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게임 - 반도체 시장을 뒤흔든 하이닉스 경쟁력의 비밀
현순엽.김진국.박정식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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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르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그 비결에 대한 분석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이 책은 SK하이닉스에서 '톱'으로 활약했던 전직 임원 세 분의 경험과 사색이 담겨있으며, 그들의 이야기는 4차 산업혁명 시대,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기술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격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SK하이닉스가 미래를 선도하는 주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힘은 바로 '신뢰'였습니다. 이제 SK하이닉스가 어떻게 이 신뢰를 기반으로 혁신과 협업을 이루어내며 인공지능 시대의 선두에 설 수 있었는지 심층적으로 알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SK하이닉스의 현재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 선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했지만, 초기에는 기술적 이해도 부족으로 시장의 선두를 삼성전자에 내주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여기서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패키지 기술 개발에 집중하여 현재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기술인 MR-MUF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2018년경 경쟁사가 HBM 투자를 줄일 때도 SK하이닉스는 투자를 유지했다는 점입니다. 당시 시장 환경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CEO부터 구성원들까지 HBM은 미래 기술이며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하다'는 확고한 합의와 신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미래에 대한 신뢰'는 단기적인 시장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적인 비전을 추구하게 만들었습니다. 인공지능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웠던 시기에, SK하이닉스는 자신들의 기술과 미래 시장의 잠재력에 대한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과감한 투자를 감행했고, 그 결과 현재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인프라가 된 HBM 시장의 압도적인 리더가 될 수 있었습니다.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그야말로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는 과정과 같습니다. 수많은 불확실성과 막대한 투자가 요구되며, 때로는 성공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운 순간도 찾아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리스크를 감수하며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바로 확고한 비전과 이를 공유하는 구성원들 간의 깊은 신뢰입니다. SK하이닉스의 HBM 성공 사례는 바로 이러한 '미래에 대한 신뢰'가 불확실성 속에서 가장 빛나는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합니다.

2012년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했을 때, 서로 다른 문화와 역사를 가진 LG 반도체, 현대반도체, 그리고 SK그룹의 문화가 한 데 섞여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반목도 있었지만, 이내 '떠날 사람은 떠나고 화학적 결합이 잘 이뤄졌다'는 평가처럼 강력한 '원팀 스피릿'이 형성되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신뢰 게임>의 저자 세 분은 각각 LG, 현대, SK 출신으로, 퇴임 후 함께 책을 집필했다는 사실 자체가 SK하이닉스 톱의 신뢰와 협업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합병 이후 ' 인고의 10년 동안 회사를 떠나지 않은 사람 들은 협력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말처럼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동지가 되었던 것입니다. 또한, SKMS(SK그룹 경영철학)가 기존 하이닉스 문화와 융합되면서 수평적이고 자발적이며 실행력 있는 조직 문화가 형성되었습니다. 이는 협업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 필수적인 '원팀스피릿'으로 발전했으며,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업 문화는 단기적인 자기희생이 장기적인 더 큰 이익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을 조성했습니다. 만약 이러한 신뢰가 없었다면, 협업은 '책임 면피'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에 그쳤을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복잡한 문제들은 단일 부서나 한정된 전문가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데이터 등 다학제적이고 초연결적인 접근을 요구합니다. 다양한 배경과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한데 모여 '원팀'을 이루고 시너지를 낼 때 비로소 진정한 혁신이 가능합니다. SK하이닉스의 성공적인 합병과 이를 통한 강력한 협업 문화는 이종 간의 결합과 시너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모범적인 사례입니다. 이는 인공지능 시대의 복합적인 기술 생태계 속에서 필수적인 역량입니다.
SK하이닉스의 지식 공유 문화는 SKHU(SK Hynix University)에서 두드러집니다. 무려 7,000명에 달하는 사내 강사들은 현업 업무와 강의 활동을 자발적으로 병행하며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고 있습니다. 이들은 "earning by teaching'의 효과를 통해 스스로 학습하고 성장하며, 선후배 간 교육과정을 통한 신뢰 구축의 장을 마련합니다. 이러한 지식의 순환과 공유는 기술 경쟁 력의 원천이 되며, 조직 전체의 학습 속도를 가속화시킵니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시프트 레프트(Shift Left) 전략을 통해 단순한 프로세스 개선을 넘어 기업의 근본적인 협업 DNA를 재구성하는 '딥체인지'를 단행했습니다. 이 전략은 부문 간 기술 이관 기준 변경, 기술 개발 방식 전환, 획기적인 인력 이동 등을 포함하며, 제조 중심 회사에서 기술 중심 회사로 성공적인 전환을 이끌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역시 '신뢰'였습니다. 부서 간 장벽을 허물고, 서로를 이해하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신뢰 기반의 협업이 하이닉스 성공의 핵심 요소였습니다.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에는 정보와 지식의 흐름이 매우 중요합니다. 고도화된 기술은 한 개인이나 부서의 독점적인 지식이 아닌, 조직 전체에 빠르게 확산되고 공유될 때 비로소 그 가치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SKHU와 같은 활발한 지식 공유 플랫폼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기술 트렌드를 내부적으로 흡수하고 새로운 기술을 창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또한 '시프트 레프트'와 같은 능동적인 조직 개편은 빠른 의사결정과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가능하게 하여, 복잡한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유연하게 추진하는 데 필수적인 역량으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유기적인 움직임은 궁극적으로 인공지능 시대의 리더십을 견고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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