5분이라도 좋으니 보물지도를 바라보고, 한 줄이라도 좋으니 탐험일지에 기록하는 것. 작은 습관이 쌓여 큰 변화를 만든다는 것을 저자는 자신의 경험으로 증명했다.

인생의 후반부에 이르러 저자가 던지는 질문이 있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미지의 영역이 있지 않을까?" 이는 나이를 불문하고 우리 모두에게 의미 있는 질문이다. 익숙한 테마파크를 벗어나 진짜 탐험을 시작하는 것. 안전하고 예측 가능한 삶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독특한 길을 걷는 것. 저자는 이것이 진정한 삶이라고 말한다. 물론 쉽지 않다. 익숙함의 울타리를 벗어나는 것은 언제나 두렵고 불안하다. 하지만 시선과 기록이라는 도구가 있다면, 그 미지의 여행도 충분히 가능하다. 나침반과 일지가 있는 탐험가처럼, 우리도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갈 수 있다. 결국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삶은 이미 보물섬이라는 것.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보물을 찾아 떠나는 용기가 아니라, 이미 우리 곁에 있는 보물들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지혜다. 시선과 기록은 그 지혜를 실천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복잡한 이론이나 거창한 철학이 아니라, 누구나 오늘부터 시작할 수 있는 단순한 습관. 하지만 그 습관이 쌓여 만들어내는 변화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매일 아침 보물지도를 바라보며 하루를 시작하고, 매일 저녁 탐험일지에 그날의 여정을 기록하는 것. 이 작은 루틴이 어떻게 인생을 바꿀 수 있을지 상상해보라. 15년간 38개 중 33개의 보물을 현실로 만들어낸 저자의 경험이 그 가능성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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