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지 않는 뇌의 비밀 - 마음 챙김 명상법
김말환 지음 / 민족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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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1세기의 인간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정보와 자극에 노출되어 있다. 스마트폰 알림, SNS 피드, 끝없는 업무 이메일, 다중 과업 요구 등으로 인해 우리의 뇌는 24시간 쉴 틈 없이 가동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뇌에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가하며, 결국 인지 능력 저하, 집중력 감소, 기억력 문제를 야기한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상태가 지속될 때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이번에 읽은 <늙지 않는 뇌의 비밀>에서 김말환 박사는 이러한 현대적 딜레마에 대한 해답을 불교의 고전적 지혜인 '마음챙김'에서 찾는다. 그의 접근법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뇌 건강 관리법으로서 마음챙김을 재해석한다. 이는 종교적 맥락을 떠나 누구나 실천 가능한 보편적 건강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마음챙김의 핵심은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머무르는 것이다. 빠알리어 'sati', 한자어 '정념(正念)'으로 표현되는 이 개념은 '지금(今)'과 '마음(心)'의 결합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불안에 휘둘리지 않고, 현재 일어나고 있는 경험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능력을 말한다. 하버드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하루의 절반가량을 마음의 방황 상태로 보낸다. 현재와 무관한 생각들 -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 -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이를 "방황하는 마음은 불행한 마음"이라는 명제로 요약했다. 즉, 주의가 현재 순간에서 벗어날 때마다 우리는 행복감을 잃고 스트레스를 경험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학적 발견은 2,500년 전 붓다가 깨달은 진리와 놀랍도록 일치한다. 붓다는 탐욕, 분노, 무명이라는 마음의 세 가지 독소가 인간의 고통을 만들어낸다고 가르쳤다. 현대 심리학의 언어로 번역하면, 과도한 욕망, 분노와 짜증, 현실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마음챙김은 이러한 자동적 반응 패턴을 인식하고, 그것에 휘둘리지 않는 내적 공간을 만들어준다.

현대 뇌과학 연구는 명상이 뇌의 구조와 기능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구체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정기적인 명상 수행자들을 대상으로 한 뇌 영상 연구들은 다음과 같은 변화들을 발견했다. 전두엽의 활성화가 증가하여 집중력과 의사결정 능력이 향상된다. 대뇌피질의 두께가 증가하여 고차원적 사고 능력이 강화된다. 해마 영역의 활성도가 높아져 기억력과 학습 능력이 개선된다. 편도체의 과활성이 감소하여 스트레스 반응과 감정적 반응성이 줄어든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 증가이다. 세로토닌은 '행복 호르몬'으로도 불리며, 기분 조절, 수면의 질, 식욕 조절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명상을 통해 자연스럽게 세로토닌 분비가 증가하면, 우울감이 감소하고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가 향상된다. 이러한 변화들은 일시적이지 않다. 연구에 따르면 8주간의 정기적인 명상 수행만으로도 뇌의 구조적 변화가 관찰되며, 이는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의 원리에 기반한다. 즉, 뇌는 나이가 들어서도 새로운 신경 연결을 형성하고 기존 연결을 강화할 수 있으며, 명상은 이러한 긍정적 변화를 촉진하는 강력한 도구인 것이다.


김말환 박사가 제시하는 실천법 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호흡에 대한 마음챙김이다. 호흡은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는 순간까지 지속되는 생명 현상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의식적으로 관찰하지 않는다. 호흡 명상은 이러한 자동적 과정에 의식적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현재 순간으로 돌아오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호흡 명상의 실천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편안한 자세로 앉아서 자연스러운 호흡의 흐름을 관찰하는 것이다. 들숨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날숨이 시작되어 완전히 끝날 때까지의 전 과정을 섬세하게 느끼는 것이다. 이때 호흡을 조절하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마음이 자주 방황할 것이다. 호흡에 집중하다가도 어느새 업무 걱정, 인간관계 문제, 미래 계획 등으로 생각이 흘러갈 것이다.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자신을 비판하지 말고 부드럽게 주의를 호흡으로 되돌리면 된다. 이러한 '알아차림과 되돌아옴'의 반복이야말로 마음챙김의 핵심이다. 호흡 명상을 꾸준히 실천하면, 일상생활에서도 스트레스 상황에 더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된다. 화가 날 때나 불안할 때 자연스럽게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는 습관이 형성되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마음챙김은 특별한 시간과 장소를 따로 마련하지 않고도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다. 김 박사가 제시하는 대표적인 방법이 먹기 명상과 걷기 명상이다. 먹기 명상은 식사라는 일상적 행위에 온전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대부분 스마트폰을 보거나 TV를 시청하면서, 또는 업무나 걱정거리를 생각하면서 식사한다. 이러한 습관은 소화 기능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음식의 맛과 영양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게 한다. 먹기 명상에서는 첫 번째로 음식의 색깔, 모양, 향기를 천천히 관찰한다. 입에 넣기 전에 잠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천천히 씹으면서 맛의 변화, 질감, 온도 등을 세밀하게 느낀다. 삼킬 때도 음식이 목구멍을 통과하여 위로 내려가는 감각을 의식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식사하면 자연스럽게 과식을 방지할 수 있고, 소화도 잘되며, 음식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깊어진다.


