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너머의 지식 - 9가지 질문으로 읽는 숨겨진 세계
윤수용 지음 / 북플레저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세상을 보고, 해석하며, 그 안에서 우리의 위치를 가늠합니다. 미디어는 특정 국가를 '선진국'으로, 또 다른 국가를 개발도상국'으로 분류하고, 성공의 척도와 행복의 기준을 제시합니다. 이러한 정보의 파고 속에서 우리는 때로 주어진 시선을 그대로 내면화하고, 의심없이 받아들이곤 합니다. 이번에 읽은 윤수용 작가님의 <시선 너머의 지식>은 바로 이 지점에서 예리한 질문을 던집니다. "누가 우리를 평가하고, 우리는 왜 그 평가를 내면화하는가?", "선진국이라는 기준은 누구의 시선에서 만들어 진 것인가?" 이 질문들은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겼던 세상의 표면 아래 숨겨진 진실, 역사적 맥락, 그리고 그 본질을 깊이 들여다보게 하는 시작점이 됩니다. 책을 읽는 내내, 저는 마치 익숙한 풍경을 새로운 렌즈로 바라보는 듯한 신선한 충격과 지적 쾌감을 경험했습니다. 덴마크, 싱가포르, 미국, 아이슬란드, 일본, 프랑스, 영국, 중국 등 아홉 개 국가의 사례를 통해 저자는 각국 사회를 바라보는 익숙한 시선에 균열을 내고, 권력, 역사, 정체성, 문화, 자본이라는 거대한 구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치밀하게 분석해 줍니다. 그 안에서 드러나는 각 사회의 균열과 모순은, 우리가 가진 편견과 오해를 벗겨내고 더욱 폭넓은 시야로 세계를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일본에 대한 저자의 통찰은 '콤플렉스의 거울'과 같습니다. "일본 방송에는 왜 서양인만 나올까?"라는 질문은 일본 사회에 깊숙이 내재된 서구 중심적 콤플렉스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분석합니다. 저자는 지금의 '일본적인 것'이 과거 군국주의의 패망과 함께 매장된 정신적 정체성을 메우기 위해 "외부로부터 차용되고 구성된 이미지에 가깝다고 설명합니다. '착한 국민'이라는 프레임 속에서 새로운 정체성을 강요받았다는 이야기는, 강대국을 지향했지만 결국 스스로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외부의 시선에 기대어 자신을 정의하려는 일본의 내면을 꿰뚫어 봅니다. 이는 비단 일본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우리 사회도 알게 모르게 서구 중심의 가치관이나 성공 모델을 답습하고, 스스로의 고유한 정체성을 폄하하는 경향은 없는지 성찰하게 됩니다. 진정한 자존감과 정체성은 외부의 칭찬이 아닌 내면의 성찰과 자율적인 가치관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줍니다.

영국의 '로드맨' 이야기는 '신자유주의의 그늘'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수십 년간 신자유주의에 의해 철저히 배제된 노동 계급이 현대 소비자본주의 속에서 물질적 욕망을 내면화했지만, 정작 그 부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차단되면서 발생하는 '기가 막힌 역설'에 대한 저자의 분석은 섬뜩하기까지 합니다. 유세프의 분석처럼, 이러한 모순과 불평등에 대항하기 위해 이들이 자신들이 가진 '자본'을 가치 생산에 동원하게 된 현상은 자본주의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저는 무한 경쟁 속에서 개인이 느끼는 소외감과 좌절감이 어떤 방식으로든 표출될 수밖에 없음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물질적 풍요를 좇는 과정에서 놓치고 있는 인간적인 가치는 없는지, 소수의 번영을 위해 다수가 희생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책을 읽으며 저는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이 얼마나 특정 프레임과 정보, 그리고 은연중 내면화된 편견에 갇혀 있었는지를 깨달았습니다. 성공의 기준, 행복의 의미, 심지어 국가의 정체성까지도 객관적 진실이 아닌, 누군가의 시선과 이해관계에 의해 구 축된 서사일 수 있다는 점은 저에게 깊은 통찰을 안겨주었습니다. 이는 마치 제가 과거에 성공의 조건으로 ' 배려', 도덕성', ‘정직함 ' 같은 덕목을 중요하게 여겨왔음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세상의 외형적인 성공 기준에 휩쓸려 내면의 가치를 소홀히 했던 경험과 맞닿아 있었습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더 이상 단편적인 정보에 현혹되지 않고, 복합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능력을 기르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한 가지 주제를 다룰 때도 여러 관점을 탐색하고, 표면적인 현상 뒤에 숨겨진 원인과 역사를 파적하는 태도를 길러야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