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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인사이트·디자인
터너 더크워스.자일스 링우드 지음, 정상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8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브랜드라는 단어는 화려하게 포장된 마케팅 언어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무겁고 다루기 까다로운 개념이다. 수많은 기업과 마케터들이 ‘아이코닉 브랜드’라는 수식어를 만들고 싶어 하지만, 그 과정에서 실패를 경험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30년 넘게 브랜드 디자인에 몰두해온 터너 더크워스는 바로 이 어려운 지점에서 명확한 통찰을 제시한다. 그의 철학은 단순하다. 브랜드를 살리고 성장시키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힘은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이를 실제 프로젝트와 성과를 통해 그 진리를 증명해왔다. <브랜딩·인사이트·디자인 I LOVE IT. WHAT IS IT?> 에서 직관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무시할 수 없는 힘, ‘디자인은 피할 수 없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마케팅의 거의 모든 시도를 회피할 수 있다. 광고는 스킵하고, 팝업은 차단하며, 유료 구독을 통해 방해 없는 콘텐츠를 즐긴다. 그러나 소비자가 회피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디자인’이다. 터너 더크워스가 강조하듯, 사람들은 원치 않아도 브랜드의 디자인과 마주하게 된다. 매장에서 손에 쥔 제품의 포장, 거리에서 스치는 로고, 온라인에서 공유되는 이미지 등 이 모든 것이 디자인이다. 더 중요한 점은 사람들이 이를 억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즐겁게 맞이한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아이폰이 공개될 때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관심을 갖고, 나이키의 새로운 스니커즈는 ‘디자인의 상징’으로 소비자들의 열망을 이끌어낸다. 이처럼 디자인은 ‘강제된 마케팅’이 아니라 ‘환영받는 경험’이다. 터너 더크워스의 낙관적인 통찰은 바로 여기서 나온다. 그는 디자인을 통해 사람들이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브랜드와 관계 맺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포착했다. 그렇기에 완성도 높은 브랜드 전략은 반드시 디자인을 최전선에 배치해야 한다.
말보다 강력한 언어, ‘디자인은 모든 것을 말한다’ 브루스 더크워스가 던진 이 말은 브랜드 디자인의 본질을 단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광고 스토리텔링이나 슬로건 같은 언어적 장치에 집착하지만, 사실 소비자가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강하게 받아들이는 메시지는 디자인이다. 수천 개의 단어보다 하나의 색채, 질감, 형태가 더 강력한 설득력을 갖는다. 터너 더크워스가 참여한 메이커스 마크(Maker’s Mark)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손으로 만든 수공예 위스키임에도 불구하고, 초기 디자인은 차갑고 기계적인 이미지를 전달했다. 브랜드가 아무리 “우리는 수공예다”라고 외쳐도, 소비자는 디자인을 통해 정반대의 메시지를 읽었다. 결국 브랜드는 소비자가 보는 대로 존재하게 된다.이 원칙은 브랜드 전략의 두 번째 핵심을 알려준다. 디자인은 우연이 아니라 의도적이어야 하며, 모든 요소가 메시지를 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예쁘게 만들어 주세요”라는 모호한 요구는 전략이 아니다. 구체적이고, 일관적이며, 스토리를 담은 디자인만이 브랜드를 제대로 말하게 한다.
오래 남는 자산, ‘디자인은 기억된다’ 마케팅 콘텐츠는 금방 잊힌다. 광고는 한순간의 이벤트로 지나가고, 캠페인은 다음 시즌이면 교체된다. 그러나 디자인은 다르다. 브랜드의 로고, 색상, 심볼은 소비자의 기억 속에 깊게 각인되며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터너 더크워스는 이를 가장 강력한 자산으로 본다. 카를스버그(Carlsberg)의 로고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들은 ‘Probably’라는 단어만, 자사의 고유한 서체로 보여주었을 뿐인데, 코카콜라와 맥도날드 같은 거대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인지도를 얻었다. 이는 카피의 힘만이 아니라, 일관되고 보호받은 디자인 자산의 힘이었다. 따라서 브랜드 전략에서 디자인은 시각적 장식만이 아니다. 그것은 제품 품질만큼이나 보호해야 할 자산이며, 경영진 차원에서 관리해야 하는 핵심 요소다. 잘못된 리브랜딩은 소비자를 단번에 멀어지게 하지만, 일관된 디자인은 수십 년간 브랜드를 사랑받게 한다. 이것이 터너 더크워스가 강조하는 ‘디자인의 지속성’이다.
터너 더크워스의 철학은 단순하면서도 강력하다. 디자인은 소비자가 피할 수 없는 첫 만남이다. 디자인은 브랜드의 진짜 메시지를 말한다. 디자인은 오래 남아 브랜드를 지켜주는 자산이다. 그의 낙관적인 시선은, 결국 브랜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원하고 기다리는 것은 ‘아름답고 일관된 경험’이라는 사실을 믿기 때문이다. 30년간의 경험 속에서 그는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겪었지만, 언제나 디자인이라는 원칙으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그것을 브랜드 전략의 북극성으로 삼았다. 오늘날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은 제품을 판매하거나 광고를 집행하는 일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의 일상 속에 기쁨을 불어넣는 ‘디자인된 세계’를 창조하는 일이다. 터너 더크워스의 노하우와 철학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브랜드를 살리고 싶다면, 디자인을 먼저 살려라.. 흥미로운 접근 방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