걷기 명상은 이동 수단으로서의 걷기가 아닌, 걸음 자체를 수행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발이 땅에서 떨어지고, 공중으로 이동하고, 다시 땅에 닿는 전 과정을 의식적으로 관찰한다. 발바닥에 전해지는 감각, 다리 근육의 움직임, 몸의 균형 변화 등을 세심하게 느끼면서 천천히 걷는다. 걷기 명상은 실내에서도 야외에서도 할 수 있으며, 특히 자연 속에서 실천하면 그 효과가 배가된다. 나뭇잎 소리, 새소리, 바람의 느낌 등 자연의 감각들과 함께 걸음을 의식하면 더욱 깊은 평온함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걷기 명상은 앉아서 하는 명상에 비해 졸음이 오지 않고, 몸의 순환도 촉진시켜 건강상 이점도 크다. 마음챙김의 고급 수행법 중 하나는 감정과 생각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가 나면 "나는 화가 났다"고 생각하며 그 감정에 완전히 동일시된다. 그러나 마음챙김 수행을 통해서는 "지금 내 안에 분노라는 감정이 일어나고 있다"는 식으로 거리를 두고 관찰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관찰자적 시각은 감정의 폭풍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게 해주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슬픔, 분노, 불안, 기쁨 등 모든 감정은 구름처럼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임시적 현상임을 깨닫게 된다. 감정을 억압하거나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그것에 휘둘리지 않는 내적 공간이 생긴다.

생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곧 자신과 동일시하며, 그 생각의 내용이 진실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마음챙김을 통해서는 생각 역시 마음속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현상에 불과함을 관찰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걱정, 후회, 비판적 사고 등 부정적 생각들에 말려들지 않고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이러한 관찰 능력은 뇌의 메타인지 기능을 강화한다. 메타인지란 자신의 인지 과정을 인지하는 능력, 즉 '생각에 대한 생각'을 하는 능력이다. 이 능력이 향상되면 자동적 반응 패턴에서 벗어나 더 의식적이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김 박사가 제시하는 또 다른 중요한 수행법은 자애명상이다. 자애명상은 자신과 타인에 대한 친절하고 자비로운 마음을 기르는 수행이다. 이는 단순한 감정적 수행이 아니라, 뇌의 사회적 인지 기능과 공감 능력을 향상시키는 과학적 근거가 있는 방법이다. 자애명상은 보통 자기 자신부터 시작한다. "나는 행복하기를, 나는 건강하기를, 나는 평안하기를"과 같은 문구를 마음속으로 반복하면서 진심으로 자신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을 키운다. 그 다음에는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를 떠올리며 같은 마음을 보낸다. 점차 중립적인 사람들, 심지어 어려운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이러한 자애로운 마음을 확장해 나간다. 자애명상의 효과는 개인의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대인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연구에 따르면 자애명상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공감 능력이 향상되고, 사회적 연결감이 증가하며, 타인에 대한 편견과 적대감이 감소한다. 이는 뇌의 측두엽과 전두엽 영역의 활성화와 관련이 있으며, 사회적 뇌 네트워크의 발달을 촉진한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증가하는 고립감과 외로움에 대한 치유법으로서 자애명상의 가치는 매우 크다. 타인과의 진정한 연결감을 회복하고, 자신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부드럽게 바꾸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전통적인 불교 수행법인 염불명상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활용할 수 있다. 염불은 반복적인 문구나 만트라를 통해 마음을 안정시키고 집중력을 기르는 방법이다. 종교적 맥락을 떠나서 보면, 이는 마음의 산만함을 줄이고 현재 순간에 머무르게 하는 강력한 도구다. 염불명상에서는 "나무아미타불"과 같은 전통적 문구뿐만 아니라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평안합니다" 등 개인에게 의미 있는 긍정적 문구를 사용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문구 자체가 아니라 반복을 통해 마음을 고요한 상태로 이끌어가는 것이다. 아침햇살명상은 하루를 시작하는 의식적 행위로서 마음챙김을 실천하는 방법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창문을 열고 자연광을 맞이하면서 새로운 하루에 대한 감사와 다짐을 하는 것이다. 이는 일주기 리듬을 정상화하고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는 과학적 효과가 있으면서도, 하루를 의식적이고 긍정적으로 시작하는 심리적 효과도 크다.


마음챙김 명상이 뇌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 효과는 노화 방지와 치매 예방 측면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여러 연구들은 정기적인 명상 수행이 뇌의 회백질 감소를 늦추고, 인지 능력 저하를 방지하며, 심지어 일부 뇌 영역에서는 부피가 증가하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해마 영역의 건강 유지는 치매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해마는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고 저장하는 핵심 영역으로, 알츠하이머병에서 가장 먼저 손상되는 부위 중 하나다. 명상을 통한 해마의 활성화와 보호는 장기적인 인지 건강을 위한 예방적 개입으로서 큰 의미가 있다. 또한 명상은 염증 반응을 줄이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를 정상화한다. 만성적인 염증과 스트레스는 뇌세포 손상의 주요 원인이므로, 이를 조절하는 것은 뇌의 건강한 노화에 필수적이다. 신경가소성의 관점에서도 명상의 효과는 주목할 만하다. 뇌는 평생에 걸쳐 새로운 신경 연결을 만들고 기존 연결을 강화할 수 있는데, 명상은 이러한 가소성을 촉진한다. 이는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것을 학습하고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김말환 박사가 제시하는 마음챙김 실천법들은 현대인의 과로에 시달리는 뇌를 근본적으로 치유하고, 평생에 걸쳐 건강한 인지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종합적 접근법이다. 호흡명상을 통한 현재 순간으로의 귀환, 일상 활동 속에서의 마음챙김 실천, 감정과 생각의 객관적 관찰, 자애로운 마음의 계발 등 이 모든 수행들은 뇌의 구조와 기능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집중력과 감정 조절 능력의 향상으로 나타나고, 장기적으로는 치매 예방과 건강한 노화로 이어진다. 중요한 것은 완벽을 추구하지 않는 것이다. 매일 몇 분이라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한 번에 오랜 시간 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마음챙김은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내재되어 있는 자연스러운 능력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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