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 영문법 마스터편 - 만화로 술술 읽으며 다시 배우는 만화로 술술 읽으며 다시 배우는 중학 영문법
다카하시 모토하루 지음, 후쿠치 마미 그림 / 더북에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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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춘기의 문턱을 넘어서며 훌쩍 커버린 아이는 어쩐지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롭다. 특히 영어라는 과목 앞에서는 한숨부터 쉬곤 했다. 초등학교 시절, 영어 동요를 따라 부르고 알파벳을 제법 귀엽게 써 내려가던 작은 아이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중학생이 되면서 불쑥 솟아난 '문법'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아이는 주저앉았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나 역시 지쳐가고 있었다. 억지로 책상 앞에 앉혀봐도 아이의 눈동자는 공허했고, 그 시선 속에서 나는 나의 무력함을 읽었다. 언어를 공부하기보 다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문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었지만, 재미없다는 아이에게 그런 말들은 그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했다. 점점 더 두꺼워지는 영어 문법책과 낯선 용어들 사이에서 아이는 길을 잃었다. 딱딱하고 지루한 설명을 듣고 있자니 영어가 아니라 고문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그러는 아이를 보며, 부모로서 무언가 다른 방법이 없을까 밤낮으로 고민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서점을 서성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들여다본 여러 문법서들 속에서 내 눈길을 사로잡은 책이 있었으니, 바로 만화로 된 영문법 책이었다. < 만화로 술술 읽으며 다시 배우는 중학 영문법 마스터편> 만화를 좋아하는 아이의 흥미를 끌 수 있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품고 책을 집어 들었다.

책장을 넘기는 순간, 나의 마음속에도 잔잔한 파동이 일었다. 이 책의 그림을 그린 일러스트레이터는 자신도 영어가 너무나 싫고 어려웠다는 고백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 이 사람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구나! ‘ 하는 생각에 가슴 한구석이 찡했다. 영어가 싫은 사람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옆에서 차분하고 유머러스하게 영어를 쉽게 풀어주는 영어교육전문가 교수님의 존재는 마치 다정하고 현명한 이웃처럼 느껴졌다. 딱딱한 지식이 아니라, '나도 너처럼 힘들었어. 하지만 이렇게 쉬운 방법도 있단다. 라고 속삭이는 듯했다. 이 책은 <중학 영문법 입문편>에 이은 두 번째 책이라고 했는데, 조동사, 부정사, 동명사, 접속사, 비교, 분사, 수동태와 현재완료, 관계대명사, 간접의문문과 부가의문문 등 중학 영문법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내용들을 폭넓게 다루고 있었다. 처음에는 마스터편이라 아이에게 너무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만화라는 친근한 형식 덕분에 부담이 덜했다. 영어가 지닌 고유한 시각과 사고방식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책 속의 한 구절은 내 마음에 깊이와닿았다. 그렇다, 언어는 그 안에 담긴 문화와 생각을 이해하는 과정인 것을 알게해 준다.

아이와 나란히 앉아 책을 읽어 내려갔다. 만화 속 등장인물들이 영어를 어려워하고 좌충우돌하는 모습은 아이와 나의 모습과 닮아 있어 웃음이 나기도 했다. 흥미롭게도, 평소 복잡하게만 느껴졌던 영문법들이 만화적 상황과 연결되면서 명료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늘 헷갈렸던 현재완료나 분사 같은 개념들도 만화 그림과 대사를 통해 쉽게 정리되는 기적을 경험했다.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치려다 오히려 내가 새롭게 배우고 깨닫는 시간이었다. "엄마, 이건 이래서 이런 거래요!" 하며 아이 가 먼저 아는 체를 할 때면, 내 입가에는 절로 미소가 번졌다. 영어를 가억지로 배우는 아이의 힘든 과정이 아니라, 나와 함께 새로운 것을 탐험하는 즐거운 시간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물론, '마스터편'이라는 이름처럼 쉬운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동명사, 분사, 관계대명사처럼 조금 더 심도 있는 부분에서는 만화책인데도 술술 읽히지 않고 멈춰 서서 생각해야 하는 때도 있었다. 하지만 전통적인 문법책의 빽빽한 글자와는 달리, 그림이 개념을 시각적으로 설명해주는 방식은 말로만 들어서는 이해하기 힘들었던 부분들을 명확히 해주었다. 예를 들어 TO 부정사가 세 가지 역할을 하는 것을 그림으로 표현해주는 부분에서는, '아! 이래서 그랬구나? 하고 무릎을 쳤다.

어떤 페이지에서는 그림을 따라 말풍선을 하나하나 옮겨 다니며 읽는 것이 조금 어수선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한 챕 터가 끝날 때마다 핵심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은 '총정리 노트' 부분이 있어서 좋았다. 만화로 본 내용들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며 머릿속에 확실히 정리할 수 있었다. 기존 문법책에 익숙한 나에게는 이 정리 부분이 더 편하게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라는 언어 자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아이에게는 그림과 한국어가 풍성하게 담긴 이 책이 더 적합해 보였다. 위압감을 주는 텍스트의 장벽 대신, 그림이라는 친절한 손짓으로 영어의 문으로 이끌어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 우리 집 초등학생 막내는 아직 문법을 본격적으로 배우지 않았다. 글을 읽고 말하고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영어를 접하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만화 영문법 책을 보니, 문법이라는 다소 딱딱한 분야도 만화라는 흥미로운 매체를 통해 이렇게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림과 함께 설명이 이어지니, 낯선 문법 용어도 이미지로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훨씬 낮아지는 느낌이었다. 나중에 막내가 영문법을 배울 때도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만화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문장 구조를 이해하고, 영어가 가진 논리를 습득한다면 원서를 읽거나 글을 쓸 때도 훨씬 수월할 것이 분명했다.

이제 아이는 영어 공부를 할 때 예전처럼 한숨을 쉬지 않는다. 물론 영어가 여전히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영어에 대한 재미와 흥미를 되찾았다는 점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다. 초등 고학년부터 중학생까지 이 책 한 권이면 중학교 3학년까지 알아야 할 영문법을 거의 다 마스터할 수 있다고 하니, 부모로서 얼마나 든든한가. 아이가 영어라는 언어의 문턱을 넘어 한 발짝 더 나아가길, 그래서 영어가 부담이 아닌 넓은 세상을 향한 날개가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우리 집 중학생 아이뿐만 아니라, 나도 이 책으로 잊고 있었던 영어의 재미를 다시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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